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노병들 되찾은 65년전 그날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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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때 향수 달래고 전우애 다지려 임진강서 아이스하키 즐긴 加장병들
한국 다시 찾아 재현행사 참석

19일 경기 파주시 파평면 율곡습지공원에서 피우진 국가보훈처장(가운데)이 ‘2018 임진클래식’의 시작을 알리는 퍽 드롭(퍽을 빙판에 떨어뜨리는 것)을 하고 있다. 임진클래식은 6·25전쟁 당시 캐나다 참전 용사들이 향수를 달래기 위해 두 팀으로 나눠 개최했던 아이스하키 경기를 재현한 것이다. 아래 사진은 당시 캐나다 군인들의 퍽 드롭 장면.

파주=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19일 경기 파주시 파평면 율곡습지공원에서 피우진 국가보훈처장(가운데)이 ‘2018 임진클래식’의 시작을 알리는 퍽 드롭(퍽을 빙판에 떨어뜨리는 것)을 하고 있다. 임진클래식은 6·25전쟁 당시 캐나다 참전 용사들이 향수를 달래기 위해 두 팀으로 나눠 개최했던 아이스하키 경기를 재현한 것이다. 아래 사진은 당시 캐나다 군인들의 퍽 드롭 장면. 파주=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이런 순간이 오리라곤 상상도 못했는데….” 19일 경기 파주시 율곡습지공원의 야외 아이스링크장. 경기장에 들어선 데니스 무어 씨(87)가 감격에 겨워 말을 잇지 못했다. 클로드 샬랑 씨(89)와 존 비숍 씨(87)도 “65년 전 그날로 돌아간 것 같다”면서 상기된 표정을 지었다.

캐나다 참전용사인 이들은 특별한 추억을 되살리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2∼1953년 캐나다 장병들은 얼어붙은 임진강 위에서 아이스하키 경기를 하며 향수를 달래고 전우애를 다졌다. 장구와 장비는 캐나다에서 직접 공수해왔다. ‘임진 클래식’으로 불렸던 이 경기에 무어 씨 등도 선수로 참가했다. 이를 기념해 주한 캐나다인들은 2000년부터 매년 재현 행사를 열고 있다.

국가보훈처는 주한 캐나다대사관과 함께 캐나다 참전용사와 가족들을 올해 행사에 초청했다. 참전용사들은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퍽 드롭(Puck Drop·시구)’을 했다. 샬랑 씨는 “당시 경기를 하면서 캐나다가 그리웠는데 오늘은 그때의 한국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는 한-캐나다전으로 진행됐다. 캐나다팀은 65년 전 ‘임진 클래식’의 주역인 캐나다군 프린세스 퍼트리샤 경보병부대와 왕실 22연대의 현역 군인 연합팀으로 꾸려졌다. 이에 맞서 연세대와 고려대가 처음으로 한 팀이 돼 대결을 펼쳤다. 캐나다팀이 한국팀을 5 대 1로 꺾고 승리했다. 승리컵(임진컵) 시상은 정몽원 한국아이스하키협회장이 했다. 경기에 앞서 양국 참전용사 등이 참가한 가운데 평창 겨울올림픽 성화 봉송행사도 진행됐다.

캐나다는 6·25전쟁 참전국 가운데 세 번째로 많은 2만6791명을 파병했다. 가평전투와 임진강전투 등에서 516명이 전사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캐나다 참전용사#임진강#임진 클래식#6·25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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