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헤이글 국방장관-브레넌 CIA국장 지명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8일 03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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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외교안보 정책 변화 주목
공화당 부정 기류로 '헤이글 청문회' 험로 예상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공화당 출신의 척 헤이글 전 상원의원(66)을 차기 국방장관에 지명했다.

또 중앙정보국(CIA) 국장에는 존 브레넌 백악관 대(對) 테러·국토안보 보좌관을 지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두 사람이 참석한 가운데 직접 지명사실을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네브래스카 주 상원의원 출신인 헤이글에 대해 "미국의 군대가 따를만한 리더이며 미국의 영웅"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헤이글 전 의원이 동생과 함께 베트남전에 참전해 사병으로, 또한 일선 보병부대 분대장으로 활약한 사실을 적시한 뒤 그의 리더십에 대해 "역사적"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 브레넌 차기 CIA국장 지명자에 대해서는 "정보 전문가로서 탁월한 내공과 존경을 받는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오바마 대통령이 헤이글 전 의원을 발탁한 것은 당적을 떠난 '탕평인사'의 형식이지만 공화당은 오히려 반발하고 있어 향후 인준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베트남전 참전용사 출신인 헤이글 전 의원은 그동안 국제사회의 주요 현안에 대해 대결보다는 협상에 무게를 둔 철학을 개진해왔다.

특히 국무장관에 이미 지명된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과는 같은 베트남전 참전용사로 절친한데다 비슷한 외교철학을 갖고 있어 향후 오바마 2기 외교안보정책의 변화 가능성이 주목된다.

공화당은 헤이글 전 의원이 이란에 유화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반(反) 이스라엘 성향의 발언을 자주 해온 것을 문제 삼고 있다.

앞서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6일(현지시가) ABC방송 시사프로인 '디스 위크'에 출연해 "헤이글은 다른 장관 지명자들과 마찬가지로 공정한 청문회를 받아야 한다"면서 "그의 견해들이 국방장관직에 적합한지를 포함해 청문회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출신 인사이긴 하지만 청문회에서 철저하게 검증하겠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천명한 셈이다.

헤이글 전 의원은 특히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주요 정책에 반대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라크 공격 결의안에는 찬성했지만 이라크 점령 이후 전쟁 수행에는 줄곧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또 공화당 내에서는 유일하게 국방예산 삭감을 주장했다.

또 그가 1998년 동성애자인 제임스 호멜이 룩셈부르크 대사로 거론되는 데 대해"동성애자가 미국을 제대로 대표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한 점도 논란이 됐다.

이 때문에 '헤이글 청문회'를 둘러싸고 백악관과 의회의 대치가 심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일부 정치권은 물론 동성애 및 유대계 단체들도 헤이글의 지명에 강력 반대하고 있다.

이른바 '불륜 스캔들'로 낙마한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CIA 국장의 후임에 내정된 브레넌 보좌관은 지난 25년간 CIA에서 일해 왔으며, 백악관에서는 파키스탄 등의 테러리스트 용의자를 겨냥한 무인정찰기(드론) 작전 등을 지휘해 왔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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