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 멕시코 마약조직 돈세탁 통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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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상원 특별조사위 “청문회 열 것” FT “최대 10억달러 벌금 물 수도”

영국계 유럽 최대 은행인 홍콩상하이은행(HSBC)이 멕시코 마약조직의 돈세탁 통로로 이용된 것으로 밝혀져 은행 측이 사과하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미국 상원 특별조사분과위원회는 15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2007∼2008년 HSBC 멕시코지사를 통해 70억 달러(약 8조 원)에 이르는 마약조직의 현금이 HSBC 미국지사로 돈세탁돼 옮겨졌다고 밝혔다. 분과위는 지난 1년여 동안 약 140만 건의 금융거래 관련 문건과 HSBC 관계자 수십 명을 조사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HSBC 멕시코지사는 거액의 달러를 입금한 사람의 신분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는 등 자금 관리가 허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조사를 이끈 칼 레빈 연방 상원의원(민주·미시간)은 “2002년부터 2009년까지 멕시코 마약조직이 HSBC 미국지사를 돈세탁 통로로 이용했다”며 “미국지사는 멕시코 마약조직의 검은돈이 미국으로 흘러들어와 여러 다른 경로로 확산되는 입구가 됐다”고 밝혔다.

미 상원은 17일 HSBC에 대해 청문회를 열 예정이다.

HSBC의 스튜어트 걸리버 최고경영자(CEO)는 청문회 하루 전인 16일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하며 “과거 잘못된 것이 무엇인지를 밝혀내 철저히 바로잡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HSBC가 자금세탁을 방지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최대 10억 달러의 벌금을 물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HSBC는 미국지사가 멕시코 마약자금 돈세탁 통로로 이용된 것 외에도 알카에다 등 테러조직의 자금 모집을 도운 것으로 알려진 사우디아라비아의 알라지 은행에 자금을 제공한 의혹도 받고 있어 신뢰에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알라지 은행 설립자 중에는 알카에다에 자금을 제공한 인물이 포함되어 있다는 의심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멕시코#돈세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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