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정부 “군부 계엄령 선포, 사전에 몰랐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0일 16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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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계엄령 선포

태국 군부는 계엄령을 선포한 가운데, 정부는 사전에 군부와 교감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20일(현지시간) 정부 관계자는 "계엄령 선포는 군부의 일방적으로 취해진 행동"이라며 "사전에 정부와 전혀 상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 계엄령 선포가 평화와 질서를 위해 한 조치라면 우리도 알고 있어야 했다"고 군부의 주장을 반박했다.

앞서 태국 군부는 이날 계엄령을 선포하고 쿠데타가 아니라고 밝혔다.

프라윳 찬-오차 태국 육군 참모총장은 이날 TV에 나와 "정국 위기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태국 전역에 계엄령을 선포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보수 야권지지 국민들은 지난 11월부터 6개월 넘게 반정부시위를 벌여왔다.

군부 실세인 프라윳 참모총장은 성명에서도 "방콕 주변 반정부 시위가 격화돼 국가 안보와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소요사태와 심각한 혼란이 빚어질 수 있어 계엄령을 선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군부가 나선 건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함이니 놀라지 말고 평상시처럼 행동하시길 바란다. 이건 쿠데타가 아니다"라고 했다.

태국 군부는 지난 2006년 쿠데타를 벌여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축출한 바 있다.

반정부시위는 지난해 11월 잉락 친나왓 총리의 친오빠 탁신 친나왓 전 총리에 대한 사면법이 하원을 통과한 데 대한 반발로 시작됐다. 태국 민주당 소속 수텝 트악수반 전 부총리가 이끄는 시위대는 이후 6개월 동안 정권퇴진 운동을 벌어왔다. 시위로 28명이 숨지고 800여명이 다치는 등 태국 사회의 갈등은 극도로 깊어졌다.

지난 7일 잉락 친나왓 총리가 권력을 남용을 이유로 헌법재판소에서 해임되자, 시위대는 중립적인 인물을 선정해 새 과도 총리로 임명하겠다며 오는 26일까지 대대적인 시위를 벌일 예정이었다.

1932년 군주전제정치가 종식된 이래 태국 군부는 총 18차례 쿠데타를 일으켜 11차례 성공한 바 있다.

계엄을 선포한 태국군은 치안과 질서 유지를 위해 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 영장 없이 일주일 동안 범법 용의자의 인신을 구속할 수 있다. 계엄령 선포에 따라 언론을 검열, 통제하고 우편, 통신을 중단시키거나 조사할 수 있으며, 모든 건물과 장소를 압수 수색할 수 있다.

한편, 태국 군부 계엄령 선포에 따라, 반정부 시위대는 당분간 시위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친정부 시위대 역시 계엄령 선포 직후 20일 예정했던 거리 행진 시위를 축소한다고 밝혔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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