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는 지금]“초등학교 숙제는 아이들의 적”… 佛 최대 학부모단체 거부 운동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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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숙제를 규탄한다. 숙제는 자녀의 스트레스와 학생 차별의 원인이다.”

회원이 약 31만 명에 달하는 프랑스 최대의 학부모단체 프랑스학부모연합(FCPE)과 일부 교육단체가 숙제 보이콧 운동에 나섰다. 이들은 26일부터 15일간 모든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내주는 숙제를 보이콧하자며 ‘숙제 없는 15일’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들은 “초등학교 숙제는 1956년에 행정명령으로 금지됐는데도 반세기 넘게 지속되면서 가정에 ‘교육 하청’ 부담을 주는 등 각종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트린 샤브룅 현대학교연구소(ICEM) 대표는 “이번 캠페인은 효용성도 떨어지고 아이들을 괴롭히는 숙제에 대해 교사들이 진지하게 생각할 기회를 주고 그 대신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해보는 시간을 주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숙제에 반대하는 학부모들은 숙제 때문에 가정에서 자녀에 대한 폭력이 발생하고 부모의 권위적인 지시와 명령으로 자녀가 긴장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주장했다. 또 숙제를 위해 부모가 공부를 해야 하거나 별도의 가정교사를 채용하는 등 사회적 불평등이 초래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샤브룅 대표는 “모든 가족이 자녀의 숙제를 도와줄 수 있을 만큼 필요한 지식이나 시간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부모가 경제적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는 가정일수록 숙제로 인한 피해가 더 크다는 얘기다.

학부모와 교사들은 인터넷에 마련된 토론방(cesoirpasdedevoirs.blogspot.com)에서 치열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 26일에만 2만2000여 명이 토론방을 방문했다.

‘숙제 찬성론자’인 학부모교사연합(PEEP)의 미리암 므네즈 사무총장은 “초등학교에서 숙제를 주는 건 중등과정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며 “숙제는 합리적이어야 하지만 지식을 얻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교육#파리#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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