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컬럼비아 대학 메디컬센터의 디브러 월게머스(Debra Wolgemuth)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이 개발한 남성용 경구피임약은 정자생산에 필요한 비타민A의 활용을 억제하는 것으로 남성생식기능에 대한 장기적인 영향 없이 일시적으로 정자의 생산을 차단한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비타민A는 눈의 건강에도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지만 시력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월게머스 박사는 말했다. 이 남성피임약은 쥐 실험에서 효과가 확인되었으며 투약을 중지하자 곧 생식기능이 회복되었다.
이렇다 할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다.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 분비량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개발된 남성용 피임약은 대부분 경구용이 아닌 주사제이고 부작용이 많은 스테로이드가 들어있다.
이 경구피임약은 레티노산 수용체(retinoic acid receptors)의 활동을 방해하는 성분을 함유하고 있으며 스테로이드는 없다. 레티노산수용체의 리간드(ligand)는 식이성 비타민A의 대사물질이다.
월게머스 박사는 이 남성피임약이 아직은 개발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적정 투약횟수를 알 수 없지만 여성용 경구피임약처럼 하루 한 번이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약성분이 체내에서 서서히 방출되는 서방형으로 개발하면 1주일에 한 번 투약도 가능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연구팀은 앞으로 1-2년 안에 임상시험을 시작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 연구결과는 보스턴에서 열린 미국내분비학회 제93차 연례회의에서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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