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기구(OAS) 정상회의 참석차 콜롬비아를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경호원들이 현지 호텔에서 성매매를 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경호 임무를 지원하는 미군들도 같은 호텔에서 성매매를 한 것으로 추가로 조사됐다.
미 대통령 경호 담당 부서인 재무부 비밀경호국(Secret Service)의 폴 모리세이 부국장은 13일 “이번 사건에 연루된 요원 11명을 ‘행정 휴가’ 형태로 직위 해제해 미국에 송환한 후 워싱턴 본부에서 조사하고 있으며 법무부 윤리감사실(OPR)에도 별도 조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도 “이번 사건에 연루된 미군 5명도 직위 해제해 콜롬비아 막사에 연금했으며 외부 접촉금지령을 내렸다”고 14일 밝혔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회의가 열리는 카르타헤나의 엘 카리베 호텔에 묵고 있던 경호요원들 중 11명이 11일 호텔 바에서 성매매 여성들과 함께 술을 마신 후 호텔 방까지 여성들을 데리고 갔다. 호텔 규정에 따라 프런트에 신분증을 맡긴 여성들 중 한 명이 다음 날 아침까지 신분증을 찾아가지 않아 이를 수상히 여긴 호텔 직원과 경찰이 객실에 올라가 보니 이 여성이 “화대를 지불하지 않는다”며 요원과 다툼을 벌이고 있었다고 한다. 경찰은 이 사건을 콜롬비아 주재 미 대사관에 통보했다.
13일 도착한 오바마 대통령은 5성급인 엘 카리베 호텔에서 조금 떨어진 힐턴 호텔에 머물고 있다. 엘 카리베 호텔에는 대통령이 도착하기 전 경호 상황을 미리 점검하기 위해 6일 도착한 요원들과 일부 백악관 직원이 묵고 있다. 호텔 직원들에 따르면 요원들은 도착한 후 계속 술을 많이 마셨으며 사건이 발생한 11일에는 호텔 바에서 너무 소란하게 파티를 벌여 호텔 측으로부터 주의까지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비밀경호국으로부터 이번 사건을 보고받은 피터 킹 미 하원 국토안보위원회 위원장은 “콜롬비아에서 매춘은 불법이 아니지만 첩보나 협박 등에 노출될 수 있다는 위험 때문에 비밀경호국 직원으로서의 행동강령에 위반되는 것”이라며 “대통령 보호 임무를 맡은 요원들이 경호 구역 안으로 성매매 여성이든 아니든 누구든 데려갔다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14일 “대통령이 콜롬비아로 출발하기 전 보고를 받았다. 하지만 대통령이 갖고 있는 비밀경호국에 대한 신뢰는 확고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0.0001%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엄격한 기강 속에서 일하는 대통령 경호원들이 현지에서 술에 취해 성매매 행각을 벌였다는 점에서 미국사회에 던진 충격은 적지 않아 보인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보통 미국 대통령의 해외 순방 때는 비밀경호국, 국방부, 백악관 등에서 200여 명이 선발대로 먼저 현지에 도착하며 대통령 도착 시 본대와 기자 등 200여 명이 추가로 도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13일 카르타헤나에 도착한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미주기구 정상들과의 만찬에 참석했으며 14, 15일 정상들과 회담을 한다. :: 미국 비밀경호국(US Secret Service) ::
1865년 재무부 산하 기관으로 설립됐다. 설립 초기위폐 적발, 감독 등이 주요 임무여서 재무부에 소속됐다. 1894년 스티븐 클리블랜드 대통령 경호를 비공식적으로 맡기 시작하면서 대통령 경호 임무를 담당하게 됐다. 1913년 미 의회는 대통령과 대통령 당선자의 경호 권한을 비밀경호국에 부여했다. 현재 특수요원 3200명과 정복경찰 1300명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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