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 ‘센카쿠 갈등’ 또 전운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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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시의회 ‘1월 14일=열도 개척의 날’ 제정
中 즉각 반발… “어업지도선 상시 배치” 천명

영유권 분쟁에 휩싸인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를 둘러싸고 일본과 중국 사이에 또다시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센카쿠 열도가 속해 있는 일본 오키나와(沖繩) 현 이시가키(石垣) 시의회는 17일 매년 1월 14일을 ‘센카쿠 열도 개척의 날’로 정해 센카쿠 열도의 영토 편입을 기념하자는 안건을 통과시켰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일본은 청일전쟁으로 동북아시아가 혼란스럽던 1895년 1월 14일 각료회의를 열어 센카쿠 열도를 영토에 편입시켰다.

중국을 자극하는 군사 훈련 계획도 밝혔다. 일본은 신 방위 대강에 ‘동적 방위력’ 개념을 도입한 데 이어 내년 규슈·오키나와 지역에서 실시할 훈련에 일본 최북단 홋카이도에 주둔하는 부대를 참가시키기로 했다. 일본 남부에서 벌어지는 훈련에 영토 최북단을 지키던 부대를 참가시키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홋카이도 지토세 시의 육상자위대 제7사단 병력 약 400명과 장갑차 12대, 전차 25대가 내년 훈련에 동원된다. 일본은 육상자위대 유일의 기동부대인 제7사단을 비롯해 북부에 주둔하는 부대를 난세이(南西) 제도 등에 투입해 활용하는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중국 정부는 즉각 비난에 나섰다. 장위(姜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시가키 시의회 결정에 대해 18일 성명에서 “(일본은) 댜오위다오를 ‘몰래 점령했다’며 자국 영토를 침해하려는 어떤 기도도 부질없는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 대변인은 또 “댜오위다오는 고대시대 이래로 중국의 고유 영토”라며 “중국은 이 섬들에 대해 부정할 수 없는 주권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세적인 반격도 이어졌다. 중국은 센카쿠 열도에 어업지도선을 상시 배치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고 아사히신문이 19일 전했다. 중국 농업부 산하 어정국(漁政局) 고위 관리가 인터뷰를 통해 밝힌 내용이다. 중국은 이미 어업지도선을 센카쿠 주변에 상주시킨다는 방침을 밝혀 왔지만 중국 고위 관리가 일본 언론에 이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중국은 올 9월 건조한 2580t급 ‘위정(漁政) 310호’와 위정 201호 등 1000t급 이상 대형 어업지도선을 센카쿠 열도 주변에 상주시키며 자국의 어선을 보호할 계획이다. 특히 위정 310호는 최고 속도 22노트의 헬리콥터 2대를 탑재하고 있다.

한편 영토 분쟁이 계속되면서 중국에 대한 일본 국민의 감정도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일본 내각부가 최근 자국 내 성인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9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중국에 호의적이지 않다’는 응답이 지난해보다 19.3%포인트 급증한 77.8%로 나타났다. 일본 국민 10명 중 7, 8명이 중국에 대해 부정적이라는 뜻으로 1978년 내각부가 관련 조사를 시작한 뒤로 가장 높은 반중 감정이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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