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서 러시아를 옹호하고 다른 나라를 비난하는 글을 집중적으로 올리는 사이버전사들 때문에 유럽이 골치를 앓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31일 보도했다. 러시아의 사이버전사들은 북유럽 설화에 나오는 악랄하고 욕심 많은 괴물인 ‘트롤(Troll)’로 불린다.
최근 트롤의 공격대상이 된 나라는 핀란드다. 러시아와 1336㎞에 걸쳐 국경을 맞대고 있는 핀란드는 최근 미국과 서유럽이 주도하는 안보기구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검토하고 있다. 러시아 식민지 경험(1809~1917년)과 2013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안보 위협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트롤군단은 핀란드 국영방송 예레 키오스키의 탐사보도팀 제시카 아로(35) 여기자를 주요 먹잇감으로 찍었다. 아로 기자는 지난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트롤 관련 보도로 큰 반향을 일으켜 올 3월 핀란드 언론대상을 받았다.
아로 기자는 요즘 ‘NATO의 창녀’와 ‘NATO의 앞잡이’ 같은 욕설이 담긴 e메일을 끝없이 받고 있다. ‘아로 기자가 마약을 팔았다’는 허위 정보도 온라인에 떠돈다. 모두 트롤들의 소행이다. 아로 기자는 “트롤들 때문에 내 삶은 지옥이 됐다”고 말했다.
러시아에 비판적인 보도를 하는 많은 유럽 기자들도 트롤들의 협박 e메일을 받거나 트롤이 생산해 유통시키는 허위 정보로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
EU는 지난해 11월부터 트롤군단의 사이버전을 주간 단위로 모니터링 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슬로바키아의 주미대사와 NATO대사를 지낸 라스티슬라브 카세르는 “러시아의 사이버전쟁은 실제 전쟁 못지않게 위험하고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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