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사이공항 폐쇄 장기화? “年 3000만명 이용…관광산업 직격탄”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9월 5일 14시 40분


간사이공항 폐쇄 장기화? “年 3000만명 이용…관광산업에 빨간불” /태풍 제비의 직격탄을 맞아 물에 잠긴 간사이공항 모습.NHK 캡처.
간사이공항 폐쇄 장기화? “年 3000만명 이용…관광산업에 빨간불” /태풍 제비의 직격탄을 맞아 물에 잠긴 간사이공항 모습.NHK 캡처.
한국, 중국 등 아시아 관광객이 많이 찾는 일본 제2의 도시 오사카의 관문 간사이국제공항은 언제쯤 정상화 할까?

5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제21호 태풍 제비의 영향으로 바닷물이 넘쳐 침수된 간사이공항의 피해규모는 아직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았다. 운항 재개 시점도 불분명하다.

간사이공항은 2개의 활주로가 있는데 그중 A 활주로 (길이 3500m)가 최대 50cm 침수됐다. 제1터미널 지하와 주기장, 전기설비가 있는 기계실 등이 침수 피해를 봐 정전이 계속되고 있다.

간사이공항에 따르면, 건물 지하로 흘러들어간 물은 거의 빼냈데, 활주로에는 아직 물이 남아있다. 국토교통성 간사이공항 사무소에 따르면, 관제탑에는 피해가 없지만 무선 시설의 일부가 물에 젖어 사용불가 상태다. 공항 운영 재개 시점에 관해 간사이공항 측은 손상된 통신 시설 복구 상황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또 있다. 이번 침수로 공항 내에 있는 항공기 견인 차량이 대부분 침수돼 고장 났을 확률이 높다는 것. 또한 공항과 오사카를 잇는 다리의 교각 등이 파손된 만큼 복구에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여겨져 현재로선 재개장 시점조차 가늠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바다에 인공 섬을 조성해 만든 해상공항 간사이공항은 침수 피해와 함께 인근 도시와 유일하게 연결된 교량이 유조선과 충돌하면서 파손돼 이용객들이 고립되는 등 큰 피해를 봤다.
24시간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데다 저가 항공사를 적극 적으로 유치하면서 한국, 중국, 동남아 등지에서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간사이공항 이용객 수는 2880만 명에 이른다. 그 덕에 간사이공항에서 전철을 타면 바로 이동 가능한 오사카의 번화가 미나미 중심부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

따라서 간사이공항 복구가 길어질 경우 경제에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마이니치는 짚었다.

간사이공항은 1994년 9월 개항 이래 처음 올 이용객 3000만 명 돌파를 예측했으나 이번 피해로 목표 달성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간사이 지방뿐만 아니라 서일본 지역의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마이니치는 덧붙였다.

관광산업 위축 외에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현지 산업계의 우려도 증폭되고 있다.

NHK 방송에 따르면 간사이 공항은 반도체 부품 등의 주요 수출거점이다. 오사카세관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간사이공항을 통해 수출된 화물의 금액은 약 5조6000억 엔(약 56조2000억 원)에 달한다. 수도 도쿄의 관문인 나리타(成田)국제공항에 이어 두 번째다.

간사이공항에서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지역에 수출하는 화물이 70%에 달한다. 반도체와 전자부품, 의약품 등이 주요 품목이다.

이런 상황에서 간사이공항이 폐쇄되면서 해당 품목을 제조·수출하는 업체들 사이에서는 “폐쇄가 장기화되면 수출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간사이공항의 화물 취급 량은 지난해 하루 평균 2300t에 달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전년보다 13% 늘어난 85만t으로 집계됐다.

NHK는 "이는 국제화물 증가가 주요인으로, 간사이공항은 물류 면에서 중요성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며 "폐쇄가 장기화되면 관광은 물론 기업 활동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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