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모스크 반대’ 전국 확산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10일 03시 00분


코멘트

“테러 거점될 것” 곳곳 시위… “종교자유 보장을” 주장도

이슬람 사원(모스크)을 새로 짓거나 확장하려는 계획이 미국 내 곳곳에서 반대에 부닥치고 있다. 뉴욕 9·11테러 현장 부근의 대형 모스크 건립 계획에서 촉발된 모스크 논란이 미국 내 다른 지역으로 빠르게 번져나가는 양상이다.

이슬람교 측은 급증하는 신도를 받아들일 충분한 예배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모스크를 새로 건립하거나 증축하는 게 필요하다는 의견인 반면 미국 내 보수주의자들은 모스크가 이슬람 테러리스트를 양성하는 거점이 될 것이라며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AP통신은 9일 9·11테러 현장 부근의 모스크 논란 때문에 다른 지역의 충돌이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이들 지역의 갈등이 뉴욕 사례보다 더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도 최근 모스크를 둘러싼 갈등이 곳곳에서 벌어지면서 이슬람에게도 동등한 종교적 자유를 허용해야 할지 아니면 위협세력으로 인식되는 이슬람교를 배척해야 할지에 대한 논쟁이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모스크 건립이 계획되고 있는 테네시 주 교외의 머프리스버러 지역에서는 수백 명의 시위대가 건립 반대를 외치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 투표하자’ ‘미국에 이슬람법은 필요 없다’ 등의 적대적인 문구가 적힌 티셔츠와 피켓이 등장했고 일부 시위대는 ‘미래의 머프리스버러 모스크’라고 인쇄된 피켓을 현장에서 산산조각내기도 했다.

캘리포니아 주 테메큘라 지역에서는 침례교 교회 바로 옆 용지에 들어설 예정인 모스크에 반대하기 위해 시위대들이 사나운 개를 데리고 나타났다. 위스콘신 주 셰보이건의 일부 기독교 목사들은 식료품 상점을 개조해 모스크를 열려는 계획을 방해하기 위해 시끄러운 소음을 유발하는 시위를 주도하고 있다.

반대시위에 참여한 다이애나 세라핀 씨는 “모든 사람은 종교의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다”면서도 “이슬람은 종교가 아니라 정치집단으로 미국 헌법을 100% 부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슬람 측은 “많은 이슬람교도는 미국의 헌법을 존중하기 때문에 미국에 온 것”이라며 “미국 헌법과 이슬람법 사이에는 아무런 갈등이 없으며 만약 그러한 갈등이 존재한다면 이슬람교도들이 미국에 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