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군몽’ 中 “핵항모 2025년까지 보유”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2일 03시 00분


美-佛 이어 세계 3번째 건조 추진
해군력 증강… 남중국해 갈등 커질듯

중국이 2025년까지 핵 추진 항공모함을 건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핵 항모는 현재 미국(11척)과 프랑스(1척)만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고도의 기술력을 요하는 전략무기다. 중국이 장기집권 발판을 마련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강군몽(强軍夢) 사상을 내세워 해군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면서 해양 패권을 둘러싼 미중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국영 조선사인 중국선박중공(重工)집단은 최근 홈페이지에서 “핵 항모, 최신형 핵 추진 잠수함, 잠수함 인공지능(AI) 전투 시스템, 통합 전자정보시스템 등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2025년 대양해군으로의 전략 전환을 실현하기 위해 높은 품질의 무기 장비를 제공해야 한다”며 “중국의 안보환경에 깊은 변화가 발생했고 해상 안보 위협이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핵 항모 건조의 필요성과 관련해 “시진핑 강군 사상 관철”을 내세웠다. 현재 홈페이지에는 핵 항모 등을 거론한 대목은 빠지고 “핵심 기술 연구 진전”으로 바뀌어 있다. 핵 항모 추진의 민감성을 감안한 조치로 보인다.

중국의 핵 항모 건조 계획은 2050년까지 세계 1위의 군대를 만들겠다는 시 주석의 강군몽과 관련이 있다. 최근 헌법에서 국가주석의 3연임 금지를 없애기로 하면서 장기 집권 채비를 갖춘 시 주석 시대에 군사력 증강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은 자국의 핵심 이익으로 간주하는 남중국해와 대만에서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 아울러 인도양과 태평양 등에서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핵 항모 칼빈슨 전단이 5∼9일 처음으로 베트남 다낭항을 방문한다. 베트남 역시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인정하지 않고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섬의 인근을 항해하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지속하고 있다. 중국은 이를 중국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인다. 중국의 핵 항모 추진은 미국과 해군력을 겨루겠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중국의 해군력 증강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는 최근 펴낸 세계 국방예산 연례 보고서에서 “2000년 이후 중국이 항모 구축함 잠수함 순양함 등을 급속도로 늘리면서 중국의 함정 건조 능력이 한국 일본 인도 3개국을 합친 능력을 넘어섰다”고 평가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미국#프랑스#세계 3번째#건조#해군력#증강#남중국해 갈등#핵항모#강군몽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