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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풀코스를 3시간대에 달린 대통령[정미경의 이런영어 저런미국]미국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하십니까. 영어를 잘 하고 싶으십니까. 그렇다면 ‘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으로 모이십시오. 여러분의 관심사인 시사 뉴스와 영어 공부를 다양한 코너를 통해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공간입니다. 아래 링크로 구독 신청을 해주시면 매주 월요일 아침 7시 뉴스레터를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뉴스레터 신청“I got my foot caught.”(발이 걸렸네)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졌습니다. 샤워하고 나오다가 넘어지고, 비행기 계단에 오르다가 넘어지고,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지고 바이든 대통령이 넘어지는 것은 더 이상 뉴스가 아닙니다. 언론은 넘어진 바이든 대통령을 다채롭게 묘사했습니다. 대통령의 낙상 사고를 즐기는 분위기입니다. ‘take a tumble (CNN)’ ‘take a spill (로이터)’ ‘fall (AP)’ 등 다양한 제목의 기사가 나왔습니다. ‘take’는 넘어지는 동작에 초점을 맞춘 것이고, ‘fall’은 무난하게 쓸 수 있습니다.자전거는 바이든 대통령이 즐기는 스포츠입니다. 주말마다 백악관을 떠나 델라웨어 집에 가서 부인 질 여사와 함께 자전거를 탑니다. 미국 대통령들은 체력 유지를 위해 부지런히 운동을 합니다. 단순한 취미를 넘어서 준 프로급으로 운동을 잘하는 대통령도 많습니다. 대통령들의 스포츠 사랑을 알아봤습니다.“I‘d rather quote Yogi Berra than Thomas Jefferson.”(토머스 제퍼슨을 인용하느니 차라리 요기 베라를 인용하겠다)’아버지 부시‘로 통하는 조지 H W 부시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 책상 서랍에 야구 글러브를 간직했습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꺼내보고 프로야구 개막전 때 그 글러브로 시구를 했습니다. 예일대 야구부 시절 쓰던 글러브였습니다. 예일대 야구팀 ’불독스‘의 1루수 출신인 그는 4학년 때 주장을 맡아 전미대학야구 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을 이끌기도 했습니다. 대통령 퇴임 후에는 매년 예일대 야구부를 자신의 메인 주 별장으로 초대해 파티를 열었습니다. 부시 동문을 자랑으로 여긴 예일대는 ’예일 필드‘로 불리는 야구 경기장을 지난해 ’부시 필드‘로 개명했습니다. 아버지 부시 대통령의 야구 사랑은 이 한 마디로 설명이 가능합니다. 1988년 대선 승리 후 취임 연설을 준비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미국 건국의 주역 중 한 명이지만 지금 시점에서 공감하기 힘든 토머스 제퍼슨보다 만인의 사랑을 받는 야구인 요기 베라를 인용하고 싶다고 했습니다.“He is not a jogger but an honest-to-God runner.”(조거가 아니고 정말 러너야)아버지 부시 대통령은 자녀들에게 ’야구 특훈‘까지 시켰지만 모두 소질이 없었습니다. 맏아들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대통령은 뜻밖에 달리기 실력이 뛰어났습니다. 아들 부시는 서른이 넘어 두 가지를 시작했습니다. 정치에 입문했고 달리기를 시작했습니다. 1993년 46세 때 첫 출전한 휴스턴 국제마라톤대회에서 3시간 44분 52초로 완주했습니다. 마일당(1마일은 1.6km 정도) 8분 30초대의 실력이었습니다. 2002년 대통령 운동 장려 캠페인으로 열린 3마일 경주대회에서 20분 29초로 끊으며 마일당 7분 미만대로 향상됐습니다. 당시 56세의 나이에 대단하다는 평을 들었습니다.아침마다 조깅을 한 부시 대통령은 너무 빨리 달려서 경호원들이 따라잡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그를 경호했던 댄 에밋은 나중에 대통령들의 달리기 실력을 비교한 책 ’가까운 거리에서(Within Arm‘s Length)’에서 부시에 대해 “조거가 아니라 러너 수준”이라고 했습니다. 자신의 말이 과장이 아님을 강조하기 위해 “honest to God(신에게 정직하게)”라는 감탄사까지 썼습니다. ‘정말’ ‘진짜’라는 뜻입니다. 진심을 담아 말하고 싶을 때 신에게 약속합니다. 줄여서 ‘HTG’라고 합니다.“He was not the weak link. He held his own.”(그는 약점이 아니다. 제 몫을 한다)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하와이에서 어린 시절을 보낼 때부터 농구를 좋아했습니다. 포지션은 왼쪽 포워드. 그가 속했던 고교 농구팀은 1979년 주 대항전에서 우승하기도 했습니다. 대통령이 된 뒤에는 백악관 뒤뜰에서 농구를 잘 하는 직원들과 어울려 슛을 던졌습니다. 프로 농구선수들과 친선게임을 열기도 했습니다.오바마 대통령과 친선게임을 벌였던 한 전미프로농구(NBA) 선수는 “he held his own”이라고 했습니다. 스포츠나 선거 상황에서 많이 쓰는 ‘hold one’s own‘은 ’밀리지 않고 버티다‘ ’자기 몫을 하다‘는 뜻입니다. “weak link”가 아니라고도 했습니다. 스포츠 팀이나 사내 프로젝트 팀을 짤 때 실력이 부족한 멤버들이 있습니다. 그런 구성원을 ’weak link‘라고 합니다. 팀워크에 부담을 주는 ’약한 고리‘라는 뜻입니다. ● 명언의 품격우리나라에도 널리 알려진 요기 베라는 1940~60년대 뉴욕 양키스의 황금시대를 이끈 포수 출신으로 2015년 사망했습니다. 그가 존경받는 것은 뛰어난 야구 실력 때문이기도 하지만 야구에 빗댄 명언들을 다수 만들어냈기 때문입니다. “It ain’t over ‘til it’s over.”(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1973년 뉴욕 메츠 감독 시절 팀이 연패를 하며 우승과 거리가 멀어졌을 때 한 기자가 “이걸로 시즌이 끝이냐”고 묻자 베라가 이렇게 답했습니다. 메츠는 심기일전해 그 해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지만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에게 패했습니다.언어학적으로 이런 말을 ‘tautology(타털로지)’라고 합니다. ‘동어반복,’ 즉 같은 뜻의 말을 표현만 달리해서 되풀이하는 것입니다. 대개 접속사로 이어지는 문장은 인과관계, 부연설명 등의 목적을 가지는데 이 말은 비슷한 의미를 두 번 되풀이할 뿐입니다.곱씹어보면 별다른 의미가 없는데도 수많은 팝송과 드라마 대사에 언급되며 ‘국민 명언’으로 사랑받는 것은 이만큼 희망을 주는 말도 드물기 때문입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fighting spirit(투지)’을 가장 직설적으로 표현했다는 평을 듣습니다.이밖에도 베라의 명언은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The future ain‘t what it used to be”(미래는 예전과 같지 않을 것이다), “When you come to a fork in the road take it”(길을 가다가 갈림길이 나오면 택해야 한다), “If you don’t know where you are going, you‘ll end up someplace else”(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한다면 그저 그런 곳에서 끝날 것이다), “It’s like deja vu all over again”(기시감이 계속 되는 느낌이다) 등이 있습니다.● 실전 보케 360트위터를 인수하기로 한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최근 트위터의 전 직원을 대상으로 화상회의에 참석했습니다. 인수 후 경영 방침 등에 대해 설명하기 위한 자리였습니다. 정리해고, 재택근무에서부터 표현의 자유, 계정보호 정책까지 직원들의 질문이 넘쳤습니다. 머스크의 답변 중에서 가장 관심을 끈 대목입니다. 언론이 모두 제목으로 뽑았습니다.“One does not need to read between the lines, one can simply read the lines.”(행간을 읽을 필요 없다. 행을 읽어라)‘line’은 단순히 ‘선’이 아니라 ‘말’ ‘대사’라는 뜻입니다. 대화할 때 상대의 의도, 속뜻을 파악하는 것을 ‘read between the lines’(행간을 읽다)라고 합니다. 하지만 의도 파악은 추측이기 때문에 오해를 낳기 쉽습니다. 저의를 파악하려는 과잉 노력은 인간관계에 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미국적 사고방식입니다. 그래서 보여지는 대로 ‘read the lines’(행을 읽다)‘가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WYSIWYG‘(위지윅)이라고 해서 “What you see is what you get(보는 게 믿는 것이다)”이라는 속담도 있습니다. 머스크는 지난달 트위터 인수 의사를 밝힌 뒤 수많은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트위터 직원들은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행간을 읽지 말고 행을 읽어라”는 머스크의 발언은 직원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한 것입니다. 하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머스크는 논란을 즐기고, 말을 자주 바꾼 전례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저런 리와인드동아일보 지면에 장기 연재된 ’정미경 기자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칼럼 중에서 핵심 아이템을 선정해 그 내용 그대로 전하는 코너입니다. 오늘은 2018년 3월 28일 소개된 정치와 스포츠의 관계에 대한 내용입니다.▶2018년 3월 28일 미국 정치 용어 중에는 스포츠에서 유래한 것이 많습니다. 정치와 스포츠는 비슷한 점이 많기 때문입니다.“Jump the gun.”(섣불리 행동하다) 육상선수가 심판의 총소리가 울리기도 전에 튀어나가는 데서 유래했습니다. 이 표현은 선거 때 자주 등장합니다. 개표 방송을 보면 승리가 확실히 결정되기도 전에 ’승자(winner)‘라고 단정 짓는 때가 많습니다. 마지막 순간에 승자가 뒤집어지기도 하는데 말이죠. 섣부른 행동을 ’jump the gun‘이라고 합니다. CNN은 이런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 2008년 ’선거결과 발표 규칙‘을 만들었습니다. 거기에 이렇게 나옵니다. “We won’t jump the gun before the winner is confirmed.” “우리는 승자가 확인되기 전에 단정 짓지 않겠다”는 다짐입니다. 물론 그 후에도 CNN은 수차례 승자 오보를 냈습니다. “Lose the locker room.”(아랫사람의 신뢰를 잃다)역시 스포츠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팀이 연패를 당합니다. 선수들의 사기가 바닥까지 떨어지면 감독은 라커룸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선수들에게 더 이상 존경과 신뢰를 받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 ‘lose the locker room’(라커룸을 잃다, 라커룸에 들어가지 못하다)‘라고 합니다.정치에서는 어떻게 쓰일까요. 최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사임했습니다. 틸러슨 장관이 물러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충돌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국무부 직원들은 리더십 부족을 이유로 듭니다. 정치 경험이 없는 틸러슨 전 장관은 자신이 신뢰하는 몇몇 부하들하고만 대화할 뿐 조직의 구성원들과는 소통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틸러슨 전 장관이 물러난다는 말에 적잖은 국무부 직원들이 속으로 “Hooray(만세)!”를 외쳤다고 합니다. 뉴욕타임스는 틸러슨 전 장관 같은 리더는 부하의 존경을 받기 힘들다는 점에서 ’he has lost the locker room‘이라고 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뒤에 한마디 덧붙였습니다. ’It is very hard to get it back.‘ ’한번 잃은 신뢰는 회복하기 힘들다.‘ 리더들이 명심해야 할 말입니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2022-06-25 12:00
“표준화 기반위에 R&D 공든 탑 세워야 글로벌 시장 선점”태양광, 디스플레이, 자율주행차,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은 한국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분야다. 세계시장을 선점하려면 우리 기술을 국제표준으로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표준화 작업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첫 단계인 연구개발(R&D)에서부터 표준 연계를 염두에 둬야 한다. 국가 R&D와 표준 연계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R&D 전문가들이 뭉쳤다. 지난달 25일 ‘R&D 사업화 표준 연계를 위한 산업통상자원부 R&D 전문기관 PD 간담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산업부 국가기술표준원 관계자 및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에서 활동하는 R&D PD(프로그램 디렉터) 14명이 참석했다. R&D PD는 산업부가 R&D 전략 수립과 핵심 전략과제 발굴·평가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해 2009년 도입한 민간 전문가 활용 제도다. 지난해 국가 연구성과평가법 개정으로 논문과 특허 외에 표준도 R&D의 주요 성과로 인정받게 됐다. 또한 새 정부 국정과제인 R&D 혁신의 중요한 실천과제 중 하나가 바로 R&D와 표준의 연계이다. 산업부 국가기술표준원은 ‘R&D 사업화 표준 연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표준 연계 강화를 위한 표준화 동향조사와 표준화 전략 컨설팅 △표준 연구개발 성과의 체계적 관리 및 활용·확산을 위한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피부 밀착도를 높이기 위해 화장품 성분을 입히는 ‘코스메틱 섬유’ 산업은 R&D 기획 단계에서부터 표준화를 염두에 두고 연구개발을 수행했다. 연구개발 성과로 얻은 기술은 국제표준으로 이어졌고 약 6조 원의 수출 기반을 마련했다. 간담회에서는 이처럼 국가 R&D를 통한 기술 개발과 표준화를 병행하면 시장 선점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다수 소개됐다. 참석자들은 표준 연계 필요성에 공감했다. 태양광 분야에서는 중국을 추월하기 위해 차세대 태양전지 등 신기술 개발이 중요하고, 국내 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표준화 선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SS 분야는 배터리의 안전성 확보와 시장 확대를 위해 기술 표준 제정이 필요하고 국제표준 선점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R&D와 표준 연계를 위한 조건들이 구체적으로 제시되기도 했다. 섬유 분야에서는 국제표준 제정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연구 기획 단계에서의 지원뿐만 아니라 이후 국제표준 개발·제안·등록 단계에서의 후속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율주행차 분야는 표준 개발 단계에서 표준 전문가와 표준을 실제 사용하는 현장 전문가들의 만남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특허 등 독자적인 노하우로 간직할 기술과 표준으로 공개·확산할 기술을 전략적으로 사전 검토한 뒤 표준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액정표시장치(LCD) 산업의 후발주자였던 중국이 세계 1위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이 선행 주자들의 표준화 제정으로 인한 기술장벽 완화이기 때문에 세계 1위 수준인 우리나라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에 대해서는 전략적 표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었다. 오광해 국가기술표준원 표준정책과장은 “R&D 기술의 표준 연계를 범부처로 확대해 나가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R&D 사업 과제가 종료되더라도 연계된 표준화 작업이 지속적으로 추진되도록 국가표준기술력향상사업, 국제표준화활동지원사업 등의 표준화 사업을 통해 국제표준 개발 후속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2022-06-22 03:00
아이비리그 인재를 웃기고 감동시킨 졸업식 축사들[정미경의 이런영어 저런미국]미국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하십니까. 영어를 잘 하고 싶으십니까. 그렇다면 ‘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으로 모이십시오. 여러분의 관심사인 시사 뉴스와 영어 공부를 다양한 코너를 통해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공간입니다. 아래 링크로 구독 신청을 해주시면 매주 월요일 아침 7시 뉴스레터를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뉴스레터 신청미국의 졸업 시즌입니다. 우리나라는 2월 졸업식이 일반적이지만 미국 고등학교 대학교들은 봄 학기가 끝나는 5,6월에 엽니다. 최근 몇 년간 팬데믹 때문에 행사를 취소하거나 온라인으로 축소했던 학교들은 올해는 모처럼 정식 졸업식을 열고 있습니다.졸업식에서 가장 주목받는 순서는 축사입니다. 최근 조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한 커뮤니티 컬리지 졸업식 축사에서 한국계 학생을 언급하며 격려했습니다. 졸업 시즌이 되면 축사를 할 유명 인사를 섭외하기 위한 학교들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집니다. 기업가, 사회운동가, 연예인이 연사로 인기가 높습니다. 정치인은 연설력은 뛰어나지만 졸업식 무대에서는 별로 환영을 받지 못합니다. 졸업은 ’commencement(커멘스먼트)‘라고 합니다. ’graduation‘이라고도 하지만 새로운 출발이라는 의미로 ’commencement‘를 더 많이 씁니다. ’commence‘는 ’시작하다‘는 뜻입니다. 인생 스타트라인에 선 젊은이들에게 영감을 주는 졸업 축사들을 모아봤습니다.“You might never fail on the scale I did, but some failure in life is inevitable.”(여러분들이 나와 같은 실패를 겪을 일이야 없겠지만 인생에서 실패는 피할 수 없는 것이다)어떤 축사가 훌륭한 축사일까요. 희망, 도전 의식을 고취시키는 거창한 단어들로 장식된 축사는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연설은 감동을 주기 힘들다고 CNN 방송은 최근 축사 분석 기사에서 전했습니다. 졸업생들은 투박하더라도 연사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삶의 지혜가 담긴 축사를 원한다고 합니다. 해리포터 시리즈를 쓴 영국 작가 조앤 K. 롤링은 2008년 하버드대 졸업식에서 그런 연설을 했습니다. 롤링의 축사는 하버드대에서 레전드급으로 통합니다. 학교 홈페이지에서 역사상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Very Good Lives(매우 좋은 삶)‘이라는 제목의 단행본으로 출간까지 됐습니다. 롤링은 노숙자로 내몰릴 정도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으며 싱글맘 무명작가로 겪은 고통을 털어놓았습니다. 언론은 롤링의 축사에 대해 “brutally honest(잔인할 정도로 솔직하다)”고 평했습니다. 축사로는 “too dark(너무 어둡다)”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최고 학벌인 하버드대 졸업생들이 롤링처럼 인생의 밑바닥까지 떨어지는 실패를 경험할 확률은 높지 않았습니다. 롤링은 “여러분들이 나와 같은 정도의 실패를 경험할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인생에서 실패는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롤링의 메시지는 “자만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scale‘은 ’범위‘ ’등급‘을 의미합니다. ’저울‘ ’체중계‘를 뜻하기도 합니다. 미국인과 대화할 때는 수준이나 등급을 매기는 식의 질문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On a scale of one(1) to ten(10), how would you rate?”로 시작하는 질문입니다. “10점 만점에 몇 점?”이라는 뜻입니다. 롤링도 비슷한 의미로 “on the scale”이라고 했습니다. “나와 비슷한 수준으로”라는 뜻입니다. “Remembering that you are going to die is the best way I know to avoid the trap of thinking you have something to lose.”(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는 것은 잃을 것을 따지는 함정에서 벗어나는 최상의 방법이다)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2005년 스탠퍼드대 졸업식에 참석해 연설을 했습니다. 카리스마 넘치는 연설 실력을 가진 잡스에게는 유일한 졸업식 축사였습니다. 아이팟으로 히트를 친 뒤 조만간 선보일 아이폰에 관심이 집중된 때였습니다. 잡스의 연설은 일반적인 축사와 많이 달랐습니다. 축사의 금기어라고 할 수 있는 죽음을 언급했습니다. 도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려는 의도였습니다. 잡스는 “도전을 꺼리는 것은 중요한 것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라며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면 그런 두려움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2003년 췌장암 진단을 받은 잡스의 투병 사실은 당시 널리 알려진 상태였습니다. 잡스가 죽음을 언급하자 장내가 숙연해지면서 일순간에 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잡스가 졸업생들을 축하하는 것이 아니라 졸업생들이 잡스를 격려하는 분위기로 바뀌었습니다. 이어지는 구절도 좋습니다. “You are already naked. There is no reason not to follow your heart.”(생명의 유한함을 아는 당신은 이미 벌거벗은 상태다. 진심이 원하는 대로 따르지 않을 이유가 없다)“Not everything that happens to us happens because of us.”(우리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우리 때문에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최근 사임을 발표한 셰릴 샌드버그 메타플랫폼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마크 저커버그와 함께 오늘날의 페이스북을 키운 일등공신입니다. 2016년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대) 졸업식 연설에서 남편을 잃은 사연을 공개하며 ’3P의 함정‘을 역설했습니다. 이를 극복해야만 인생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샌드버그가 말하는 3P는 Personalization(개인화), Pervasiveness(확장성), Permanence(영속성)를 뜻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문제에 부딪히면 자신의 잘못이라고 개인화하고, 문제가 삶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친다고 확대시켜 생각하며, 문제가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사고를 가진다는 합니다. 샌드버그는 남편을 급성 심장부정맥으로 떠나보낸 사연을 전하며 한동안 자신도 3P의 함정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고백했습니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우리의 삶에서 나쁜 일이 일어나지만 원인 제공자가 우리 자신이 아닐 때도 많으니 고민의 굴레에서 벗어나라는 메시지입니다.● 명언의 품격졸업식에서 축사만큼 주목받는 것은 졸업생 대표의 고별사입니다. 졸업생 대표 자격으로 연설한다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그만큼 대표로 선발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합니다. 미국을 이끄는 리더 중에는 졸업생 대표 출신들이 많습니다. 1969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웰즐리대 졸업생 대표 연설은 언론에 앞 다퉈 소개됐을 정도로 내용이 뛰어납니다. “God gave you a voice. Use it.”(신은 당신에게 목소리를 줬다. 써라) 지난달 플로리다 주 롤린스 컬리지 졸업식에서 엘리자베스 봉커 씨는 졸업생 대표로 연설을 했습니다. 그의 연설은 약간 특별한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그는 비언어적 자폐 증세(non-speaking autism)를 가지고 있습니다. 생후 15개월 때 언어 능력을 상실하면서 자폐 진단을 받았다는 봉커 씨는 말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텍스트를 쓰면 컴퓨터가 음성으로 전환했습니다. 연설의 하이라이트는 “신은 당신에게 목소리를 줬다. 써라”는 대목입니다. 컴퓨터 음성이 전하는 “목소리를 써라”는 구절은 묘한 울림을 줬습니다. 봉커 씨는 “말의 귀중함을 전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목소리를 쓴다는 것은 단순히 “speak”(말하다)를 넘어서 “communicate”(소통하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 실전 보케 360실생활에서 많이 쓰는 단어를 활용해 영어를 익히는 코너입니다. 연일 지지율 최저치를 갱신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인기 회복을 위한 특단의 조치로 최근 심야토크쇼에 출연했습니다. 말실수를 잘 하는 바이든 대통령은 순발력이 중요한 토크쇼 출연 제의를 모두 거절해오다가 큰맘 먹고 ABC 방송 토크쇼 ’지미 키멜 라이브‘에 초대손님으로 나왔습니다. 노쇠해 보이고 말을 더듬기는 했지만 ’대형사고‘ 없이 무사히 출연을 마쳤습니다.“Inflation is the bane of our existence.”(인플레이션은 골칫거리다)토크쇼에서 총기규제, 기후변화, 인플레이션 등 심각한 주제들이 다뤄졌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플레의 심각성은 인정하면서도 별다른 처방을 내놓지는 못했습니다. 대통령은 인플레 상황을 설명하면서 ’bane(배인)‘이라는 단어를 썼습니다. 미국인들은 많이 쓰는데 한국에서는 별로 알려지지 않은 단어입니다. 원래 ’죽음‘이라는 의미에서 출발해 ’악‘ ’고통‘ ’골칫거리‘ 등의 뜻입니다. ’bane‘ 활용법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boon or bane‘입니다. ’득이냐, 실이냐‘ ’축복이냐 저주이냐‘의 뜻입니다. “Is technology boon or bane?”(기술이 선이냐 악이냐)는 여전히 논쟁거리입니다. 둘째, 바이든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bane of existence‘ ’bane of life‘라는 표현도 자주 씁니다. “골머리를 앓다” “애를 먹이다”는 뜻입니다. 프로젝트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다면 “This project is the bane of my existence”이라고 하면 됩니다.● 이런 저런 리와인드동아일보 지면에 장기 연재된 ’정미경 기자의 이런영어 저런미국‘ 칼럼 중에서 핵심 아이템을 선정해 그 내용 그대로 전해드리는 코너입니다. 오늘은 2019년 1월 22일 소개된 심야토크쇼에 대한 내용입니다.오후 10시,11시가 되면 TV에서 심야토크쇼를 시작할 시간입니다. 저녁 뉴스만큼이나 방송사들의 심야토크쇼 경쟁도 치열합니다. CBS 방송의 ’더 레이트쇼 위드 스티븐 콜베어‘는 토크쇼들 중에서 가장 많이 언론에 오르내리고 화제성도 큽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랄하고 유쾌한 조롱 덕분에 인기가 높습니다. “The T is silent. Like you were during the Roger Ailes scandal.”(철자 T는 침묵해야 돼. 당신이 로저 에일스 스캔들 때 침묵했던 것처럼 말이야)콜베어(Colbert)는 발음이 독특합니다. 철자 ’t‘가 묵음이라서 ’콜버트‘가 아니라 ’콜베어‘로 발음해야 합니다. 그런데 친(親) 트럼프 성향인 폭스뉴스의 브라이언 킬미드 앵커는 기어코 ’콜버트‘라고 발음합니다. 은근히 무시하는 거죠. 기분이 상한 콜베어가 킬미드에게 한방 먹입니다. “내 이름에서 T는 침묵해야 돼. 당신이 로저 에일스 스캔들 때 침묵했던 것처럼 말이야.” 폭스뉴스 최고경영자 로저 에일스의 직장 내 성희롱 스캔들이 터졌을 때 상당수 직원들이 에일스를 비판했지만 킬미드는 침묵을 지킨 것을 비꼬는 겁니다. 발음이 되지 않는 묵음을 ’silent(침묵)‘라고 합니다. “Whoa! Pump the brakes.”(잠깐! 천천히 갑시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우리는 사랑에 빠졌다”고 고백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김 위원장은 기분이 어땠을까요. 콜베어가 김 위원장의 속마음을 들여다봤습니다. 단 한 번 만난 것이 전부인 70대 아저씨(혹은 할아버지)로부터 사랑 고백을 받은 김 위원장은 아마 당혹스러웠을 겁니다. “잠깐! (우리 사랑을) 천천히 이어가자”며 상대의 열렬한 구애를 피하고 싶겠죠. ’pump the brakes‘는 위험한 도로 상황에서 운전할 때 반복적으로 브레이크를 밟아 가며 속도를 줄이는 것을 말합니다. “I’m a manila envelope taped to a beige wall.”(나는 투명인간이야)트럼프 대통령은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민주당 지도부를 수차례 백악관으로 불러 설득 작전을 폈습니다. 회동은 ‘토크 배틀’ 난타전이었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 옆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미동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있는 웃긴 장면이 연출됐습니다. 콜베어가 펜스 부통령의 속마음을 읽어봤습니다. “나는 투명인간이야.” 난장판에 끼어들어 트럼프 대통령을 돕느니 차라리 있는 듯 없는 듯한 존재가 되고 싶은 마음이라는 겁니다. 베이지 색깔의 벽에 붙여놓은 노란색 마닐라 봉투는 눈에 띄지 않습니다. 존재감이 없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언론은 “목석처럼 앉아있는 펜스 부통령이 오히려 더 눈에 잘 띄었다”고 꼬집었습니다. 정미경 기자mickey@donga.com}2022-06-18 12:00
“우리는 ‘웃긴 대통령’을 원한다”[정미경의 이런영어 저런미국]미국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하십니까. 영어를 잘 하고 싶으십니까. 그렇다면 ‘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으로 모이십시오. 여러분의 관심사인 시사 뉴스와 영어 공부를 다양한 코너를 통해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공간입니다. 아래 링크로 구독 신청을 해주시면 매주 월요일 아침 7시 뉴스레터를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뉴스레터 신청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83995“The president is mostly the president, and an occasional comedian.”(대통령은 대부분의 시간은 대통령이지만 코미디언이 돼야 할 때도 있다)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문 담당자이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인 ‘고마워요, 오바마’라는 책의 저자이기도 한 데이비드 리트는 “대통령은 코미디언의 역할을 해야 할 때가 있다”고 했습니다. 위로와 웃음을 주기 위해 망가질 위험을 감수하는 대통령을 국민은 원한다는 것입니다. 미국인들은 유머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유머나 농담 실력이 좋은 사람은 어느 자리에서나 인기가 높습니다. 대통령도 예외가 아닙니다. 권위가 중시되는 우리나라에서는 대통령의 유머가 별로 대접을 받지 못하지만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미국에서는 ‘웃긴 대통령’이 환영받습니다. 국민을 웃게 만드는 미국 대통령들의 유머 실력을 알아봤습니다.“If I were two faced, would I be wearing this one?”(내가 두 얼굴이면 이 얼굴을 달고 다니겠냐?)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은 실없는 농담을 잘 했습니다. 링컨의 근엄해 보이는 얼굴 뒤로 장난끼 다분한 유머 실력을 감추고 있다는 것이 역사학자들의 공통된 평가입니다.1860년 대선에서 링컨 대통령은 경쟁자인 스티븐 더글러스 민주당 후보로부터 “당신은 두 얼굴이야”이라는 공격을 받자 “내가 두 얼굴이면 이 얼굴을 달고 다니겠냐”며 촌철살인의 유머를 선보였습니다. 더글러스 후보는 ‘위선적(hypocrite)’이라는 의미로 “두 얼굴(two-face)”이라는 단어를 쓴 것이지만 링컨은 자신의 외모로 주제를 바꿔서 위선자라는 비판을 비껴갔습니다. ‘얼굴을 하다’ ‘표정을 짓다’를 ‘wear a face(얼굴을 입다)’라고 합니다. ‘하루 종일 시무룩한 얼굴이다’는 “wear a long face all day”라고 합니다.링컨 시대의 언론들은 그의 외모를 가리켜 ‘homely’라는 표현을 즐겨 썼습니다. 좋게 말하면 ‘소박한’, 나쁘게 말하면 ‘촌스러운’이라는 뜻입니다. 링컨 대통령은 자신의 외모를 조롱하면서 상대의 말이 틀렸다고 비판했습니다. 일종의 ‘자학개그’입니다. 영어로는 ‘self-deprecating joke’(자기비하 농담)라고 합니다. 정치인은 남을 비판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나는 잘났고 상대는 못났다’ 식의 일방적인 비판은 설득력이 없고 오히려 반발심만 키우게 됩니다. 상대를 비판하려면 우선 자신부터 낮춰야 한다는 것을 링컨 대통령이 보여줬습니다.“When people wave at me, they use all their fingers.”(나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는 건지, 손을 흔드는 건지) 유머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지미 카터 대통령도 자학개그를 선보인 적이 있습니다. 도덕의 가치를 내세우며 기대 속에서 출범했으나 외교와 내치 모두에서 실패한 대통령으로 끝난 그는 자신을 향한 국민들의 실망감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국민들이 나에게 손을 흔들며 환영해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손가락을 쓴다(use fingers)’고 합니다. 즉 ‘손가락질을 한다’ ‘욕을 한다’는 의미입니다. 지난 회에서도 설명했듯이 영어 대화 속에 ‘finger(손가락)’가 나오면 십중팔구 욕의 의미입니다.“I have left orders to be awakened at any time in case of national emergency even if I‘m in a Cabinet meeting.”(국가위기 상황 때는 언제라도 나를 깨우라는 지시를 내렸다. 내각 회의 중이라도)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유머의 신‘으로 불립니다. 유머 어록도 많이 돌아다닙니다. 레이건의 유머는 펀치라인(웃음을 유발하는 결정적 구절)을 아무렇지도 않게 슬쩍 던지고 지나가는 식입니다. 주의 깊게 들어야 하고 되새겨보면 미소를 짓게 됩니다.레이건 대통령은 70세 고령에 대통령이 됐고 임기 초 암살 시도까지 겪었기 때문에 건강에 대한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됐습니다. 그는 “안보 위기상황이 발생하면 언제라도 나를 깨우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합니다. 그 다음에 “내각 회의 중이라도”라는 펀치라인이 나옵니다. 직장인에게 회의는 지루하고 졸음이 오는 시간입니다. 미국 대통령도 예외가 아닙니다. 레이건 대통령은 이 유머를 통해 자신은 잘 조는 사람이지만 국정 운영에는 차질이 없다는 점을 국민에게 안심시키기 위한 것이었겠죠.“There are few things in life harder to find and more important to keep than love. Well, love and a birth certificate.”(인생에서 사랑만큼 찾기 힘들고 중요하게 간직해야 할 것은 없다. 사실 그런 것이 또 하나 있기는 하다. 바로 출생증명서)오바마 대통령은 재임 중 ’버서‘(오바마가 미국 태생이 아니라 아프리카 케냐 출신이기 때문에 피선거권이 없다는 운동)의 공격에 시달렸습니다. 미국 하와이 태생이라는 것을 밝히는 출생증명서를 제시했지만 버서 운동은 증명서의 진위를 문제 삼으며 공세를 늦추지 않았습니다.오바마 대통령은 “인생에서 사랑만큼 찾기 힘들고 고이 간직해야 할 것은 출생증명서”라는 유머로 자신의 답답한 마음을 내비쳤습니다. 이 유머는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냈고 무분별한 공격을 벌이는 버서 운동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졌습니다. 유머 한 마디가 여론의 흐름을 바꿔놓았다는 평가입니다.● 명언의 품격얼마 전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에 참석했습니다. 말과 글이 주업인 기자들이 마련한 행사에서 참석하는 것인 만큼 대통령은 뛰어난 연설력을 보여줘야 합니다. 백악관 연설문 작성팀은 몇 달 전부터 아이디어 회의를 열고 기자들을 압도할만한 연설을 준비합니다. 특히 대통령의 유머 실력이 중요합니다. 관객석에서 몇차례 웃음이 터지고 박수가 나왔는지 매년 만찬 때마다 통계도 나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팬데믹 등 가라앉은 사회 분위기 때문인지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은 별로 웃음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습니다. 민주주의, 언론의 자유 등 좀 더 무거운 주제를 다뤘습니다. “Democracy is never guaranteed. It has to be earned.”(민주주의는 결코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 쟁취하는 것이다)‘guarantee’와 ‘earn’은 대비되는 개념입니다. 흔히 ‘배우 몸값’을 뜻하는 ‘개런티’는 원래 ‘보장’ ‘약속’이라는 의미에서 출발했습니다. 상대에게 내 말을 믿어달라는 확신을 주고 싶을 때 “I guarantee you(내가 보증할게)”라고 시작하면 됩니다. 반대로 ‘earn’은 ’피땀 흘려 쟁취한다는 의미입니다. 열심히 노력한 사람이 상을 받을 때 “you've earned it”(너는 받을만한 자격이 있어)라고 격려해줍니다. 미국인들은 민주주의를 당연히 누리는 것, 즉 영원히 보장된 것으로 생각하지만 다른 나라의 사례에서도 보듯이 싸워서 얻는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실전 보케 360°미국인들이 실생활에서 많이 쓰는 단어를 활용해 영어를 익히는 코너입니다. 최근 미국은 낙태 논쟁으로 뜨겁습니다. 보수 우세의 연방대법원이 여성의 낙태를 기본권으로 인정한 1973년의 역사적 판결을 뒤집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진보-보수간 이념 대립이 팽팽합니다.“How dare they. How dare you.”(어떻게 그들이 감히. 어떻게 당신이 감히)전현직 부통령 2명도 낙태 논쟁에 뛰어들었습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최근 여성단체 연설에서 낙태권 판결을 뒤집으려는 연방 대법관들을 겨냥해 “How dare they!(어떻게 그들이 감히)”라며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그러자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이 신성한 법원을 모욕했다며 “How dare you!(어떻게 당신이 감히)”라고 쏘아부쳤습니다. ‘dare’는 ‘감히 엄두를 내다’라는 뜻입니다. 놀랍고 기가 찬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dare’가 들어가는 문장은 짧게 줄여서 임팩트를 높여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if you dare’라는 말도 있습니다. ‘할테면 해봐’라는 뜻입니다.● 이런 저런 리와인드동아일보 지면에 장기 연재된 ‘정미경 기자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칼럼 중에서 핵심 아이템을 선정해 그 내용 그대로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오늘은 2020년 9월 14일 소개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언론의 관계에 대한 내용입니다.“Effective ways to muffle noise between floors”(층간소음을 줄이는 효과적인 방법들)미국에서는 코로나19의 위험성을 무시하고, 남의 탓으로 돌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적지 않은 갈등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갈등의 최전선에 기자들이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고위 참모들을 밀착 취재해야 하는 기자들은 마스크 착용 등 기본적인 방역 수칙을 무시하는 백악관 때문에 전염의 위험성이 크다고 불안해합니다. “If you don’t take it off, you are very muffled.”백악관기자회견에서 한 기자가 마스크를 쓴 채 질문을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짜증을 내며 벗으라고 독촉을 했습니다. “마스크를 벗지 않아 소리가 잘 안 들린다.” 마스크를 쓴 채 말하면 소리가 작게 들리죠. 이럴 때 “You are muffled”라고 합니다. ‘머플(muffle)’은 ‘덮다’ ‘(덮어서) 소리를 죽이다’라는 뜻입니다. 자동차 머플러, 겨울철 목에 두르는 머플러 등이 여기서 유래했습니다. “There was absolutely no social distancing.”백악관 출입기자들의 취재는 대통령 집무실이나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처럼 좁은 공간에서 이뤄질 때가 많습니다. 특히 기자들이 대통령이나 참모들을 둘러싸고 질의응답을 나누는 에어포스원 내부 취재는 위험도가 매우 높습니다. 한 기자는 에어포스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취재한 경험에 대해 “전혀 사회적 거리 두기가 지켜지지 않았다”고 고백합니다. 그래서 에어포스원 동승 기회가 있어도 기자들이 거절한다고 합니다.“We are doing more than they are out of an abundance of caution.”팬데믹 시대에 가장 중요한 영어 표현을 한 개 꼽으라면 바로 이것입니다. ‘Out of an abundance of caution.’ ‘어떻게 될지 모르니’ ‘혹시 몰라서’라는 뜻입니다. 코로나19 때문에 행사를 취소하거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공고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표현입니다. 백악관 기자들 사이에서 이런 말이 오간다고 합니다. “우리는 그들(방역수칙 안 지키는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보다 더 잘 알아서 지켜야 한다”고 합니다.정미경 기자mickey@donga.com}2022-06-11 12:00
국가 고유 표준 ‘KS X 9101’ 도입해 데이터 실시간 교환… 제조업 생산성 쑥쑥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를 거치면서 디지털 전환은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 되고 있다. 특히 국내총생산(GDP) 대비 25%를 차지하는 제조기업들은 급변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지속 가능한 생산과 신규 성장동력 창출을 위해 디지털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기존의 디지털 전환은 전사적 자원관리(ERP), 제조실행 시스템(MES) 등의 기업 업무 시스템을 공정별, 업무 단위별로 도입해 전통 생산 방식을 효율화시키는 방향으로 이뤄져 왔다. 하지만 최근 고객 맞춤형 및 개인화가 제조업의 새로운 추세로 자리 잡으면서 다품종 소량 생산, 맞춤형 유연 생산을 중시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고객 요구에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생산 방식을 구현하려면 빈번하게 발생하는 생산 품목·라인 수정과 그에 따른 설비 및 시스템 변경 때 서로 다른 시스템 간의 상호 운용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호 운용성이 확보돼야만 제품 설계와 구매, 생산, 물류, 서비스 등 제조 업무 프로세스 전반의 단계가 단절 없이 유기적으로 연계돼 고객에게 신속 정확하게 제품이 도달할 수 있다. 이런 목적 때문에 제정된 것이 국가 고유 표준인 ‘KS X 9101’이다.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서로 다른 제조 업무 시스템이 하나의 서비스로 인식될 수 있도록 기업 내, 기업 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교환해 준다. 업무 데이터를 교환할 때 서로 다르게 표현되는 내용을 똑같이 인식하도록 해주는 표준이다. 예컨대 시스템별로 ‘품목명’은 ‘NAME’ ‘NM_ITEM’ 등으로 서로 다르게 표현되고 있다. 이를 시스템 간에 교환할 때 ‘ItemName’으로 정해 해당 데이터를 ‘품목명’으로 서로 인식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표준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지만 선뜻 도입하기를 주저하는 중소·중견기업들이 적지 않다. 표준이 어느 대상에 어떻게 적용되고 활용되는지 참고할 만한 사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국가기술표준원이 주도하는 제조 업무 데이터 교환 표준 실증 사업은 기업들이 참조할 수 있는 적용 사례를 발굴하고 확대해 나가는 사업이다. 이 사업의 공동 연구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는 4개의 실증 기업들이 산업·업종별 참조 사례가 될 수 있다. 실증 기업들은 산업통상자원부 산업디지털전환연대 6대 전략 분야 중 가전·전자(뉴옵틱스), 조선(현대중공업), 미래차(코렌스이엠), 소재·부품(명화공업) 분야로 이뤄져 있다. 지난해 4월 실증 기업을 모집해 6월 선정됐다. 기업 내, 기업 간 시스템들이 상호 운용성을 갖기 위해서는 어떤 업무에 어떤 데이터 구조가 필요한지 규정하는 ‘데이터 스키마’ 정의가 필요하다. 이러한 데이터 스키마를 실증 기업 및 수요·공급 기업 사례를 기반으로 표준화한다. 실증 기업들은 데이터 스키마를 표준화하기 위해 시스템 간 단절된 업무 프로세스를 도출하고, 도출된 프로세스 간의 연계를 위한 상호 운용 업무 시나리오를 개발하고 있다. 이후 KS X 9101 표준을 적용해 시스템 간의 데이터 교환을 검증한다. 고객, 해외 법인, 협력사 간의 주문, 발주 및 수급 생산, 제품 출하, 배송, 재고, 품질 관리 등 모든 제조 프로세스 단계의 업무가 단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KS X 9101 표준 적용 설계를 마치고 시스템 간 통합 연계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실증 사업은 구매, 생산, 물류 분야뿐만 아니라 품질 관리, 고객 관리 등 제조 업무 관련 데이터 교환을 위한 표준 확장을 논의하고 있다. 또한 더 많은 기업이 제조 업무 데이터 교환 표준을 쉽게 적용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KS X 9101 표준 활용 지원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 시스템에는 데이터 교환 모델링 툴, 표준 진단 툴, 데이터 교환 시나리오 등이 제공된다. 데이터 교환 모델링 툴을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이상훈 국가기술표준원장은 “KS X 9101 표준 실증 사례를 통해 산업 밸류체인 기업 간의 디지털 전환 역량을 상향 평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중소·중견기업들이 표준을 도입해 경영 성과를 제고할 수 있도록 지원 예산을 확보하고 기업의 표준 활용 노력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2022-06-08 03:00
데이터 표준화로 막힘 없는 자율주행 가속… ‘편리한 미래’ 성큼원활한 자율주행차 시대 여는 국가 표준화 작업 본격화“자동차 산업이 모빌리티 솔루션으로 진화함에 있어 자율주행 기술과 데이터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표준화된 데이터를 통해 더 안전하고 원활한 자율주행을 이룰 것으로 기대됩니다.” 국내 자율주행 데이터 표준화에 협력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김동욱 부사장의 말이다. 안전성이 확보된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차량이 스스로 주변 환경을 인지하고 판단하며 제어해야 한다. 이뿐만 아니라 인프라와 관제센터 등 주변 상황과 앞으로 발생하게 될 상황을 긴밀하게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과정은 데이터를 통해 이뤄진다. 차량사물통신(V2X)을 통해 주고받는 데이터들이 표준화돼 있어야 다양한 계층 간에 명확하고 신속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데이터 생태계에 표준화는 필수2020년 10월 서해안고속도로에 짙은 안개가 끼면서 3건의 추돌 사고가 발생했다. 하행선 275km 지점 서해대교에서 25t 화물차 2대가 추돌했고, 뒤따르던 차량들도 급정거하면서 9대가 연속 추돌하는 대형 사고였다. 짙은 안개 때문에 차량들이 상황 파악을 하지 못해 생긴 사고였다. 도로교통공단 발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안개가 낀 날 총 1185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105명이 사망했다. 경찰청 발표에 의하면 2020년 한 해에만 교통사고 사망자는 3079명에 이른다. 자율주행차 도입으로 기대되는 효과 중 하나는 사고율 감소다. 자율주행차는 자체 내장된 센서와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주변 상황을 인지해 인간보다 더 정확한 상황에 기반한 운전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자율주행차에 내장된 센서에도 한계는 있다. 카메라는 안개 상황에서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라이다(레이더를 목표물에 비춰 거리 감지) 등의 기술을 활용해 보완할 수 있지만 100% 성능 발휘를 기대할 수는 없다. 이 같은 센서의 한계 때문에 V2X 통신에 의한 정보데이터 활용이 떠오르고 있다. V2X 통신은 기상 상태 이외에 다양한 도로 상황으로 센서가 제 기능을 발휘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긴급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자율주행차는 센서 정보와 V2X 정보 데이터를 이용함으로써 안전도를 최대한으로 높일 수 있다. 이를 위해 도로 인프라 및 주변의 차량과 보행자 등과 지속적으로 정보데이터를 공유해야 한다. 미래 자율주행차가 보여줄 모빌리티 서비스도 이 같은 데이터 활용에 기반을 둔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들은 서울, 경기 성남시 판교, 대구 등에 실증단지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관제센터를 통한 데이터 기반 기술 상용화와 자율주행 서비스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인프라 구축과 관련 법규도 잇따라 제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데이터 생태계 구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호환성 확보”라고 입을 모은다. 데이터 활용 및 호환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타 지역으로의 서비스 확장과 협력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표준화를 통한 호환성 확보 필요성은 오래전부터 논의돼 왔다. 국가기술표준원은 2018년부터 자율주행차 표준화 포럼을 운영하고 있다. 2020년에는 ‘자율주행차 데이터 표준 K-동맹’ 업무협약(MOU)이 체결됐다. MOU에는 국가기술표준원을 비롯해 현대자동차, 서울시, 경기도, 대구시, 세종시, 한국표준협회 등 7개 기관이 참여했다. 포럼 산하에는 데이터 국가표준 작업반이 운영되고 있다. 포럼 운영사무국인 한국표준협회 강명수 회장은 “기술개발뿐만 아니라 실증 사업이나 기반 조성으로 표준 연계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주행을 위한 C-ITS(차세대 지능형 교통체계) 분야에 참여하고 있는 기관들의 단체표준 연구도 진행돼 왔다.○데이터 표준화가 보여주는 미래상자율주행 데이터 표준을 위해서는 어떠한 환경에서 데이터 표준이 활용되는지, 활용 시 어떤 표준화된 데이터들이 필요한지를 규정하는 ‘시나리오 정의’가 필요하다. 포럼 산하 자율주행차 데이터 국가표준 작업반에서는 이러한 내용을 국내 실증단지 및 국내외 사례를 기반으로 표준화하고 자율주행 데이터 표준의 범위를 제시하고 있다. 현재 300여 종의 데이터 표준화가 논의되고 있다. 예컨대 자율주행 차량 간 주행 협상 상황에서 주행 주체가 되는 차량은 경합이 예측되는 상황에서 주행을 위한 협상 요청 신호를 주변 차량에 전달한다. 이때 차량 위치, 속도, 가속도, 이동 방향, 향후 이동경로 등 표준화된 데이터가 전달된다. 이후 주행 협상에 참여한 주변 차량은 이 사실과 자차 정보를 주체가 되는 차량에 전달하고, 주체가 되는 차량은 자신의 주행 경로와 주변 차량들의 주행경로를 제안한다. 이후 모든 주변 차량이 동의한 경우 주체가 되는 차량은 계획에 따른 자율주행을 수행한다. 이때 표준화된 데이터는 데이터 값의 정의와 표현을 표준화한 것이다. 기존에 km/h(시간당 km), m/s(초당 m), 마일(mile) 등 주체별로 달리 적용되던 속도에 대한 데이터 속성을 표준화 작업을 통해 ‘0.02m/s(초당 0.02m)’로 통일해 적용한다. 이 밖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지도, 레이더 등 차량 위치를 결정하기 위해 사용되는 다양한 측위 방법들과 긴급 자동차 종류를 관련 법령의 분류로 표준화하는 작업 등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논의 결과를 ‘협력형 자율주행 시나리오’ ‘안전한 자율주행을 위한 기본 데이터’ 등 2건의 표준안으로 제안했다. 표준으로 논의 중인 데이터가 현장 적용에 문제점이 없는지, 전국 단위 적용이 가능한지 등 검토 작업도 병행되고 있다. 자율주행차 데이터 국가표준 작업반을 이끄는 유재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자율주행 산업을 위해 활용성 높은 데이터 표준이 매우 중요하며, 이를 위해 전문가 및 실증 단지들과의 긴밀한 논의와 협력을 통해 검증된 표준을 만들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자율주행차 데이터 표준을 통한 편리성의 극대화는 이미 우리 생활 속에 깊이 파고들었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제공되는 차량호출 서비스는 호출 차량 위치를 실시간으로 보여주고, 차량 정보를 고객에게 제공해준다. 데이터를 활용하지 않는다면 이런 편리한 서비스는 불가능하다. 미래에 자율주행차가 보여줄 모빌리티 서비스는 이러한 데이터의 활용에 기반을 둔다. 관제센터는 호출 차량의 상태 데이터를 모니터링하고 관리하며 소비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율주행차의 안전 운행을 데이터로 확인하고, 목적 기반의 서비스 편의성을 극대화한다. 자율주행 셔틀 서비스는 차량 정보 데이터를 활용해 정규적으로 관리되며, 소비자는 데이터에 투명한 운행을 제공받는다. 자율주행 장거리 물류 차량은 차량 상태 데이터에 지속적으로 운행이 모니터링되며 실시간 관리된다. 데이터 기반의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표준 이외에도 다방면의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 자율주행 데이터 국가표준 작업은 이러한 이슈들을 논의하기 위한 시작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이상훈 국가기술표준원장은 “자율주행뿐만 아니라 스마트 제조와 올해부터 추진되는 전기차, 로봇 등의 데이터 표준은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해 많은 실제 데이터들의 축적을 바탕으로 만들어져야 할 것”이라며 “표준화 작업에 더 많은 기업과 기관의 목소리를 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2022-06-08 03:00
명예의 전당에 오른 미국 대통령들의 명연설[정미경의 이런영어 저런미국]미국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하십니까. 영어를 잘 하고 싶으십니까. 그렇다면 ‘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으로 모이십시오. 여러분의 관심사인 시사 뉴스와 영어 공부를 다양한 코너를 통해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공간입니다. 아래 링크로 구독 신청을 해주시면 매주 월요일 아침 7시 뉴스레터를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뉴스레터 신청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83995“Write your own presidential inauguration speech.”(당신의 대통령 취임 연설을 써보시오) 미국 중고교 역사 시간에 자주 출제되는 시험 문제입니다. 학생은 자신이 대통령이 됐다고 가정하고 “나를 나라를 이렇게 이끌겠다”고 다짐하는 연설문을 작성합니다. 학생 수준에서 유치한 답변들도 많이 나오지만 어릴 적부터 국가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는 것은 중요합니다. 얼마 전 한국 대통령 취임식이 열렸습니다. 취임식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렸지만 가장 주목받은 것은 취임사였습니다. 미국에서 대통령 취임사는 “민주주의의 대제일(high holiday)”이라고 불립니다. 민주주의를 기념하는 축제의 언어들로 꾸며진 연설이라는 의미입니다. 미국 역사에 길이 남을만한 ‘베스트 취임사’를 알아봤습니다. “And so, my fellow Americans, ask not what your country can do for you - ask what you can do for your country.”(국가가 당신을 위해 무엇을 해줄지 묻지 말고 당신이 국가를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물어라) 미국인들은 좋아하는 취임사가 3개 있습니다. 그중에서 1961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취임사는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로 꼽힙니다. 연설 말미, 즉 끝에서 두 번째 문단에 나오는 구절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이 구절의 묘미는 전쟁이나 국가안보 위급 상황이 아니어도 공공의 이익을 위해 개인의 희생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설득력 있게 전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케네디 연설에 감동 받은 수많은 젊은이들이 군에 자원입대하거나 평화봉사단에 들어가는 등 자신만의 방식으로 국가를 위한 봉사를 실천했습니다. 이 구절을 두고 “20세기 통틀어 가장 큰 영감을 주는 17개의 단어”라는 찬사가 따라다닙니다. “The only thing we have to fear is fear itself.”(우리가 오직 두려워해야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다) 미국인들이 케네디 연설만큼 좋아하는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1933년 취임사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루스벨트는 대공황 중에 대통령이 됐습니다. 실업률이 20%를 넘고, 산업생산은 50% 이상 줄고, 기업 파산이 줄을 잇던 시대였습니다. 경기 침체보다 더 무서운 것은 국민들의 심리상태가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나라 전체가 우울증에 걸린 상황에서 루스벨트 대통령은 “우리가 가장 두려워해야 할 것은 두려움(fear) 그 자체”라며 미국 특유의 도전 정신을 고취시키는 연설을 했습니다. 이 구절 다음에 나오는 내용도 좋습니다. 우리가 살면서 부딪히는 두려움이란 후퇴를 전진으로 바꾸려는 노력을 마비시키지만 이름도 없고, 이성적이지도 않고, 정당하지도 않은 공포심이기 때문에 이겨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nameless, unreasoning, unjustified terror which paralyzes needed efforts to convert retreat into advance).“Government is not the solution to our problem, government is the problem.”(정부가 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라 문제의 핵심이다)대개 민주당 대통령들의 취임사가 좋습니다. 평등, 사회복지 실현, 소수에 대한 관심 등 민주당이 내세우는 메시지가 연설로 표현됐을 때 감동 전달이 쉽기 때문입니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예외입니다. 공화당 출신이지만 미국인들을 사로잡는 취임사를 했습니다. 1960~70년대는 진보의 이념, 민주당 대통령이 득세한 시대였습니다. 1970년대 말이 되자 미국인들은 민주당 대통령에게 염증을 느끼며 새로운 리더를 찾았습니다. 이 때 나타난 레이건 대통령은 민주당이 내세우는 큰 정부 역할론에 반기를 들며 민심을 파고들었습니다. 1981년 취임사에서 나오는 “정부가 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라 문제의 핵심이다”라는 구절로 레이건 보수 혁명이 시작됐다는 평이 많습니다.명언의 품격미국의 유명 역사학자 아서 슐레진저는 대통령 취임사의 가장 중요한 원칙을 “내(I)가 아닌 우리(We)”라고 했습니다. 대통령인 ‘나’의 국정 목표를 밝히는 연설이지만 국민적인 공감대를 사려면 ‘우리’라는 공동체 정신을 강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We do not believe that in this country, freedom is reserved for the lucky, or happiness for the few.”(우리는 이 나라에서 자유가 행운을 가진 자들 위한 것이고, 행복이 소수를 위한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 이 원칙을 충실히 지킨 취임사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꼽힙니다. 앞서 소개한 ‘3대 베스트’ 급은 아니어도 오바마 취임사도 훌륭하다는 평을 듣습니다. 2013년 오바마 2기 취임사의 핵심 구절입니다. 1기 때 국민 화합을 강조했던 오바마 대통령은 2기 취임사에서 평등과 차별 철폐의 메시지에 주력했습니다. “2기 취임사야말로 오바마의 진짜 ‘색깔’을 드러냈다”는 평이 많습니다. 흑인만이 아닌 모든 국민을 위한 리더가 되겠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전 보케 360실생활에서 많이 쓰이는 단어 위주로 영어를 익히는 코너입니다. 네브래스카 주 오마하에서 버크셔해서웨이 주주총회가 열렸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버크셔해서웨이 창업자인 워런 버핏이 등장했습니다.“He is a hero for being aggressive instead of sitting by and thumb sucking.”(앉아서 엄지손가락이나 빨지 않고 공격적 행동을 보여준 그야말로 진짜 영웅이다).“ 버핏의 발언 중에서 ”엄지손가락 빨기(thumb sucking)“라는 단어가 나옵니다. 공격적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을 칭찬하면서 쓴 단어입니다. 엄지손가락을 빠는 것은 주로 아기 때 나타나는 행동입니다. 불안하거나 짜증날 때 만족감을 얻기 위한 행동입니다. 손가락을 빤다는 것은 마땅히 내려야할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꾸물거린다는 뜻입니다. 비슷한 의미의 ‘dawdling’이라는 단어를 쓸 수도 있지만 버핏은 쉬운 단어를 애용하기 때문에 ‘thumb-sucking’이라고 했습니다. 이 기회에 다섯 손가락을 영어로 부르는 법을 알아보겠습니다. thumb(엄지), index finger(둘째), middle finger(셋째), ring finger(넷째), little finger 또는 pinky(다섯째)라고 부릅니다. thumb 뒤에는 finger가 붙지 않습니다. 욕하는 제스처로 셋째 손가락을 위로 향하게 하죠. ‘give the finger’라고 합니다. 이런 저런 리와인드동아일보 지면에 장기 연재된 ‘정미경 기자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칼럼 중에서 핵심 아이템을 선정해 그 내용 그대로 전하는 코너입니다. 오늘은 2020년 11월 23일 소개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 실력에 관한 내용입니다.“Let‘s clear the decks and build a fresh team.”(이제 정리를 하고 새로운 팀을 짜보자) 곧 취임사를 발표할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연설 실력이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1970년대 정계 진출 이후 그의 주요 연설들을 살펴봤습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처럼 화려한 연설에 능하지는 않지만 옆 사람과 얘기를 주고받는 것처럼 친근하게 설득하는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If you’re giving me the honor of serving as your President, clear the decks for action.”바이든 당선인은 조지아 주 웜스프링스 유세 연설에서 자신이 존경하는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을 수차례 인용했습니다. ‘Clear the decks for action’은 대공황과 싸웠던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자주 했던 말입니다. ‘전투를 위해 갑판을 치우다’라는 뜻입니다. 최대 당면 과제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퇴치에 올인(다걸기)하기 위해 만반의 태세를 갖추겠다고 전의를 불사르는 것이죠. “People ask if I can compete with the money of Hillary and Barack. I hope at the end of the day, they can compete with my ideas and my experience.” 2008년 민주당 대선 경선은 ‘별들의 전쟁’이었습니다. 오바마, 힐러리 클린턴, 바이든이 모두 출사표를 냈습니다. 당시 바이든 후보는 오바마, 힐러리의 기세에 눌려 일찍 포기를 선언했습니다. 그래도 출마 발표 때만 해도 꿈은 다부졌습니다. “사람들이 나에게 ‘힐러리와 버락의 자금력을 따라잡을 수 있겠느냐’고 묻는다. 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그 두 명이 나의 생각과 경험을 따라잡을 수 있겠느냐’일 것이다.” ‘at the end of the day’는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뜻입니다. “Make sure of two things in Washington DC. Be careful, microphones are always hot, and understand that a gaffe is when you tell the truth.” 바이든 당선인은 2012년 부통령 시절 한 기자 모임에서 노련한 워싱턴 정치인으로 살아가는 법에 대해 유머를 풀어놓습니다. “워싱턴에서는 두 가지만 기억해라. 마이크는 언제나 뜨겁다(말할 때는 언제나 조심해라), 다른 한 가지는 말실수는 진실을 말할 때 생기는 것이다(말 속에 뼈가 있는 법).”}2022-06-04 16:00
주식 선물하기-라이브방송…사회초년생의 든든한 ‘자산 불리기’20대가 되면 사회에 첫 발걸음을 떼면서 월급을 받아 소득이 생기게 된다. 부모님에게 용돈을 받던 때보다 훨씬 더 큰 소득을 얻게 되지만 재무 계획은 뒤로 미루는 경우가 많다. 자칫 무분별한 지출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집 마련, 결혼, 자녀 교육비 등 앞으로 고려해야 할 지출에 대비하기 위해 사회초년생들에게 재테크는 중요하다.재테크에 관심은 있으나 아직 투자 길잡이가 필요한 사회 초년생이라면 KB증권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인 ‘마블미니(M-able mini)’가 도움이 된다. 주식투자에 관심을 가진 청년들을 위해 국내주식 대상 ‘주식 선물하기’ 서비스를 지난해 11월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5월부터 해외주식으로 확대됐다.1000원으로 시작하는 쉬운 해외주식 투자지난해 8월 선보인 ‘마블미니’는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 아래 주식거래에 해당하는 기능과 콘텐츠만으로 간소하게 구성됐다. 해외주식 소수점 매매 등 편리한 서비스를 갖추고 있어 현재 85만 건이나 다운로드 됐다. 지난해 12월 개시된 해외주식 소수점 매매는 미국 고가(高價) 주식을 ‘1000원 단위’의 소액으로 살 수 있다. 1주 단위로 거래되는 기존 매매 방식과 달리 원화를 기준으로 소수점 단위의 주식을 사고파는 방식이다. 주당 수백만 원이 넘는 미국 글로벌 주식을 1000원 단위로 살 수 있어 소액투자 고객들도 글로벌 주식을 원하는 금액만큼 사들여 모을 수 있다. 소수점 구매 가능한 미국 주식과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300여 개 종목이 제공된다. 최소 금액은 1000원 단위로 24시간 언제든지 주문과 취소가 가능하다.‘마블미니’는 해외주식 장기 투자에 특화된 1000원 단위 ‘적립식 구매’를 지원하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한 번에 10종목을 동시에 선택해 종목별 비중(금액)을 조정하고 포트폴리오 기반의 정기 구매를 할 수 있다. ‘적립식 구매’는 월급을 미국 우량주로 저축하려는 20¤30대 투자자에게 적합하다.‘마블미니’ 고객들은 해외 주식을 거래할 때 환전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 2019년 1월 업계 최초로 선을 보인 ‘글로벌원마켓’ 서비스를 기반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미리 달러로 환전하지 않아도 원화(KRW)로 해외주식을 살 수 있다. 매매 때 환전 수수료도 없다. ‘글로벌마켓’ 가입은 현재 131만 계좌를 넘어서 해외주식 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보여준다.라이브방송도 보고 주식거래도 하고마블미니의 다른 특징은 최근 쇼핑업계의 새로운 트렌드인 라이브커머스를 주식거래에 접목시켰다는 점이다. 주식전문가가 출연하는 증권방송을 실시간으로 보면서 방송 중에 언급되는 종목을 바로 매매할 수 있고, 실시간 채팅에도 참여할 수 있다. ‘그때 샀다면’ ‘충전 미션’ 등의 기능으로 시각적 재미 요소를 가미했다. ‘그때 샀다면’은 고객이 현재 관심을 가지고 있는 종목의 현재가에 핀을 꽂아 종목 가격의 변동을 관찰할 수 있다. 핀을 꽂은 날과 ‘오늘’의 현재가를 비교해 주식 가격의 등락 정도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첫 화면에 뜨는 ‘충전하기’ 박스는 주식 입문자들이 계좌에 투자금을 입금해야 한다는 것을 안내해준다. 금융 MTS에 게이미피케이션 요소를 접목한 것으로 게임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게이지가 차는 방식의 디자인을 적용했다. 이밖에 로그인 없이 실시간 종목시세를 제공한다. 대다수 증권사의 MTS가 종목 시세를 보려면 로그인 절차를 거쳐야 실시간 시세를 조회할 수 있는 것과 달리 ‘마블미니’는 별도 로그인 없이도 실시간 시세를 볼 수 있도록 화면을 열어놨다. MZ 세대를 위한 신규 브랜드 ‘깨비증권’‘주식 선물하기’는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다른 사람에게 선물하는 서비스다. 상대방의 계좌번호를 모르더라도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만 알면 주식을 선물할 수 있다. ‘마블미니’ 및 ‘마블’ 앱의 주식 선물하기 화면에서 가능하며 1일 300만 원까지 가능하다. 주식과 함께 간단한 메시지도 보낼 수 있어 생일 입학 졸업 등 기념일에 축하를 전할 수 있다.KB증권은 MZ세대와 새롭게 소통할 수 있는 브랜드 닉네임으로 ‘깨비증권’을 선정했다. 새로운 투자자로 부상하고 있는 MZ세대들에게 친숙하고 편안하게 다가가기 위한 ‘부캐(부캐릭터)’의 개념이다. 광고는 청춘, 생각, 일상을 담은 가사와 소신 있는 모습으로 MZ세대의 공감을 받는 가수 AKMU(악뮤)를 모델로 발탁했다. KB증권 관계자는 “KB증권이 익숙하고 보편적인 이미지를 가졌다면 신규 브랜드 ‘깨비증권’은 젊고 감각적이며 신선한 이미지를 대변한다”고 말했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2022-05-30 03:00
디즈니, ‘꿈의 동산’에서 ‘이념 전쟁터’가 됐다[정미경의 이런영어 저런미국]미국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하십니까. 영어를 잘 하고 싶으십니까. 그렇다면 ‘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으로 모이십시오. 여러분의 관심사인 시사 뉴스와 영어 공부를 다양한 코너를 통해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공간입니다. 아래 링크로 구독 신청을 해주시면 매주 월요일 아침 7시 뉴스레터를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뉴스레터 신청 미국 문화 아이콘 ‘미키 마우스’는 요즘 피곤합니다. 뜨거운 정치 논쟁의 한가운데 서게 됐기 때문입니다. 해외여행이 정상화되면 미국행을 계획하는 한국인들이 많습니다. 플로리다의 디즈니월드에 가면 미키 마우스를 비롯해 도널드 덕, 백설공주, 피터팬 등 수많은 디즈니 명작들의 캐릭터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지금 미국 정치권에서 벌어지는 디즈니 논란 때문에 디즈니월드 이용료가 높아져 애꿎은 소비자들만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소식도 들려옵니다.●디즈니, 이념 전쟁터가 되다“Christ, they‘re going after Mickey Mouse.”(맙소사, 저들이 미키 마우스를 노리고 있다)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한 정치 행사에서 “미키 마우스”를 입에 올렸습니다. 한달 넘게 여론을 달구고 있는 디즈니 논란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꺼리다가 처음으로 입을 연 것입니다.우선 ’go after‘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옵니다. 한국인들은 ’after(후)‘를 ’before(전)‘와 대비시켜 시간상의 개념으로 보는 경향이 강합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뒤‘라는 공간적 개념으로 더 많이 씁니다. 여기서도 ’go after‘는 ’뒤를 따라가다‘는 뜻입니다. ’뒤를 따른다‘는 것은 긍정 부정의 의미를 모두 포함합니다. 좋아서 쫓아가는 것일 수도 있고, 뭔가 의심스러워서 뒤를 추적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상황에 맞게 의미를 따져봐야 합니다. 예컨대 미국인들은 “Go after your dreams”라는 격려용 멘트를 좋아합니다. “네 꿈을 좇아라”는 긍정의 의미입니다. 반대로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크라이스트(Christ)”라는 탄식으로 시작하는 것으로 봐서 좋은 뜻일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노리다‘ ’겨냥하다‘는 뜻입니다. ’정조준하다‘라는 뜻도 됩니다. 얼마 전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집권 재벌들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을 때 ’The US goes after Putin‘s oligarches (미국이 푸틴 측근 재벌들을 정조준하다)’라는 기사 제목이 많았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화당의 저급한 정치 공세가 만인에게 꿈을 주는 해피 캐릭터인 미키 마우스까지 겨냥하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 한 것입니다. “I missed the mark in this case but am an ally you can count on.(이번에는 내가 잘못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든든한 협력자가 되겠다)” 디즈니 논란의 시초는 디즈니와는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다만 디즈니월드의 본거지가 있는 플로리다에서 시작됐습니다. 얼마 전 플로리다에서는 공화당 소속 론 드샌티스 주지사의 주도로 ‘부모의 교육권리 법안’이 만들어졌습니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저학년생에게 성적 취향과 성 정체성에 대한 교육을 금지시키는 내용입니다. 일명 ‘게이 발설 금지(Don’t Say Gay)‘ 법안으로도 불립니다. 성적 소수자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인권단체들이 반대했지만 주 의회를 통과했고 주지사 서명까지 마쳤으며 7월부터 시행에 들어갑니다. 그러자 디즈니가 법안에 반대 의사를 밝혔습니다. 디즈니는 디즈니월드에 7만7000여명의 직원을 거느린 플로리다 최대 고용 기업이기 때문에 발언권이 강합니다. 디즈니를 이끄는 밥 체이펙 최고경영자(CEO)는 당초 이 법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침묵하고 회사 명의의 입장도 내지 않겠다고 밝히는 등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다가 직원들이 단체로 반발하자 입장을 바꿨습니다. 그는 최근 ’직원에게 보내는 글‘에서 “내가 여러분들을 실망시켰다. 미안하다(I let you down. I am sorry)”고 사과했습니다. 리더가 자신의 실수를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어서 체이펙 CEO의 진솔한 사과는 “신선하다”는 평을 받았습니다.편지는 이렇게 끝을 맺습니다. “이번에는 내가 틀렸다. 하지만 다음부터는 나를 믿어도 된다.” ’miss the mark‘는 ’과녁을 벗어나다‘는 뜻입니다. 우회적인 방법으로 다시 한번 사과한 것입니다. 마지막 문장은 미래지향적 메시지로 장식합니다. CEO라는 리더의 위치가 아닌 ’협력자(ally)‘라는 단어를 써서 직원들과 함께 호흡하는 동료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영어 사과문은 어떻게 쓰는지 궁금하다면 참고할만한 정석입니다.“Hey Disney, we are ready for Mountain Disneyland. We will grant Mickey and Minnie full asylum in Colorado.”(이것 봐 디즈니, 콜로라도에 디즈니랜드를 마련해줄게. 미키와 미니한테 정치적 망명도 허용해주고) 체이펙 CEO는 단지 사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법안 무효화, 공화당 정치인들에 대한 정치자금 기부 중단 등 구체적인 행동방안도 내놓았습니다. 매년 디즈니로부터 5만 달러의 기부금을 받아온 드샌티스 주지사는 디즈니의 도전에 ’괘씸죄‘를 적용했습니다. 1967년 지정된 디즈니월드에 대한 자치구 혜택을 종료시키겠다는 카드로 반격했습니다. 이 법안도 통과됐고 내년부터 적용되면 디즈니는 막대한 세금 부과와 영업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일반 패키지 기준으로 하루 100~150달러 선인 디즈니월드 이용료도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 시점에서 콜로라도 주지사의 트윗 유머가 화제입니다. 재러드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는 상심한 디즈니에게 “우리는 다 준비됐으니 콜로라도로 옮겨오라”는 콜을 보냈습니다. 미국 부자들의 겨울 휴양지인 아스펜 등이 가진 콜로라도는 매력적인 관광지입니다. 콜로라도는 미국에서 가장 산악지대가 발달한 곳인 만큼 디즈니를 위해 “마운틴 디즈니랜드”라는 작명 센스까지 발휘했습니다. 여기에 플로리다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한 미키마우스와 미니마우스에게 망명을 허용하겠다(grant asylum)는 제안은 덤. 폴리스 주지사의 트윗은 양측의 팽팽한 다툼 속에서 고개를 드는 협상 여론을 농담으로 풀어낸 것입니다. 국민들은 “이제 그만 싸워라”고 말하고 싶은 것입니다. 미국 정치는 원칙을 고수하다가 파국을 맞기보다 적절한 시점에 타협하는 것을 패배가 아닌 양쪽 모두의 승리로 간주합니다. ● 명언의 품격탑스토리와 관련된 명언을 알아보는 코너입니다. 오늘은 디즈니가 탄생시킨 캐릭터의 명언을 알아보겠습니다. ’신데렐라‘ ’미녀와 야수‘ ’알라딘‘ 등 수많은 디즈니 명작들이 있지만 미국인들은 유독 ’라이언 킹‘을 좋아합니다. 어린 사자 심바가 아버지를 잃은 뒤 밀림에서 여러 인물과의 관계성을 통해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내적 성장을 이뤄가는 과정이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극중에서 특히 심바에게 삶의 지혜를 알려주는 개코원숭이 라피키는 명언 제조기로 통합니다. 미국에서는 ’라피키 어록‘도 많이 돌아다닙니다. 라피키는 심바에게 과거와 맞서는 법을 알려줍니다. “The past can hurt. But the way I see it, you can either run from it, or learn from it.”(과거는 아플 수 있어. 하지만 말이야, 그 과거로부터 도망칠 수도 있고, 배울 수도 있어) 과거는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과거를 부정할 지, 극복할 지는 개인의 선택이라는 내용입니다. 미국인들이 이 교훈을 글로 읽기보다 소리를 내서 낭독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런(run)-런(learn)의 비슷한 발음을 대비시키면 극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실전 보케 360°미국인들이 즐겨 쓰는 단어 위주로 실생활 영어를 알아보는 코너입니다. 실전 영어를 익힐 수 있는 좋은 방법은 관심 있는 영어권 인물의 소셜미디어를 팔로우하는 겁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소셜미디어를 애용하고 자주 트윗을 올립니다. 그래서 최근 아예 트위터를 인수하기로 했나 봅니다. 머스크는 또 다른 억만장자 빌 게이츠와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얼마 전 주식 공매도 때문에 다툼이 있었습니다. 머스크는 빌 게이츠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자주 트위터를 통해 드러내왔습니다. 빌 게이츠와 어떤 사이인지 궁금해 하는 팔로워들을 위해 이런 트윗을 올렸습니다. “My conversations with Gates have been underwhelming tbh.”미국인들은 “티비에이치(tbh)”라고 흔히 말합니다. ’to be honest‘의 줄임말로 ’솔직하게 말해서‘ ’거짓말 보태지 않고‘의 뜻입니다. ’honestly‘라는 부사형으로 바꿔도 됩니다. 비슷한 의미로 ’frankly‘가 있습니다. 하지만 ’frankly‘는 남을 불편하게 할 수 있을 정도의 노골적인 솔직함을 의미하기 때문에 조심해서 써야 합니다. 머스크는 빌 게이츠의 마음을 상하게 할 일은 없으니까 ’tbh‘ 정도가 적당합니다. 우리가 상대로부터 감동을 받거나 기쁜 마음을 가지려면 일정 수준의 감정선을 넘어야 합니다. 그 선을 넘으면 ’overwhelm‘(오버웰름), 넘지 못하면 underwhelm(언더웰름)’이 됩니다. 우리나라는 먹방이 유행이지만 미국은 음식 평론이 발달했습니다. 평론가가 레스토랑의 음식 수준을 평가하는 단어 중에 ‘underwhelming’이 자주 등장합니다. ‘실망스럽다’ ‘기대에 못 미친다’는 겁니다. 머스크는 많은 사람의 기대와는 달리 빌 게이츠와의 대화들이 시시했고 감동도 받지 못했다면서 은근히 ‘깝니다.’ 반대로 “감동 먹었어” “벅차올라”는 “I‘m overwhelmed!”라고 하면 됩니다. ● 이런 저러 리와인드동아일보 지면을 통해 4년 이상 연재됐던 ’정미경 기자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칼럼 중에서 핵심 아이템을 선정해 그 내용 그대로 전해드리는 코너입니다. 최근 디즈니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최근 몇 년 사이 미국 기업들은 정치 이슈에서 자기 목소리를 분명히 내고 있습니다. 미 조지아 주에서 있었던 선거법 개정에 관한 내용을 소개합니다. 선거법이 인종차별적 소지가 높은 방향으로 개정되자 조지아 주에 본거지를 둔 기업들이 반대 운동에 돌입했습니다. 2021년 4월 12일 칼럼▶“You can’t have it both ways.”(양다리를 걸치면 안 되지) 미국이 선거법 문제로 시끄럽습니다. 조지아 주 선거법 때문입니다. 공화당이 주도하는 조지아 주 의회는 최근 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투표 시간 및 장소, 신분 확인 규정 등을 강화하는 내용의 개정안은 흑인의 투표권을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반발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평소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데 소극적이던 기업들은 반대 성명을 냈습니다.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는 반대 표시로 조지아에서 열릴 예정이던 올스타전을 콜로라도 주로 이전해 개최하기로 했습니다. “This is Jim Crow on steroids.” 흑인 지지층이 많은 민주당은 개정안에 반대합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스테로이드 주사 맞은(on steroids) 짐 크로법이다”라며 흥분했습니다. 짐 크로는 1800년대 연극에 등장했던 흑인 극중 인물의 이름입니다. 과거 남부에서 많이 만들어졌던 인종차별법을 짐 크로법이라고 합니다.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았다(on steroids)’는 것은 ‘기능이 강화됐다’는 의미입니다. 개정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짐 크로법보다 인종차별적 요소가 더 강하다는 것입니다. “Are you listening Coke, Delta, and all!” 개정안을 주도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코카콜라, 델타항공에 단단히 화가 났습니다.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 본사를 둔 ‘지역 기업’들이 반대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는 최근 발표한 성명에서 “코크, 델타, 그리고 너희 모두 내 말 듣고 있는 거지!”라며 분노를 폭발시킵니다. 이 기업들에 대한 보이콧을 촉구하겠다는 겁니다. “Georgia companies can‘t have it both ways.”속사정을 들여다보면 복잡합니다. 개정안이 처음 입안되고 상정되는 과정에서 기업들은 별로 반대 목소리를 내지 않았고, 심지어 은근히 지지 태도까지 보였습니다. 그렇다가 개정안이 막상 통과된 후 사회적 반발이 거세지고 불매운동까지 벌어지니까 반대 활동에 나섰습니다. 그래서 시민단체들은 “기업의 두 얼굴”이라며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한 시민단체 대표는 “조지아 기업들은 양쪽을 다 가질 수 없다”며 정곡을 찌릅니다. ’Have it both ways‘는 ’이쪽 저쪽 다 가지다,‘ 즉 ’양다리를 걸치다‘라는 뜻입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2022-05-28 12:00
“책임감 배려심 갖춘 21세기형 리더로 키운다”“공부와 운동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법을 배웠습니다. 스스로에게 맞는 생활 패턴을 연구하면서 책임감을 길렀습니다.” “자기 주도적 습관을 익히게 됐습니다. 여기서는 혼자 힘으로 해결해야 할 일이 많으니까요.” 13일 가랑비로 안개에 싸인 제주도 서귀포시의 국제학교 세인트존스베리아카데미 제주(SJA 제주)는 이국적인 분위기가 풍겼다. 캠퍼스를 찾았을 때 막간의 쉬는 시간을 이용해 외국 학생과 한국 학생들이 어울려 농구를 하고 있었다. 도서관에서 만난 이재홍 군과 양서연 양은 “모범생” “우등생”이라고 불리기에 손색이 없는 학생들이다. 이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개교 후 줄곧 기숙사 생활을 해왔다는 것이다. 10대 후반 나이에 의젓함과 발랄함을 동시에 갖춘 이들에게 요즘 학부모들의 관심사로 떠오른 국제학교 기숙사 경험담을 들어봤다. ● 다양한 활동 즐기며 리더십 배운다 최근 글로벌 교육 도시 제주에서 해외 유명 학교 수준의 교육을 받고 외국 문화도 접할 수 있는 국제학교들이 각광받고 있다. 교육청의 인가를 받은 국제학교들 중에서 SJA 제주는 가장 최근인 2017년 설립됐고 미국적인 교육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이 학교는 미국식 학제에 맞춰 유치원(만 3세반)부터 우리나라 고3에 해당하는 12학년까지 1050여 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이 중 120명 가량이 기숙사에 살고 있다. 기숙사는 6학년부터 입소가 가능하며, 중고등학생 중 기숙 학생 비율은 20%다. 남학생과 여학생 기숙사는 분리돼 있다. SJA 제주는 서울 등 대도시 출신 학생들이 상당수를 차지하기 때문에 거주 문제는 학교 설립 때부터 학부모들의 주요 관심사였다. 기숙사가 매력적인 이유를 꼽으라면 단체생활을 통해 책임감, 공동체정신 등 21세기형 리더로 키우는 데 적합한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더그 졸리 기숙사 총사감은 “독립적인 학업능력, 다양한 여가활동 기회를 중시하는 부모들은 기숙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고 말했다. 가을 학기에 미국 명문 사립대 에모리대 입학을 앞둔 이 군은 기숙사 터줏대감에 만능 스포츠맨이기도 하다. 고등부 졸업반인 그는 기숙사 생활의 가장 큰 추억을 “주말활동과 방과후 활동 시간에 스포츠를 즐기면서 공부 스트레스를 푼 것”이라고 말했다. 훤칠한 키의 이 군은 학교 축구팀 주장을 맡고 있다. “몇몇 기숙사 친구들과 만든 축구팀이 학교 대표팀으로 성장했습니다. 대입 원서를 쓰느라 바쁜 가운데서 팀을 이끌면서 책임을 미루지 않는 법, 소통의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SJA 제주에는 주말을 기숙사에서 보내는 학생들을 위해 다양한 여가활동이 마련돼 있다. 최근에는 ‘도시어부’처럼 배를 타고 서귀포 앞바다로 낚시를 나갔다. 이 밖에 바비큐 파티, 자전거 타기, 댄스 대회, 국립제주박물관과 같은 역사장소 탐방 등 청소년들이 즐길 만한 프로그램이 주말마다 펼쳐진다. 이 군은 “학생들이 하고 싶은 일, 가고 싶은 곳의 아이디어를 내면 선생님들이 최대한 반영해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신다”고 말했다. ● ‘열공’ 분위기 이브닝 스터디 10학년(고1)의 양서연 양도 운동을 좋아하기는 마찬가지다. 아담한 체구에도 학교 여자 배구팀의 핵심 멤버로 활약하며 강스파이크를 내리 꽂는다. 하지만 양 양은 기숙사의 장점으로 공부를 꼽았다. 학업 성적이 뛰어난 그는 “기숙사에 살면서 ‘이브닝 스터디’가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주5일 도서관에서 열리는 이브닝 스터디는 기숙 학생을 대상으로 한 야간 자율학습이다. “선생님 4명이 매일 교대로 스터디에 참가하시기 때문에 숙제나 자습 중에 모르는 문제를 그때그때 질문할 수 있어 좋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기숙사가 학생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챙기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도 기분이 좋다”고 했다. 장염 등으로 인해 세 차례 크게 아픈 적이 있었다는 그는 “부모님이 올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간호사에게 연락해 신속한 처치를 받았다”고 말했다. 기숙사에 간호사들이 주말을 포함해 24시간 상주하고 있으며 캠퍼스에는 주기적으로 순찰을 도는 경비 시스템이 가동된다. 이 군과 양 양은 기숙사 생활에 대한 부모님의 반응에 대해 “방학 때 집에 가면 ‘대견하다’는 칭찬을 자주 듣는다”고 말했다. 앞으로 사회생활에서 필요한 자립심을 기숙사를 통해 더 일찍 기를 수 있다는 것이다. SJA 제주 기숙사는 학생 관리 감독, 활동 프로그램 운영 등을 담당하는 총15명의 사감교사(총사감 1명, 사감교사 14명)를 두고 있다. 기숙사 비용과 운영 방식, 학교 입학 정보 등은 홈페이지에 실려 있다.실수해도 좋습니다… 거기서 배우니까요미니 인터뷰 SJA 제주 고등부 저스틴 보이드 교감 “우리는 문제에 부딪혔을 때 분석을 할 줄 알고 질문을 할 줄 아는 학생을 키우고자 합니다. 정답을 외우는 학생은 원치 않습니다.” 세인트존스베리아카데미 제주(SJA 제주) 고등부의 저스틴 보이드 교감은 학교가 원하는 인재상을 이렇게 밝혔다. 개교 멤버로 고등부 영어 교사를 거쳐 8월부터 고등부 교장으로 활동할 예정인 보이드 교감으로부터 기숙사 프로그램과 학교 전반에 대해 들어봤다.-기숙사가 어떻게 리더십 개발 기회를 제공해주나. “제 시간에 일어나고 세탁물을 스스로 챙기며 일과시간을 지키는 것은 기숙사 생활의 기본이다. 이를 통해 리더십에 필요한 책임감을 가지게 된다. 또한 학생들은 기숙사 위원회를 스스로 조직해 각종 행사를 계획하고 문제를 해결한다.” ―‘학교의 질은 선생님에게 달려있다’는 말이 있다. SJA 제주의 교사들에 대해 알려 달라. “현재 총 교원 수는 163명으로 교사 1명당 학생 6.5명꼴이다. 담당 학생 수가 적기 때문에 개인에 대한 관심이 가능하다. 수업은 영어로 진행되는데 학생들로부터 ‘선생님이 너무 친절하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교사는 학생 개개인의 자질에 주목하고 관심사를 찾아내는 멘토 역할이다. 학생을 ‘문제(problem)’가 아니라 ‘멘티(mentee)’로 대한다.” ―이 학교의 대표적 커리큘럼인 ‘캡스톤 프로젝트’가 뭔지 설명해 달라. “미국 현지의 많은 학교들이 도입한 시스템이다. 각 학부의 마지막 학년인 5(초등), 8(중등),12(고등) 학년생들이 수행하는 과제다. 학생 스스로 관심 주제를 정하면 교사가 조언을 해준다. 그러면 학생은 혼자의 힘으로 자신의 프로젝트가 어떻게 지역사회에 영향을 미칠지 등에 대한 연구를 해나간다. 마지막 수업에서 결과물을 프레젠테이션 형식으로 발표하거나 전시한다. 결과물의 콘텐츠보다 분석적 사고 능력을 기른다는 것이 핵심이다.”―학부모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이 학교는 안전한 곳이고 배려하는 곳이라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기존 사고의 틀과 생활방식 등에 도전을 제기하는 곳이 될 것이다. 다양한 커리큘럼과 활동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에게 지적이고 문화적인 자극을 줄 것이다.” 제주=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2022-05-19 03:00
교사-훈련생 매칭한 ‘아우스빌둥’… 팀워크-문제해결능력은 가속페달“처음엔 어색했지만 이젠 가족 같은 유대감이 생겼습니다.” BMW 코리아 공식 딜러인 도이치모터스의 서울 성수서비스센터에서 근무하는 이준영 씨(24)는 아우스빌둥 합격 후 처음 트레이너를 만났을 때를 이렇게 기억했다. 독일식 직업훈련교육 프로그램인 아우스빌둥은 훈련생(트레이니)과 훈련교사(트레이너)를 짝지어 주는 ‘매칭 시스템’이 작동한다. 훈련생은 프로그램 시작 때 맺어진 교사와 5년간 한 팀을 이뤄 자동차 정비 등 관련 기술을 전수 받는다. 이 씨와 짝을 이룬 정선오 훈련교사(38)는 “현장근무 기간뿐만 아니라 학교(전문대) 공부를 하고 군 정비병 복무를 할 때도 잘 적응하고 있는지 훈련생들을 수시로 점검한다”고 말했다. 2017년 아우스빌둥을 도입한 BMW 코리아는 트레이닝 시스템을 모범적으로 운영한다는 평을 듣는다. 현재 도이치모터스에는 훈련생 58명, 교사 22명이 활동하고 있다. 교사 1명당 훈련생 2.6명꼴이다. 박종우 도이치모터스 부장은 “소수정예 시스템에서 서로를 동료로 인식하고 동반 성장하는 관계가 맺어진다”고 말했다. 훈련생 합격이 쉽지 않듯 교사가 되는 길도 만만찮다. 교사는 본인 고유의 테크니션 업무와 훈련생 교육 업무를 동시에 맡는다. 희망자는 ‘TtT(Train the Trainer)’라고 불리는 2주간 100시간의 집중교육을 받는다. 정비 기술, 트레이너로서의 마음가짐, 조직 생활 이끌어주기, 기술전수법 등이 포함된다. 이후 필기와 실기시험을 거쳐야 하고 매년 재교육을 받는다. 힘든 과정임에도 훈련교사 지원자가 많은 것은 전문기술 전수라는 사명감 외에 경영직 진출 기회가 열려 있기 때문이다. 경력 13년차인 정 교사는 “내 분야 최고의 테크니션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서비스센터 지점장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교육은 독일 BMW 본사의 커리큘럼을 기반으로 토론식으로 이뤄진다. 기자가 현장을 찾았을 때도 이 씨와 정 교사는 머리를 맞대고 BMW 자동차 내부를 들여다보며 토론을 하고 있었다. 김영진 한독상공회의소 부장은 “아우스빌둥의 핵심은 지식이 아니라 문제 해결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팀워크의 힘이 나온다”고 말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2022-05-18 03:00
직업훈련 ‘아우스빌둥’ 기업·학생 “모두 윈윈”《독일식 인력 양성 프로그램인 아우스빌둥 (Ausbildung)이 2017년 국내 도입 후 올해 첫 졸업생을 배출한다. 직업계 고교생들에게 전문 경력 개발의 기회를 제공하는 아우스빌둥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와 BMW 코리아의 사례로 소개한다.》 “고교 시절 방황했습니다. 하지만 아우스빌둥에 참여한 뒤 마음을 잡았습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공부했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공식 딜러인 한성자동차 대전유성서비스센터에 근무하는 전한별 씨(24)는 지난 5년간의 아우스빌둥 과정을 이렇게 말했다. 아우스빌둥은 일과 학습을 결합시킨 독일식 직업교육훈련 프로그램이다. 기업이 고교 3학년생을 선발해 현장 실무 교육과 대학 이론 교육을 7 대 3 비율로 3년간 진행한다. 국내에서는 2017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와 BMW 코리아가 처음 도입해 현재 포르쉐, 아우디 등을 포함한 7개 독일계 자동차 브랜드가 480여 명의 훈련생(트레이니)을 키우고 있다. 한국은 군 복무 기간이 포함되기 때문에 5년여 코스로 운영된다. 프로그램 참여 기업들은 “우리 필요에 맞는 교육 커리큘럼을 짜기 때문에 현장 적응력이 빠른 기술 인력을 키울 수 있다”고 말한다. 훈련생 입장에서는 아우스빌둥을 수료하면 시험을 거쳐 해당 기업에 정규직 취업이 보장된다. 벤츠 BMW 등 일류 독일 기업에서 미래를 펼칠 수 있다는 매력에 아우스빌둥 준비반까지 운영하는 고등학교도 적지 않다. 매년 4, 5월 한독상공회의소를 통해 지원 공고가 나온다. 직업계 고교의 자동차 및 기계학과 3학년생, 또는 인문계 고교라도 정비 관련 자격증이 있으면 지원할 수 있다. 필기시험과 면접을 거쳐 9월 합격자가 선발되면 해당 기업과 훈련 근로계약을 맺고 일정 급여와 4대 보험 혜택을 받는다. 전 씨는 현장 실습에서 벤츠 로고와 함께 자신의 이름이 선명하게 새겨진 검은색 유니폼을 지급받던 날을 잊지 못한다. 그는 “내 돈을 거의 들이지 않고 한 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전 씨와 같은 1기 훈련생 60여 명은 20일 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수료식을 갖는다. 수료자에게는 3개의 증서가 주어진다. 독일연방상공회의소와 한독상의가 발급하는 아우스빌둥 인증서와 해당 기업이 부여하는 자체 자격(레벨) 인증서, 국내 협력 대학(현재 4개 전문대)의 전문학사 학위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김나정 상무는 “군 복무는 병무청과의 협의를 통해 취업 맞춤 특기병 제도를 활용해 자동차 정비병으로 근무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배움의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했다”고 말했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2022-05-11 03:00
관리법부터 재배품목까지… “청년 부농의 꿈 스마트팜으로 이루세요”“설치 비용부터 관리 방법, 재배 품목까지 궁금한 것은 너무 많지만 정보를 구할 수 있는 곳은 별로 없어요.” 지난해 귀농한 A 씨(28)처럼 ‘스마트팜’(지능형 농장)에 대해 궁금한 영농인들은 많지만 친절하게 알려주는 곳은 드물다. ‘스마트팜 청년창업 보육센터’를 통하면 미래 농업으로 각광받는 스마트팜에 대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스마트팜 청년창업 보육센터’ 교육생을 5월 31일까지 모집한다고 밝혔다. 보육센터는 스마트팜 관련 농·산업체 취업과 창업을 원하는 청년에게 최대 20개월 동안 장기 교육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만 18∼39세(주민등록상 1982년 1월 1일∼2004년 12월 31일 출생자)의 대한민국 국적 소지자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으며 수강료는 무료다. 교육은 이론과 실습으로 나뉜다. 먼저 스마트팜 농업 기초, 정보기술 및 데이터 분석 등 이론 교육이 2개월(180시간 이상) 동안 진행된다. 이후 보육센터 실습장 등을 활용하는 교육형 실습 과정 6개월(480시간 이상), 자기 책임 아래 전 주기 동안 스마트팜을 경영해 보는 경영형 실습 과정 1년(960시간 이상)으로 구성된다. 교육은 △전북 김제 △전남 고흥 △경북 상주 △경남 밀양 등 전국 4곳에 마련된 스마트팜 혁신밸리의 보육센터에서 진행된다. 1단계 적격 심사, 2단계 서류, 3단계 면접을 통해 7월 말 교육생을 뽑는다. 8월 오리엔테이션을 거쳐 9월부터 교육을 실시한다. 수료자에게는 스마트팜 혁신밸리 내 임대농장(3년·수행 실적 우수자 대상) 우선 입주, 스마트팜 종합자금 대출 신청 자격 부여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자세한 내용은 ‘스마트팜코리아에 게시된 교육생 모집 공고문을 확인한 후 스마트팜 콜센터나 지역별 보육센터로 문의하면 된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2022-05-04 03:00
국내 최다 24개국 진출… ‘리딩 글로벌 뱅크’로 우뚝‘리딩 글로벌.’ 금융의 경계를 넘어 세계로 도약하기 위한 하나금융그룹의 전략이다. 구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 같은 전략에 걸맞은 실적을 내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2021년 말 기준 국내 금융그룹 중 가장 많은 24개국에 진출해 있다. 213곳에 달하는 해외지점과 현지법인 등에서 4603명의 글로벌 인원이 근무하고 있다. 글로벌 이익도 꾸준히 늘어 과거 3년간 평균 20%를 상회하는 높은 이익증가율을 보였다. 2021년 글로벌 이익은 6871억 원으로 전년 대비 23.6% 늘었다.중국 알리바바 등 제휴로 비대면 대출 63% 증가주목할 만한 것은 2019년 하나은행이 1조 원을 투자해 15% 지분을 인수한 베트남 국영은행 BIDV(개발산업은행)의 실적이다. 하나금융그룹과 BIDV는 리테일 뱅킹 확대, 포트폴리오 다변화, 리스크 관리 개선, 영업 시너지 창출을 핵심 추진 사항으로 설정했다. 한국에서 파견된 시너지추진단을 중심으로 40여 개 세부 과제를 수행해왔다.그 결과 BIDV 실적은 2021년 대폭 개선돼 관련 지분법 이익은 전년 대비 487.3% 늘어났다. 32% 수준이던 리테일 비중은 2021년 기준 38%로 증가하는 등 전통적으로 기업뱅킹에 편중돼 있던 BIDV의 체질이 변화되는 성과를 보였다.BIDV의 자산은 2021년 말 기준 1720조 동(약 91조 원)으로 전년 대비 16.3% 증가했다. 수익성도 개선돼 2021년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50.1% 증가한 10조8000억 동(약 5410억 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그룹의 지분법 이익도 1201억 원에 이른다.중국에서는 현지 금융기관 대비 부족한 대(對)고객 채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디지털 전략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하나은행 중국법인은 2020년부터 중국의 유명 온라인 플랫폼인 알리바바, 시트립 등과의 제휴를 통해 비대면 개인 대출을 시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21년 말 기준 중국법인 비대면 개인 대출 잔액은 전년 대비 63.3% 증가한 약 1조1000억 원, 이용 손님 수는 전년 대비 43.3% 증가한 68만 명을 나타냈다. 2021년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 바이두와 제휴를 맺었다. 하나은행 인도네시아법인은 2021년 7월 글로벌 정보기술 기업인 라인과의 제휴를 통해 국내 최초 모바일 기반 해외 디지털 은행인 라인뱅크를 개설했다. 라인뱅크는 시장에서 선보인 지 6개월 만인 2021년 말 신규 손님 수 30만 명을 돌파해 당초 목표였던 20만 명을 크게 뛰어넘었다. 이 같은 초기 성공을 기반으로 2022년 3월말부터 비대면 개인대출 서비스를 시작했다.뉴욕 런던 시드니 등에 IB 데스크 설치아시아와 미주 유럽 등은 시장 환경이 다르다. 따라서 하나금융그룹의 향후 글로벌 전략도 이원화된 체계로 실행된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고성장 아시아 시장에서는 증권, 소비자금융, 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싱가포르에 자산운용사 HAMA를 설립했다. 신설 자산운용사는 동남아시아와 오세아니아를 중심으로 그룹 수익 기반 다양화를 위해 대체투자 자산에 투자할 계획이다. 앞으로 동남아 자산운용 허브로 육성할 방침이다. 투자 상품의 공급자 역할을 맡게 되고, 그룹 관계사 간 협업을 통해 상품 개발, 공급에서부터 대고객 접점에 이르는 금융 밸류체인이 완성된다.하나금융투자는 2021년 3월 베트남 BIDV의 증권 자회사인 BSC의 지분 35%를 인수하기 위해 1400억 원 규모의 지분인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지분투자 이후 하나금투는 BSC의 2대 주주로서 경영 참여를 통해 디지털 전환 및 신사업을 총괄하게 된다. BSC의 디지털 플랫폼 리뉴얼을 통해 모바일 기반의 증권회사로 탈바꿈하는 동시에 베트남 내 ‘톱7’ 증권사로 육성할 계획이다.아시아에서 자회사 설립, 인수합병(M&A) 등의 전통적 방식과 함께 현지 업체에 대한 지분인수와 전략적 제휴 방식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지분투자 및 전략적 제휴 방식은 2019년 BIDV 지분 투자의 성과를 통해 유효성이 입증됐을 뿐 아니라 글로벌 진출 때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인력과 재원, 시간 부족을 만회할 수 있는 효과적 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미주, 유럽, 중동 등의 시장에서는 투자은행(IB), 기업금융이 중심이 된다. 이를 위해 뉴욕 런던 싱가포르 시드니 4개 네크워크에 IB 데스크를 설치했다. 런던 싱가포르 2개 네트워크에는 자금 데스크를 운영하고 있다. 중국법인의 성장을 이끈 플랫폼 제휴 비대면 대출은 제휴 기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다른 지역에도 도입할 계획이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선진 금융시장에서 협업을 통해 자본 규모의 한계를 극복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올해 안에 글로벌 차세대 전산시스템을 모든 해외지점에 도입하고, 국내에서 높은 성과를 거둔 ‘페이퍼리스(종이 없는)’ 시스템을 해외 네트워크에 적용해나갈 방침이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그룹 차원의 글로벌 인재 선발, 육성 프로그램인 GT 제도를 통해 바로 해외근무 투입이 가능한 112명의 글로벌 인재를 확보하고 있다”며 “연말까지 규모를 186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2022-05-02 03:00
롯데유통 부회장 “김상현님으로 불러주세요”최근 서울 중구 소공동에서 대형 유통기업의 계열사 임직원 간담회가 열렸다. 사내 소통 강화를 위해 마련된 이날 회의는 뭔가 다른 모습이었다. 대표가 상석에 앉아 일사불란하게 회의를 주재하는 것이 아니라 참석자들은 직급 구분 없이 작은 책상을 둥그렇게 모아 앉거나 큰 책상에 머리를 맞대고 앉아 격의 없이 대화를 이어갔다. 이런 회의는 첨단 정보기술(IT) 기업에서는 볼 수 있는 광경이지만 보수적 분위기의 롯데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수직적이고 체계적인 조직 문화는 롯데 유통 계열사들을 빠르게 성장시켰지만 지금은 창의적이고 유연한 사고, 효율적으로 일하는 방식이 각광받는 시대다. 변화의 중심에는 지난해 말 임원 인사에서 롯데 유통군 전체를 아우르는 총괄대표로 부임한 김상현 부회장이 있다. 실제 이날 회의는 ‘렛츠(Let’s) 샘물’이라는 명칭의 티미팅 형식으로 진행됐다. 명칭은 김 부회장의 영어 이름(샘)을 따서 ‘샘에게 물어보세요’라는 뜻을 담고 있다. 김 부회장은 자신의 초임 팀장 시절 성공과 실패 경험을 나누며 직원들과 소통했다. 당초 월 2회 이상 진행하기로 했던 티미팅은 좋은 반응을 얻어 3월에 세 차례나 열렸다. 1986년 미국 P&G에 입사해 유통에 발을 들여놓은 김 부회장은 이후 여러 글로벌 기업을 거치면서 소통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터득했다고 롯데 측은 설명했다. 그는 총괄대표 취임 전 직원 게시판에 글을 올렸고, 취임 직후에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나는 샘 킴이나 김상현 님으로 불리는 것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언제든지 경청할 준비가 돼 있다”며 임직원들과의 만남을 제안한 것이 티미팅으로 이어졌다. 롯데 유통군의 또 다른 변화는 3월부터 직급 대신 ‘이름+님’을 활용한 호칭을 도입한 것이다. 호칭 도입을 위해 유통군 임직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직원들의 선호도가 높은 호칭으로 선정했다. 변화의 바람에는 롯데 신동빈 회장의 의지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올 상반기(1~6월) 사장단 회의에서 혁신을 위한 조직 문화 개선을 강조했다. 롯데 관계자는 “김 부회장은 유통군HQ를 중심으로 자유로운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유통 계열사들도 이런 변화에 동참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2022-04-27 03:00
소진공 다다익선 캠페인 ESG로 확대…조봉환 이사장, 전통시장 참여 독려전통시장 고객 서비스 개선 업무를 담당하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기존의 다다익선 캠페인을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분야로 넓힌 ‘다다익선2.0’ 캠페인을 전개한다. 조봉환 소진공 이사장(사진 왼쪽)은 8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 도깨비시장을 찾아 캠페인 활성화를 독려했다. 시행 4년 차를 맞는 다다익선 캠페인은 올해부터 ESG 분야로 확대돼 6개 분야로 운영된다. 기존 5개 실천 분야(결제 편의, 원산지·가격 표시, 환경 개선, 온누리상품권 유통, 화재·안전)와 ESG 전략을 매칭하는 방식이다. 이를테면 환경을 고려해 모바일 결제 수단 활용도를 높여 종이 영수증 없는 전통시장을 만드는 형태다. 조 이사장은 이날 양파망을 재사용해 만든 업사이클링 바구니를 활용해 직접 장보기에 나섰다. 이어 서울지역 특성화 시장 다다익선2.0 캠페인 운영 간담회도 열었다. 공릉동 도깨비시장을 비롯해 7개 서울지역 특성화 시장 상인회장이 참석한 간담회에서는 문화관광형 시장의 우수성과 전통시장 ESG 경영 활성화 방안이 논의됐다. 행사를 진행한 공릉동 도깨비시장은 가격 표시제 활성화를 위해 시장 자체 서포터스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다다익선 캠페인 참여도와 고객 평가가 좋은 점포를 우수 점포로 인증하고 간판을 설치해 준다. 올해는 전체 106개 점포 중 15개 점포가 우수 점포로 선정됐다. 조 이사장은 “봄날을 맞아 전통시장을 많이 찾아 달라”고 당부했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2022-04-13 03:00
“렌즈의 초점은 국민”…오바마 전속 사진사가 말하는 ‘사진빨 잘 받는 대통령’[정미경 기자의 글로벌 스포트라이트]새로 취임하는 대통령은 자신을 보좌할 여러 인재들이 필요합니다. 그 중 한 명이 대통령 전속 사진사입니다. 총리도 장관도 아니고 사진사가 뭐 그리 대수일까요? 뉴욕타임스는 버락 오바마 시대 이후 대통령 사진사의 중요성에 대한 의문은 더 이상 제기되지 않는다고 보도한 적이 있습니다. 똑똑한 사진 한 장은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 국정철학, 성과 등에 대한 열 마디 설명보다 더 많은 메시지를 전해준다는 것입니다. 2020년 뉴욕타임스는 오바마 대통령 전속 사진사였던 피터 수자(68)에 대해 “카메라 렌즈를 통해 바람직한 대통령상을 그려낸 작가”라고 평했습니다. 수자는 2011년 오사마 빈 라덴 제거작전 때 백악관 상황실 모습을 찍은 사진사입니다. 사진 전문가와 정치학자들로부터 “걸작”이라는 찬사를 받은 이 사진을 보면 상황실에 모인 오바마 정부당국자들의 눈은 일제히 현지 작전 영상에 쏠려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희미한 존재’입니다. 정중앙 좌석에서 현지 영상을 상황실 스크린에 띄우는 임무를 맡은 마샬 웹 대령이 ‘주인공 포스’를 풍깁니다. 참석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대통령이 입장하자 웹 대령은 반사적으로 일어나 자리를 양보하려 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여기서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은 당신”이라고 사양하며 구석에 걸터앉았다고 합니다. 1년여에 걸쳐 제거작전 수립을 지시하고 진행과정을 보고 받는 등 총사령관의 역할을 수행했지만 실행 상황이 되자 실무자에게 최대한 길을 터주며 권위에 집착하지 않는 리더의 모습이 사진 속에서 그려집니다. 수자는 당시 상황실 내부에서 1시간 동안 수십 장의 사진을 찍었지만 오바마 대통령에게 초점을 맞출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2020년 다큐멘터리 영화 ‘내가 보는 방식(The Way I See It)’에서 밝혔습니다. 수자의 카메라가 만들어낸 또 다른 오바마 대통령의 이미지는 2009년 백악관 집무실을 방문한 흑인 소년의 사진에서 나타납니다. 국가안보실 직원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백악관을 구경하러 온 5세 소년이 대통령에게 “머리를 만져봐도 되느냐”고 살며시 묻습니다. 소년의 질문에는 “대통령도 나처럼 흑인 특유의 곱슬머리일까”하는 궁금증이 내포돼 있습니다. 처음에는 질문 내용을 잘 알아듣지 못한 오바마 대통령은 “만져 봐, 이 녀석!”하며 기꺼이 고개를 숙여줍니다. 이 사진은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서의 자긍심과 그 이면의 고뇌 등을 함축적으로 표현했다는 찬사를 받았습니다. 훗날 미셸 오바마 여사는 한 강연에서 “흑인 소년이 자신과 비슷한 머릿결을 가진 최초의 흑인 대통령의 머리를 만지며 무슨 생각을 했겠느냐”고 반문한 적이 있습니다. 미셸 여사에 따르면 이 사진은 재임기간 8년 동안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을 드나들 때 가장 잘 보이는 위치에 걸려 있었다고 합니다. 시카고 선타임스 사진기자였던 수자는 2004년 오바마 대통령이 시카고에서 상원의원으로 당선되면서부터 인연을 맺었습니다. 수자는 오바마의 첫 인상에 대해 “초선 상원의원이었지만 카리스마가 예사롭지 않았다”고 합니다. 2008년 오바마 대통령 당선과 함께 백악관에 들어간 수자는 오바마 재임 8년 동안 200만장, 하루 평균 700여장의 사진을 찍었습니다. 가장 많이 찍은 날은 하루 2000장씩 찍었습니다. 수자는 “오바마 대통령은 지근거리에서 연신 셔터를 눌러대도 한번도 중단시킨 적이 없었다”며 “시각적 이미지의 중요성을 아는 영리한 대통령”이라고 다큐 영화 ‘내가 보는 방식’에서 밝혔습니다. 백악관 공보국 소속의 사진팀은 4,5명으로 이뤄졌습니다. 총괄, 행정, 군사, 패션(퍼스트레이디 담당) 등 영역별로 나눠서 활동합니다. 대통령과 사진사는 개인적 유대감이 중요하기 때문에 정권이 바뀌면 사진사도 함께 바뀌는 것이 관례입니다. 수자 역시 2016년 오바마 대통령이 물러나면서 백악관 생활을 끝냈습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 시절에도 높은 인기를 누렸지만 오바마 퇴임 후 더욱 유명해졌습니다. 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혼란스러운 정치를 조롱하는 사회 풍자가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이나 발언이 논란이 될 때마다 이와 비교되는 오바마 대통령의 사진을 기발한 설명과 곁들여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것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녀사냥”이라는 트윗을 날리면 수자는 오바마 대통령이 할로윈 때 마녀 복장을 입은 어린이들에게 사탕을 나눠주는 사진을 올리며 “약간 다른 종류의 마녀사냥”이라는 설명을 붙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배신한 측근을 “개”라고 욕하자 오바마 대통령의 반려견 사진에 “진짜 대통령을 기다리는 진짜 개”라는 설명을 붙였습니다. 수자의 정곡을 찌르는 사진과 설명들은 2018년 ‘비판 날리기: 두 대통령의 초상’이라는 베스트셀러 사진집으로 나왔습니다, 2020년 수자의 작품 세계를 다룬 다큐 영화 ‘내가 보는 방식’도 개봉됐습니다. 수자로 인해 한껏 높아졌던 대통령 사진사에 대한 기대치는 트럼프 대통령 시대가 되면서 크게 줄었습니다. 트럼프 전속 사진사였던 쉬알라 크레이그헤드(46)는 뚜렷한 활동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사상 두 번째 여성 백악관 사진사라는 기대 속에서 출발한 크레이그헤드는 단조로운 행사 사진이나 트럼프 대통령이 정면을 응시하는 증명사진 분위기의 사진들을 주로 찍었습니다. 크레이그헤드의 대표작으로 자주 거론되는 사진은 2019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민주당 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했을 때의 사진입니다. 백악관 회의실에서 펠로시 의장이 백악관 관리들 앞에서 열변을 토하는 모습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며 “고삐 풀린 낸시, 무너져 내리다”라는 설명을 붙였습니다. 펠로시 의장을 조롱하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였지만 오히려 전원 백인 남성들로 이뤄진 트럼프 내각에 맞서 고군분투하는 펠로시 의장의 용기가 사진 속에서 부각됐다는 평을 들었습니다. 크레이그헤드는 훗날 언론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사진을 공개할 지에 대해 일일이 자신의 허락을 거치도록 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사에게 충분히 사진을 찍을만한 개인적 접근도 허용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잦은 선탠 때문에 오렌지색으로 변한 자신의 얼굴 색깔을 밝아 보이게 해달라는 등의 외모 보정 요구를 자주 했다고 합니다. 수자는 오바마 대통령의 사진사로 널리 알려졌지만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전속 사진사로도 활동했습니다. 그는 다큐 영화 ‘내가 보는 방식’에서 오바마-레이건 대통령의 공통점으로 “상대를 존중했고 도덕적으로 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에게 ‘사진을 잘 받는 대통령의 비결’에 대해 묻자 “카메라 렌즈는 자신을 향하지만 결국 국민을 비춘다는 것을 아는 대통령”이라고 답했습니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2022-04-05 14:00
자본시장 선도 미래에셋증권, 글로벌 IB들과 어깨 나란히“미래에셋은 ‘최초’로 통한다.”금융투자업계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말이다. 국내 자본시장에서 미래에셋증권의 위상은 남다르다. 최초 뮤추얼펀드 판매, 최초 랩어카운트 출시, 최초 사모투자펀드(PEF) 모집, 최초 스마트폰 주식매매 서비스 등 다수의 ‘최초’ 기록을 갖고 있다.미래에셋증권은 최근 또 다른 기록을 세웠다. 2021년 금융투자업계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 원과 자기자본 10조 원을 동시에 넘어섰다. 2016년 대우증권을 인수할 때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밝힌 “영업이익 1조 원, 자기자본 10조 원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가 달성된 것이다.영업이익 1조·자기자본 10조 시대 활짝미래에셋증권은 1999년 12월 자본금 500억 원으로 설립됐다. 20년여 만에 200배의 성장을 일궈냈다. 업계에서는 “한국을 넘어 세계 자본 시장에서 글로벌 투자은행(IB)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성장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외적 성장도 눈부시지만 괄목할 만한 성과는 국내 자산 관리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적립식펀드 등 신개념 투자와 자산관리 방법을 제시해 ‘저축’에서 ‘투자’로, ‘직접 투자’에서 ‘간접 투자’로, ‘상품’에서 ‘자산 배분’으로 자본시장의 체질을 바꾸는 데 기여했다. 이 회사의 공격적 행보는 국내 시장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평소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을 강조해 온 박 회장은 2003년부터 홍콩을 교두보로 해외 진출을 시작했다. 미국 등 선진국 시장은 물론 중국, 베트남, 브라질 등 신흥 시장으로 나아가 글로벌 네트워크를 완성했다. 현재 국내 78개 지점 및 세계 10개 지역에 해외법인 11개와 사무소 3곳을 운영하고 있다. 실적 면에서 업계 최초로 2년 연속 연간 영업이익 1조 원을 돌파했다. 2021회계연도(FY)에 영업이익 1조4855억 원, 세전순이익 1조6422억 원, 당기순이익 1조1834억 원(연결재무제표 기준)을 달성했다. 특히 당기순이익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한 점이 눈에 띈다. 국내외 수수료 수입 증가, 리스크 관리를 통한 안정적 운용수익, 대형 기업공개(IPO) 등 다양한 IB 거래의 성공적 수행, 해외법인 수익 기여 등 전 부문에 걸친 고른 성장 덕분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한 해외주식자산 24조7000억 원, 연금자산 24조4000억 원(2021년 말 기준) 등의 성과를 일궜다. 이런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적극 펼칠 수 있게 됐다. 올해 현금배당은 보통주 300원, 1우선주 330원, 2우선주 300원으로 결정했고, 자사주 2000만 주 소각을 진행했다. 약 3622억 원에 달하는 주주환원 정책으로 2021년 8월 약속했던 ‘주주환원성향 30% 이상 유지’ 정책을 뛰어넘는 규모다. 이 밖에 1000만 주 자사주 매입도 진행할 방침이다.AI 기술 접목한 ‘디지털 경영’ 선두주자올해 미래에셋증권은 디지털 혁신에 중점을 두고 있다. 디지털 사업의 키워드를 ‘고객 경험 중심 시프트(Shift)’로 정했다. 종합자산관리 플랫폼 경쟁에서 확고한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기존의 ‘상품’에서 ‘고객 경험’으로 중심 축을 전환한 차세대 모바일 앱을 상반기에 공개한다. 앱에 장착되는 초(超)개인화된 엔진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고도화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최근 선보인 간편결제 서비스인 ‘미래에셋PAY(페이)’도 호평이다. 아이폰 전용 근거리 무선통신(NFC) 서비스인 미래에셋PAY는 매장에 설치된 태그 스티커에 기기를 갖다 대면 1¤3초 만에 결제가 된다. 미래에셋증권 계좌가 없어도 기존에 갖고 있는 신용·체크카드 등록만으로 결제가 가능하다. 종합자산관리 서비스인 마이데이터 사업권을 증권사 최초로 얻어 서비스를 시작했다. 개시 전에 기능적합성 사전 심사와 고객의 금융정보 보호 안정성 등을 검증하는 ‘신용정보원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도 마쳤다. 특히 네이버인증을 도입해 스마트폰에 공동인증서(구 공인인증서)가 없어도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만큼 고객들이 이용하기가 편리해진 것이다. 자산통합조회 서비스도 금융사별, 계좌별 조회 기능에서 벗어나 국내주식, 해외주식, 펀드 등 고객이 보유한 금융상품별로 자산을 분류했다. 이를 기반으로 고객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전방위적으로 분석하는 초개인화 자산관리서비스(Customer 360 View)를 확대하고 있다.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부터 내부적인 ‘스마트워크’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직원별로 태블릿PC와 화상회의 계정을 지급했고 화상회의실도 구축했다. 프린트 출력 없는 회의를 진행하고 회의 내용을 쉽게 공유하도록 한 것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고객을 위해 존재한다’는 고객중심 경영 정신과 부단한 혁신을 통해 자본시장 성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2022-04-04 03:00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45세 이혼 올브라이트 장관의 홀로서기 성공[정미경 기자의 글로벌 스포트라이트]1) 후세인 요르단 국왕에게 전화할 것2) 무사 리비아 정보국장에게 전화할 것3) 제시 헬름스 상원의원에게 전화할 것4) 다른 의원들에게도 전화 돌릴 것5) 중국과의 회담 준비6) 무지방 요거트 살 것최근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장관이 별세했습니다. 대다수 직장인들처럼 그녀도 장관 시절 하루 주요 일정을 포스트잇에 적어서 집무실 책상에 붙여놓았다고 합니다. 자서전 ‘마담 새크리터리’에 소개된 1998년 1월 28일 일정입니다. 자서전에 나온 올브라이트 장관의 설명에 따르면 별로 특별할 것이 없는 평범한 날이라는데 미국 외교의 책임자답게 빡빡한 일정입니다. 가장 눈길이 가는 곳은 마지막 항목 ‘무지방 요거트 살 것(Buy non-fat yogurt)’입니다. “미국 최초의 여성 국무장관” “북한을 방문한 최초의 장관” “‘브로치 외교’의 창시자” 등 거창한 수식어의 정치인이 아닌 건강을 걱정하는 평범한 올브라이트 장관의 일면을 엿볼 수 있어 2003년 자서전 출간 때 크게 화제가 됐습니다. 올브라이트 장관의 외교적 업적은 널리 알려졌지만 어머니로서, 아내로서, 여성으로서 그녀에 대해 공개된 것은 거의 없습니다. 이혼 경력이 있다는 것 정도가 알려졌습니다. 대부분의 장관들이 백악관에서 열리는 임명식 때 배우자가 옆에서 성경을 받쳐주는 것과 달리 1997년 올브라이트 장관 선서식 때는 딸들이 옆자리를 지켰습니다. 남편 조지프 올브라이트는 ‘뉴욕 데일리뉴스’를 발행하는 신문 재벌 출신의 언론인이었습니다. 자서전과 기타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23년을 함께 산 부부는 어느 날 남편이 “다른 여자를 사랑한다”며 이혼을 요구하면서 파경을 맞았습니다. 상대는 올브라이트 장관보다 훨씬 어리고 아름다운 여성이었습니다.부부는 별거에 들어갔습니다. 남편의 결정력 장애는 이혼 과정을 더욱 힘들게 했습니다. 남편은 올브라이트 장관에게 자주 전화를 걸어 “이혼을 할지 말지 망설여진다”며 하소연을 했습니다. 당시 퓰리처상 후보로 올라있던 남편은 “상을 타면 이혼을 안 하고, 상을 못 타면 이혼을 하겠다”는 해괴한(?) 조건까지 내걸었습니다. 퓰리처상 수상이 불발로 돌아갔기 때문인지 1982년 부부는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었습니다. 이혼이 많은 미국이지만 공직에 진출한 정치인들은 원만한 결혼생활이 성공의 잣대가 되기 때문에 쉽게 이혼을 결정하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인생 중반인 45세에 이혼을 택한 올브라이트 장관은 “이례적인 케이스”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최근 그녀의 부고 기사에서 전했습니다.올브라이트 장관은 이혼 후 커리어의 꽃을 피웠습니다. 워싱턴에서 발이 넓은 남편의 도움 없이 혼자 힘으로 이뤘습니다. 본격적으로 주목받게 된 계기는 이혼 이듬해인 1983년 최초의 여성 부통령 후보였던 제럴딘 페라로 하원의원의 ‘과외 선생’으로 영입되면서부터입니다. 1984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지도부는 외교 문외한이었던 페라로 후보의 속성 공부를 위해 조지타운대에서 교편을 잡고 있던 올브라이트 장관에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대학 은사였던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국가안보보좌관의 도움으로 1970년대 말 잠시 백악관 의회사무소에 근무한 적은 있지만 과외 교사가 되기 전까지만 해도 올브라이트 장관은 워싱턴에 넘쳐나는 ‘외교관 워너비’ 중의 한 명이었습니다. 페라로 후보는 대선 TV 토론에서 조지 H W 부시 부통령과 대결하며 까다로운 핵관련 이슈들도 척척 받아넘겼습니다. 올브라이트 장관의 주가도 함께 올랐습니다. 이후 조지타운대에서 테뉴어(종신교수직) 심사를 통과했습니다. 그녀의 이름 옆에 빨간 동그라미를 쳐가며 능력을 눈여겨보던 빌 클린턴 대통령은 1992년 당선 후 인수위원회 외교정책 담당 자리를 맡겼습니다. 클린턴 행정부 출범과 함께 유엔주재 미국대사, 국무장관에 오르며 자신의 목표를 이뤘습니다. 과외 공부를 계기로 알게 된 올브라이트 장관과 페라로 의원은 평생 친구가 됐습니다. 훗날 페라로 의원은 올브라이트 장관에 대해 “가르칠 자료들로 터질 듯한 가방을 들고 비행기 트랩까지 나를 마중 나올 정도였다”며 “이런 열성의 뒤편으로 이혼 후 복잡한 심경을 정리하려는 결심이 보였다”고 회고했습니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이혼에 대해 “충격(traumatic)이었다”고 자서전에 적었습니다. 당시 심정을 “조(남편)만 마음을 바꿀 수 있다면 내 커리어의 어떤 계획도 포기할 수 있었다”고 고백했습니다. 부모와 함께 살다가 22세 대학 졸업과 동시에 결혼으로 직행한 그녀는 자립적인 삶에 익숙하지 못했습니다. 이혼 위자료로 집과 주식 등을 양도 받아서 경제적인 어려움은 없었지만 “남편이 젊고 아름다운 여성 때문에 나를 버렸다”는 생각에 자존심은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통통한 체격과 자주 붉어지는 얼굴 때문에 고등학교 시절 댄스파티 때 외면 받기 일쑤였던 외모 열등감도 자존심 추락에 한 몫 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올브라이트 장관은 홀로서기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판단이 서자 결혼시절 쌓은 인맥을 적극 활용했습니다. 남편과 함께 접대했던 지식인 친구들에게 다시 연락을 해서 자신의 집에서 정기적으로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올브라이트 외교 디너(Albright Foreign Policy Dinners)’는 거창한 이름과는 달리 지인들끼리 모이는 소규모 토론회였지만 워싱턴에서 진지하게 정책을 토론할 수 있는 자리라는 명성을 얻게 됐습니다. 이 모임이 입소문을 타면서 올브라이트 장관은 페라로 후보의 과외교사로 추천을 받게 되고 이후 독보적인 외교 커리어를 개척하는 데 발판이 됐습니다.개인사에 대한 얘기를 꺼리는 올브라이트 장관은 1999년 한 강연에서 “이혼은 인생의 터닝 포인트였다. 덕분에 오늘 여러분 앞에서 박수를 받는 위치에 서게 됐다”는 농담으로 좌중을 웃겼습니다. 인생에서 이혼을 포함한 여러 고난을 만나게 되지만 이를 통해 자유로워지는 부분을 만나게 된다는 것입니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그것을 “다른 사람이 아닌 나를 위한 결정을 하는 삶을 사는 기쁨”이라고 말했습니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2022-03-29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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