시리아 억류 日기자 “무장조직 규칙 때문에 한국인이라고 말해”

  • 뉴시스
  • 입력 2018년 10월 25일 12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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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전 상태인 시리아에서 무장단체에 의해 3년여 동안 억류됐다가 풀려난 일본 언론인 야스다 준페이(安田純平)가 억류 당시 공개된 영상에서 한국인이라고 말한 것은 감금 장소가 외부에 드러나지 않게 하기 위해 실명과 출신 국가를 말해서는 안 된다고 한 무장단체의 규칙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25일 터키 이스탄불을 떠나 일본으로 향하는 중인 그는 NHK와의 기내 인터뷰에서 “일본인이라고 하거나 실명을 말하면 함께 억류돼 있던 다른 이가 석방됐을 경우 내 감금 장소를 일본이나 다른 조직에 알릴 수 있어 무장단체가 금지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영상에서 이름을 ‘우마루’라고 한 것은 “이슬람교로 개정하지 않으면 안됐다”며 개종 당시 ‘우마루’라는 이름을 선택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지난 7월 약 20초 분량으로, 한 남성이 자신은 ‘한국인’이며 이름은 ‘우마루’라고 말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당시 야스다로 추정된 영상 속의 남성은 일본어로 “내 이름은 우마루이며, 한국인이다”, “오늘 날짜는 2018년 7월 25일이고, 매우 힘든 환경이다. 빨리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촬영 장소는 야외로, 야스다는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영상에서 인질들이 입고 있었던 것과 같은 오렌지색 옷을 입고 등장했다. 검은색 옷과 복면을 한 남성 2명이 양쪽에 서서 야스다를 향해 총을 겨누는 모습도 영상에 담겨졌다.

프리랜서 저널리스트인 야스다는 2015년 6월 시리아 내전 피해 실태를 취재하려고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주에 들어갔다가 무장단체에 3년 4개월 동안 억류된 뒤 지난 23일 풀려났다. 야스다는 24일 이들립주와 국경을 접한 터키 남부 하타이주의 출입국 검문소를 거쳐 비행기 편으로 이스탄불에 내렸다.

야스다는 시리아 무장단체에 잡혀있던 3년여 세월에 대해 “지옥 그 자체였다.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오늘도 돌아가지 못한다는 생각에서 점차 자신을 컨트롤할 수 없게 됐다”고 토로했다. 현재 일본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 중인 그는 25일 밤 늦게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도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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