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오바마, 당신 경솔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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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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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에 천안함 北소행 눈감지 말라니…”
관영지 “美는 6자회담 노력에 눈감아” 직격탄
“실탄훈련, 한미훈련과 무관”

중국이 북한의 행위에 대해 눈을 감고 있다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발언은 “무책임하고 경솔한 것”이라고 중국 관영 매체가 29일 맹비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6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폐막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에게 “중국은 북한의 (천안함) 공격 행위에 대해 의도적으로 눈을 감는 행동을 보여주지 말아야 한다”고 직설적으로 말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중국 인민일보 자매지 환추(環球)시보의 영문판 ‘글로벌 타임스’는 이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이 지역에서의 중국의 역할에 대해 무책임하고 경솔한 발언을 하기 전에 중국 측의 우려 사항을 고려했어야 했다”고 반박했다.

이 신문은 개회와 휴회를 반복하고 있는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중국의 역할을 언급하면서 “북한이 저지른 행위와 저지르지 않은 행위에 대해 눈 감고 있는 쪽은 중국이 아니다”며 “중국 측 노력에 고의로 눈을 감고 있는 쪽은 바로 미국과 같은 지도자급 국가들”이라고 반박했다.

또 환추시보는 중국 정부가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북한을 비난하는 대열에 동조하지 않는 것은 한반도에 전쟁이 발발해 난민이 발생하면 중국에 큰 부담이 되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29일자 1면 전면과 마지막 면 3분의 1을 할애한 장문의 기사에서 “중국이 북한 비난 대열에 동조하면 한반도의 전쟁 가능성이 높아지고, 중국이 직접 피해를 보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의 대표적 관영 매체가 북한의 혼란을 직접 거론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한편 중국은 30일부터 6일간 인민해방군이 동중국해 해상에서 실탄 사격 훈련을 실시하기로 한 것은 한국과 미국의 서해 연합군사훈련 실시 계획과 아무 관련이 없다고 29일 부인했다.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30일∼7월 5일 동중국해에서 실시되는 인민해방군의 실탄 사격 훈련은 연례 훈련의 하나로 이를 발표한 것은 이 해역을 지나는 선박과 항공기를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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