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름유출구 새 차단돔 제자리 잡은듯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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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땐 ‘전량수거’ 실마리… 감압밸브 설치 완벽차단 계획
석유시추 금지기간 11월말까지로 연장… 경제손실 막대

영국 석유회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멕시코 만 해저 유정의 원유 유출을 막기 위해 준비한 새 차단돔이 12일(현지 시간) 현재 순조롭게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석 달 가까이 지속돼온 이번 재난을 해결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 CNN뉴스는 “BP는 이날 오전 6시 30분부터 해저 4km 지점에 있는 유정에 새 차단돔을 설치하기 시작해 오후 7시에 완료했다”고 전했다. 작업 장면을 촬영한 해저 동영상에는 차단돔이 예정대로 제자리를 잡은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BP는 “이처럼 깊은 곳에서 작업한 전례가 없기 때문에 아직 성공을 확신하기 어려우며 최대 48시간 내 각종 테스트를 거친 뒤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새 차단돔이 성공적으로 설치되면 해저 유정에서 분출되던 원유를 틀어막은 뒤 모두 수거 선박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해저 유정에선 하루 3만5000∼6만 배럴이 분출됐으나, BP가 10일 제거한 기존 차단돔은 2만5000배럴 정도만 끌어올리는 수준이어서 나머지 기름은 바다로 흘러나가는 상태였다. 기존 차단돔은 유정과 차단돔 간 틈이 완벽하게 차단되지 않아 이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 기존 돔과 유정 사이에서 기름이 샌 것은 과도한 압력이 한 곳으로 집중됐기 때문이다.

BP는 차단돔 설치와는 별도로 인근에 감압 밸브 2개를 설치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사고 유정에 몰리는 압력을 분산시키기 위해서다. 이 작업은 8월 중순에 완료될 예정이다. 압력이 제대로 분산돼야 사고 수습의 핵심인 원유 유출구를 완전히 차단하는 다음 작업도 진행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새로운 원유 수거 선박인 ‘헬릭스 프로듀서’도 현장에 투입돼 기존 이동굴착선박(Q4000)과 함께 원유를 퍼내는 역할을 수행한다.

원유 유출 방제작업을 지휘하고 있는 테드 앨런 미 해안경비대 사령관은 “차단돔 설치는 일시적 조치로 원유 유출구를 시멘트로 막는 방법이 궁극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관계당국은 4월 20일 사고가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8900만∼1억7600만 갤런의 원유가 유출돼 멕시코 만을 오염시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차단돔이 설치된 12일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심해 석유시추 잠정 금지기간을 11월 30일까지 연장한다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렇게 되면 루이지애나 주에서만 12만 명이 일자리를 잃게 되는 등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예상된다.

한편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세계 최대 정유회사인 미국 엑손모빌이 BP의 주가(株價)가 기름 유출사고로 폭락한 기회를 틈타 1000억 파운드(약 182조 원)에 BP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11일 보도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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