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의 장애를 알고도 낳기로 결심한 호주의 한 여성이 최근 하나의 몸에 두 개의 얼굴을 가진 아이를 출산해 감동을 주고 있다.
12일 영국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시드니 서부 트레지어(Tregear)에 사는 산모 르네 영 씨와 이번에 태어난 ‘기적둥이(샴쌍둥이)’의 아버지인 사이먼 하위 씨는 두 딸을 예정일보다 6주 빠른 지난 8일 맞이했다.
르네 씨와 사이먼 씨는 초음파 검사를 통해 태아가 하나의 몸에 동일한 생김새의 두 얼굴, 하나의 뇌간으로 이어진 두 개의 뇌를 가진 쌍둥이라는 걸 알았지만 출산하기로 결심했다.
르네 씨는 8일 블랙타운 병원에서 응급 제왕절개 수술로 태어난 쌍둥이에게 페이스(Faith·믿음)와 홉(Hope·희망)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사이먼 씨는 ‘워먼스 데이(Woman's Day)’와 인터뷰에서 “몸은 하나지만 쌍둥이다. 우리의 딸들인 이 아이들을 사랑한다”며 “아이들이 스스로 온전히 숨을 쉬고 먹는다”고 전했다.
쌍둥이 자매는 하나의 몸을 가지고 태어나 내장의 주요 기관들을 공유하지만, 얼굴과 뇌는 각각 따로 있다. 일란성쌍생아의 분리가 불완전하여 발생하는 이러한 상태는 안면중복기형(diprosopus·두얼굴체)이라 불린다. 워먼스 데이에 따르면 유사한 사례는 지난 150년간 단 16건, 역사상 도합 35건만 보고됐을 정도로 매우 보기 드문 현상이다. 사산아를 분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생존 사례는 없다.
앞으로 헤쳐 나가야 할 문제가 많지만 르네 씨와 사이먼 씨는 두 딸이 태어나 줘서 감사하다고 했다.
르네 씨는 커런트 어페어(A Current Affair)와 인터뷰에서 “애들이 아름답다. 사이먼도 애들이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건 그뿐이다”라고 말했다.
의료진과 주변 사람들은 태어날 아이들이 겪게 될 건강상의 문제와 사람들의 시선 등 여러 이유를 들어 낙태를 권했지만 르네 씨와 사이먼 씨의 아이를 낳겠다는 의지는 흔들리지 않았다.
일곱 자녀를 둔 두 사람의 강한 의지 덕분인지 쌍둥이는 우려했던 모두의 예상을 깨고 스스로 호흡하며 안정적인 상태를 보이고 있다.
사이먼 씨는 “우리 아이들은 자폐증이나 다운증후군을 가진 아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건강하게 잘 자라는 태아를 지운다는 생각은 해 보지 않았다”고 밝혔다.
르네 씨도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단 이틀뿐이라고 해도 그 이틀은 함께 있을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쌍둥이를 향한 더없이 깊은 사랑을 표현했다.
김수경 동아닷컴 기자 cvgr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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