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권력 교체기 ‘유언비어와의 전쟁’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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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내란설 유포 6명 체포… SNS 사이트 2곳 댓글 차단
보시라이 실각 사건 이후 인터넷 루머 차단 총력전

중국 정부가 지난달 중순 인터넷 등을 통해 급속히 확산됐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난 ‘내란설’과 관련해 유언비어 유포자 색출에 나섰다.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 시 서기의 낙마로 수면 위로 떠오른 중국 권력교체기의 뒤숭숭한 사회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고삐를 죄는 것이다.

▶본보 2012년 3월 21일 A18면 “軍 베이징 진입”… 中 한때 내란說


중국 국가인터넷뉴스 판공실은 “베이징에 사고가 터져 군대가 들어왔다”라면서 내란설을 퍼뜨린 누리꾼 6명을 체포하고 인터넷사이트 16개를 폐쇄했다고 관영 신화(新華)통신이 3월 31일 보도했다. 이날 조치는 ‘내란설’ 등장 이후 중국 정부의 첫 공식 대응이다.

또 중국판 트위터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사이트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시나 웨이보(weibo.com)’와 ‘텅쉰 웨이보(t.qq.com)’는 소문 확산을 막고 유해정보를 차단하기 위해 댓글 기능을 3일까지 중단한다. 이 닷컴은 각각 3억 명 이상의 이용자가 있다. 판공실은 이런 소문들은 범법자들에 의해 조작된 것이며 사회 안정에 나쁜 영향을 미쳤다고 강조했다.

이와 별도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월 중순 이후 인터넷에서 유언비어를 퍼뜨린 혐의로 누리꾼 1065명이 체포됐다고 전했다. SCMP는 보 전 서기 사건 이후 중국 당국이 인터넷 소식 전파에 매우 민감한 것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칭화(淸華)대 소속 인터넷 분석가도 SCMP에서 “당국은 계속 인터넷 단속 강도를 높여왔고 향후 몇 개월 내 더 많은 조치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요 관영 언론들은 한목소리로 인터넷 유언비어 단속을 촉구하고 나섰다.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는 지난달 31일자 논평 기사에서 “잘못된 온라인 루머는 대중의 도덕심을 훼손하며 통제권 밖으로 벗어날 경우 공공질서와 사회안정을 심각하게 해치게 된다”고 강조했다. 신화통신은 1일자 평론에서 “인터넷 유언비어는 ‘악성 종양’이어서 철저히 뿌리 뽑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통신은 각 인터넷사이트가 책임감을 갖고 유언비어에 대처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중국#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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