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의 장례식은 이렇게 치러진다[정미경의 이런영어 저런미국]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22일 17시 00분


재클린 여사가 케네디 대통령의 관 뚜껑을 덮은 까닭
얼굴을 보이면 안 된다?
역사에 남는 대통령의 장례식

미국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하십니까. 영어를 잘 하고 싶으십니까. 그렇다면 ‘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으로 모이십시오. 여러분의 관심사인 시사 뉴스와 영어 공부를 다양한 코너를 통해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공간입니다. 아래 링크로 구독 신청을 해주시면 기사보다 한 주 빠른 월요일 아침 7시에 뉴스레터를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뉴스레터 신청
https://www.donga.com/news/Newsletter
지미 카터 대통령 장례식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가운데)이 대화하는 모습. 백악관 홈페이지


To be a fly on the wall.”
(엿듣고 싶다)
최근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장례식이 워싱턴에서 열렸습니다. 흥미로운 장면이 있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옆자리에 앉아 즐겁게 대화를 나눈 것입니다. 앙숙지간으로 알려진 이들이 귓속말까지 해가며 절친처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장례식보다 더 관심을 끌었습니다. 소셜미디어에 이런 메시지들이 연달아 올라왔습니다.

‘fly’는 ‘파리’, ‘on the wall’은 ‘벽 위’를 말합니다. ‘fly on the wall’은 ‘벽 위에 붙어있는 파리 한 마리’를 말합니다. 벽에 붙은 파리는 보잘것없는 존재입니다. 하지만 무시하면 안 됩니다. 벽에 붙어서 엿듣습니다. ‘fly on the wall’은 몰래 엿듣는 행위를 말합니다. ‘to be a fly on the wall’ 앞에 ‘I want’가 생략된 것입니다. 벽에 붙은 파리가 돼서 두 대통령이 어떤 얘기를 하는지 알고 싶다는 뜻입니다.

카터 대통령 장례식은 국장(state funeral)으로 치러졌습니다. 국장은 연방 정부가 상주가 돼서 대통령과 고위 공직자 등이 세상을 떠났을 때 거행하는 장례식입니다. 정해진 절차가 있습니다. 우선 고인을 실은 관이 생전 직무를 수행했던 곳으로 옮겨집니다. ‘lie in repose’(영면) 단계입니다. 현직 대통령이 타계하면 백악관 이스트룸에, 전직 대통령은 대통령 도서관에, 대법관은 대법원 등에 마련됩니다. 공공건물에 반기가 게양되고, 국가 애도 기간이 선포됩니다. 다음 단계로 관은 성조기에 덮여 미국 정치 1번가 펜실베이니아 거리를 지납니다. ‘funeral procession’(운구 행렬)이라고 합니다.

다음은 국장의 핵심인 ‘lie in state’(안치)입니다. 운구 행렬은 의회 1층의 원형 홀 로턴다(rotunda)에 도착합니다. ‘public viewing’(공개 조문)을 위한 것입니다. 일반 국민이 조문할 수 있습니다. 이후 워싱턴 대성당 등으로 옮겨져 전·현직 대통령과 국내외 내빈들이 참석한 가운데 장례식 본식이 열립니다. ‘religious service’(종교의식)라고 합니다. 오바마-트럼프 대통령이 얘기꽃을 피운 것도 이 의식 중이었습니다. 의식이 끝나면 고인이 원하는 장소에 묻히게 됩니다. 최후 단계인 ‘interment’(안장)입니다. 미국은 별로 예절을 좋아하지 않는 나라지만 국가적인 의식을 치를 때만큼은 정해진 규정에 따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진행합니다. 특히 대통령 장례식은 최고의 예우를 갖춥니다. 미국 역사에 남는 대통령 장례식을 알아봤습니다.

1994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 장례식에 참석한 전·현직 대통령들. 리처드 닉슨 대통령 도서관 홈페이지


Richard Nixon would be so proud that President Clinton and all living former Presidents of the United States are here, symbolizing that his long and sometimes bitter journey had concluded in reconciliation.”
(리처드 닉슨은 클린턴 대통령과 생존하는 모든 전직 대통령이 이 자리에 온 것을 자랑스러워할 것이다. 그의 길고 쓰라린 여정이 화해로 마감됐다는 것을 상징한다)
워터게이트 스캔들로 불명예스럽게 물러난 리처드 닉슨 대통령. 마지막 가는 길만큼은 순탄했습니다. 1994년 닉슨 대통령이 81세를 일기로 타계하자 빌 클린턴 대통령은 국장을 선포했습니다. 정부가 장례식 준비에 한창일 때 닉슨 유족으로부터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고인이 워싱턴 장례식을 원치 않는다는 유언을 남겼다는 것입니다.

닉슨 장례식은 국장으로 치러졌지만, 워싱턴에서 열리지 않았습니다. 의회 안치가 생략됐습니다. 워터게이트 스캔들 때 자신의 탄핵을 주도했던 의회에 대한 불편함 때문이라는 추측이 많았습니다. 닉슨 대통령의 보좌관이었던 데이비드 거겐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Nixon often thought Congress had tormented him.”(닉슨은 의회가 그를 고통에 몰아넣었다고 생각했다)

장례식은 고향인 캘리포니아의 요바린다에 있는 닉슨 도서관에서 엄수됐습니다. 캘리포니아에서 드물게 비가 쏟아지는 궂은 날씨였지만 5만여 명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습니다. 클린턴 대통령과 제럴드 포드, 지미 카터, 로널드 레이건, 조지 H W 부시 등 4명의 전직 대통령은 전원 참석했습니다. 레이건 대통령은 알츠하이머병 발표 전 마지막으로 얼굴을 보인 행사입니다. 외교 업적이 많은 대통령답게 중국 러시아 등에서는 최고위급 조문 사절을 파견했습니다. 사회는 닉슨 대통령의 멘토인 빌리 그레이엄 목사가 맡았습니다.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 클린턴 대통령, 밥 돌 상원의원 등이 조사를 낭독했습니다.

닉슨 대통령의 속마음을 가장 잘 안다는 키신저 장관의 조사입니다. 전·현직 대통령들이 모두 참석한 것은 스스로 대통령직을 반납한 닉슨 대통령에게 특별한 위로가 됐을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고향 집 부근에 묻혔습니다. 9개월 전 먼저 세상을 떠난 부인 팻 닉슨 여사 옆이었습니다.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장례 기차에서 관을 내려 옮기는 모습. 위키피디아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장례 기차에서 관을 내려 옮기는 모습. 위키피디아


Oh! how the bosom swells with grief unutterable! How the tears are choked in their channel, and how unforgiving is the indignation, the wrath that steeps in every beast and burns in every eye!”
(아! 말할 수 없는 슬픔으로 가슴이 터질 듯하다. 흐르는 눈물이 앞을 가리고, 뜨거운 눈과 몸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분노와 울분을 참을 수 없다)
국장의 시초는 1841년 이름도 생소한 윌리엄 헨리 해리슨 대통령입니다. 장장 1시간이 넘는 취임연설을 했다가 폐렴에 걸려 취임 한 달 만에 숨을 거둔 대통령입니다. 제대로 통치 한 번 못해 보고 세상을 떠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해 국장을 도입했지만 변변한 업적도 없는 대통령을 위해 국장을 치른다는 것에 반대도 많았습니다. 온 국민이 애도하는 진정한 의미의 국장은 이로부터 24년 뒤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세상을 떠났을 때입니다.

링컨 장례식은 역사상 가장 긴 장례식이었습니다. 대개 3, 4일이면 끝나는데 링컨 장례식은 3주나 걸렸습니다. 링컨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사랑이 그만큼 컸다는 의미입니다. 워싱턴에서 열린 장례식 행사는 신속하게 끝났습니다. 특별했던 점은 안치 단계에서 많은 조문객이 볼 수 있도록 관 밑에 관대(Lincoln catafalque)를 만들어 설치한 것입니다. 링컨의 관대는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습니다.

긴 장례식은 기차 투어 때문이었습니다. 당시는 지금처럼 교통이 좋지 못했습니다. 애도를 표하고 싶었지만, 워싱턴까지 가기 힘들었습니다. 링컨 유족과 정부는 ‘찾아가는 조문’을 하기로 했습니다. 워싱턴에서 안장 장소인 링컨 대통령의 고향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까지 기차로 관을 싣고 가며 조문의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장례 기차는 ‘링컨 스페셜’로 불렸습니다. 7개 주를 거쳤고, 뉴욕, 필라델피아, 클리블랜드 등 11개 도시에서 정차했습니다. 링컨 취임 기차와 똑같은 루트였습니다. 시골뜨기 변호사 링컨이 대통령에 당선된 뒤 기대에 부풀어 스프링필드에서 워싱턴까지 기차를 타고 가며 국민과 만났던 바로 그 코스를 정반대로 거슬러 간 것입니다.

정차역마다 관을 내려 공공장소로 옮겼습니다. 많은 사람에게 조문할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미처 조문하지 못한 사람들은 기차가 지나갈 때 손을 흔들었습니다. 기차는 시속 20마일로 천천히 달렸습니다. 4월 21일 워싱턴을 떠난 기차는 5월 3일이 돼서야 스프링필드에 도착했습니다. 13일이 걸렸습니다. 당시 신문들은 링컨의 장례 기차를 자세히 보도했습니다. 미국 독립의 발상지이자 기차가 가장 먼저 정차한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지 보도입니다. 애통함이 절절하게 느껴집니다.

백악관 이스트룸에 안치된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 백악관역사협회 홈페이지


I want to be interred in my mother’s rose garden at Springwood.”
(스프링우드에 있는 어머니의 로즈 가든에 묻히고 싶다)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은 12년 3개월 동안 집권했습니다. 최장기 집권자니까 장례식도 폼나게 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심지어 국장조차 아니었습니다. 어느 정도는 시대적 요인 때문입니다. 당시는 제2차 세계대전 중이었습니다. 군인들이 전장에서 수없이 사망하는 가운데 대통령의 거창한 장례식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 의견이 많았습니다. 루즈벨트 대통령 본인의 유언이기도 했습니다. 루즈벨트 대통령은 55세 때 벌써 본인의 장례식, 묘지, 묘비명까지 지정한 서류를 남겼습니다. 서류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로즈가든은 뉴욕 하이드파크에 있는 가족 정원을 말합니다.

루즈벨트 대통령은 1945년 4월 12월 조지아주 웜프스링스 온천에서 뇌출혈로 숨을 거뒀습니다. 기차로 백악관 이스트룸으로 옮겨져 다섯 시간 동안 안치된 후 뉴욕으로 떠났습니다. 살았을 때는 가장 오래 백악관의 주인이었지만 죽고 나서는 가장 짧게 백악관에 체류한 것입니다. 의회에는 아예 발도 들여놓지 않았습니다. 주요 인사들이 백악관에서 조문을 끝냈습니다. 국민은 밖에서 지켜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장례식이 너무 짧아 루즈벨트 대통령의 절친인 윈스턴 처질 영국 총리는 바다 건너올 시간조차 안 됐습니다.

명언의 품격
존 F 케네디 대통령 장례식에서 아들 존 주니어가 아버지를 향해 거수경례하는 모습. 존 F 케네디 대통령 도서관 홈페이지
현대인들의 뇌리에 생생하게 남은 1963년 존 F 케네디 대통령 암살. 장례식 계획을 미리 세웠을 리 없습니다. 슬픔에 빠진 재클린 케네디 여사는 남편의 통치 유산을 길이 보존하겠다는 일념으로 장례식을 지휘했습니다. 시신이 백악관 이스트룸에 돌아온 것은 다음날 새벽이었습니다. 에어포스원에 실려 워싱턴으로 돌아온 뒤 베데스다 해군병원에서 부검하고 장의사를 거쳐 마호가니 관에 입관된 뒤였습니다. 피 묻은 곳을 그대로 입고 있던 재클린 여사는 남편의 시신이 돌아오자 옷을 갈아입었습니다.

조촐한 가족 미사가 열렸습니다. 그 자리에서 재클린 여사는 딸 캐롤라인과 아들 존 주니어에게 아버지의 비보를 설명했습니다. 백악관에서 24시간 머문 뒤 의회로 옮겨져 조문이 시작됐습니다. 재클린 여사와 두 자녀가 아버지 옆을 지켰습니다. 미국 장례식에서는 관의 뚜껑을 열어놓아도 되고 닫아놓아도 됩니다. 가족의 결정입니다. 케네디 대통령은 총알이 목을 관통해 얼굴이 많이 손상된 상태였습니다. 재클린 여사는 케네디 대통령의 얼굴이 공개되지 않도록 뚜껑을 닫게 했습니다.

밤을 새우고 조문 인파가 밀려들었습니다. 조문을 마친 3분 요인들은 현장에서 조사를 발표했습니다. 얼 워런 대법원장의 조사가 유명합니다. 미국 학교의 흑백 분리 정책을 깬 ‘브라운 판결’을 내린 판사입니다.

The whole world is poorer because of his loss. But we can all be better Americans because John Fitzgerald Kennedy has passed our way.”
(이제 세계는 그가 없어서 더 힘들어졌다. 하지만 우리는 더 나은 미국인이 될 수 있다. 존 피츠제럴드 케네디가 우리에게 길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pass one’s way’는 ‘다른 사람의 길을 먼저 가다’ ‘길을 안내하다’라는 의미입니다. 케네디 대통령이 제시한 좌표를 따라가면 된다는 의미입니다. 이어 세인트매튜스 성당에서 장례 미사가 열렸습니다. 미사가 끝나고 최종 목적지인 알링턴 국립묘지로 향하기 직전 미국 근대사 최고의 명장면이 연출됐습니다.

검은색 베일을 두른 재클린 여사가 존 주니어의 귀에 속삭이자 아들은 아버지의 관을 향해 거수경례했습니다. 세계인의 심금을 울린 장면입니다. 이날은 존 주니어의 세 살 생일이었습니다. 사진은 UPI 통신사 스탠 스턴스 기자의 작품입니다. 다른 기자들이 재클린 여사와 관에 주목했을 때 스턴스 기사는 존 주니어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가 세기의 특종을 잡았습니다.

실전 보케 360
외모적으로 옛날과 달라진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가 정책 변화를 설명하는 모습. 메타 홈페이지
외모적으로 옛날과 달라진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가 정책 변화를 설명하는 모습. 메타 홈페이지
실생활에서 많이 쓰는 쉬운 단어를 활용해 영어를 익히는 코너입니다. 최근 메타의 친(親)트럼프 변신이 놀랍습니다.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하루에 한 개꼴로 트럼프 대통령이 좋아할 만한 정책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적용해온 팩트체크 시스템을 없앴습니다. 소수 그룹을 위한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을 종료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친한 이종격투기협회 UFC의 데이나 화이트 CEO를 메타 이사회에 영입했습니다. 머리를 기르고, 회색 티셔츠를 입지 않는 저커버그의 외모적 변신도 MAGA 스타일이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MAGA는 트럼프 지지 세력의 약자입니다. 메타의 변신을 정치 전문 사이트 엑시오스는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Meta’s make-up-with-MAGA map.”
(메타의 MAGA 화해)
‘makeup’(메이크업)은 ‘make’(만들다)와 ‘up’(위로)가 결합해 ‘위로 만들다,’ 즉 ‘‘나아지다’라는 뜻을 바닥에 깔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화장하다’라는 뜻으로 많이 알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다양한 뜻이 있습니다. 화장과 비슷하게 ‘꾸며내다’라는 뜻이 있습니다. “He made up a story to get her attention.”(그는 그녀의 관심을 끌기 위해 얘기를 지어냈다)

‘구성하다’ ‘차지하다’라는 뜻도 있습니다. 큰 덩어리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말합니다. 얼마 전 이런 기사가 있었습니다. “Instagram to make up more than half of Meta’s US ad revenue in 2025”(2025년 인스타그램은 메타의 미국 광고 수익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보충하다’라는 뜻도 있습니다. 상대에게 부탁할 때 이렇게 말합니다. “I’ll make it up to you.”(내가 나중에 보답할게)

마지막으로 ‘화해해다’라는 뜻이 있습니다. ‘with’와 함께 쓸 때입니다. 여기서도 ‘with’가 나옵니다. 화해에는 ‘reconciliation’도 있습니다. ‘make up’은 임시적인 화해, ‘reconciliation’은 근본적인 화해라고 보면 됩니다. ‘Meta’ ‘make up’ ‘MAGA’ ‘map’이 모두 ‘메’ ‘매’의 비슷한 발음인 것에 착안한 제목입니다.

이런 저런 리와인드
동아일보 지면을 통해 장기 연재된 ‘정미경 기자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칼럼 중에서 핵심 아이템을 선정해 그 내용 그대로 전해드리는 코너입니다. 오늘은 2018년 12월 11일 소개된 트럼프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사랑에 관한 내용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시대가 됐으니 소셜미디어 정치도 재개될 예정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1기 때 트위터였다면 2기 때는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이 대세가 될 것입니다.

▶2018년 12월 11일자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181211/93233614/1

2022년 서비스를 시작한 트루스 소셜 이용자는 현재 200만 명으로 조사됐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이용자가 많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의 30억 명과 비교하면 적지만 트러스 소셜의 짧은 역사를 생각하면 성장세가 가파른 편입니다. 대개 소셜미디어 이용자는 골고루 분포된 것과 달리 트루스 소셜 이용자는 치우쳐 있습니다. 공화당 지지파 남성입니다. 민주당 지지자의 70%는 트루스 소셜을 사용해 본 적도 없다고 합니다. 여성의 60%도 마찬가지입니다. 트루스 소셜 시대를 앞두고 복습 차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열을 올리던 시절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설립한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 로고. 위키피디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를 애용하는 시간은 정해져 있습니다. 워싱턴 시각으로 오전 6, 7시, 한국 시각으로 오후 8, 9시대가 많습니다(보스턴 글로브지 조사 결과). 대부분의 트윗은 본인의 업적 자랑과 경쟁자에 대한 독설입니다. 하지만 내용을 무시하고 언어적으로만 본다면 간혹 괜찮은 영어 단어와 표현들도 등장합니다.

Level the field.”
(공정하게 합시다)
중국과 무역전쟁에서 ‘90일 휴전’ 합의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트윗을 올렸습니다. ‘level’은 ‘수준’을 뜻합니다. 동사로 쓸 때는 ‘같은 수준으로 맞추다’라는 뜻입니다. ‘field’는 ‘playing field’(운동장)를 말합니다. ‘level the playing field’는 땅이 고르지 못한 운동장을 평평하게 맞춘다는 뜻입니다. 경제에서 많이 쓰는 용어로 ‘공정한 경쟁의 규칙을 만들다’라는 뜻입니다. 지금 미·중 무역 관계는 미국만 손해를 봐서 공정하지 않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입니다.

When we are down $100 billion with a certain country and they get cute, don’t trade anymore.”
(만약 미국이 어떤 나라와의 무역 적자가 10억 달러나 되고 그 나라가 미국을 속이려고 한다면, 더는 그 나라와 무역하지 말라)
한국이나 일본은 ‘cute’(귀여운)를 좋아하는 문화입니다. 미국은 별로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cute’를 부정적인 의미로 쓸 때가 많습니다. ‘get cute with’는 ‘귀여운 척 하다’ ‘상대방을 속이려고 하다’라는 의미입니다. 막대한 대미 무역흑자를 거두는 중국 유럽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 가득한 트윗입니다.  

Trump called himself Tariff Man and Twitter had a field day.”
(트럼프가 자신을 관세맨이라고 자랑하자, 트위터에서 웃음거리가 됐다)
‘field’가 들어가는 표현을 하나 더 보겠습니다. 기사 제목입니다. 얼마 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이렇게 올렸습니다 “I am a Tariff Man”(나는 관세맨이다). 비웃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미국으로 들어오는 상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 결국 미국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는 경제의 기본 논리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field day’는 군대 용어입니다. 군대가 새로운 무기와 기술을 선보이는 날을 말합니다. ‘have a field day’는 ‘신나게 즐기다’라는 뜻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맨이라고 자랑하지 트위터에서 놀리는 사람들이 넘쳐났다는 것입니다.

#정미경의 이런영어 저런미국#이런영어 저런미국#미국 대통령 장례식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