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경기 최악 벗어났다”

  • 입력 2009년 5월 27일 02시 49분


경기전망 39개월만에 상향… 공공투자 늘어 생산지수 ‘+’로

일본 정부가 3년 3개월 만에 경기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내각부는 25일 발표한 월례경제보고에서 “심각한 상황이긴 하지만 최근 악화 속도가 완만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까지 “급속한 악화가 계속되고 있어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던 것보다는 나아진 것으로, 경기가 회복 방향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요사노 가오루(與謝野馨) 재무·금융·경제재정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4월부터 여러 산업분야에서 밝은 조짐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며 “낙관할 정도는 아니지만 최악의 시기는 벗어났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경기 전망을 상향 조정한 것은 2006년 2월 이후 처음이다. 일본 정부는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본격화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5개월 연속 경기 전망을 하향 조정한 뒤 3, 4월에는 판단을 보류했다.

이처럼 오랜만에 경기 전망을 올린 데는 수출과 생산의 급격한 감소 추세가 멈추고 있는 데다 대규모 경기부양책으로 공공투자가 늘어난 게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생산 부문은 3월의 광공업생산지수가 전월 대비 1.6% 증가했다. 생산지수가 플러스로 돌아선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반 년 만이다. 이를 근거로 보고서는 생산에 대해 “매우 큰 폭의 감소”에서 “감소세가 멈추고 있다”로 상향 수정했다. 그동안 “대폭적인 감소”로 판단했던 수출에 대해서도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감소세가 멈추고 있다”로 변경했다. 전체 수출품목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3월의 수출수량지수는 전월 대비 3.1% 올라갔다.

공공투자도 2009회계연도가 시작된 4월부터 경기부양 예산이 집중 투입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20.5% 증가했다. 이에 힘입어 3월의 소비종합지수는 전월보다 0.4% 늘어났다. 갈수록 늘어만 가던 기업의 도산 건수는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2분기에는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플러스 성장을 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그러나 이 보고서는 고용 정세가 한층 악화될 가능성이 있는 데다 세계경제의 불안 요인에 대해서는 계속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3월의 실업률은 4.8%로 나타났다. 시라카와 마사아키(白川方明) 일본은행 총재가 이날 “일본을 비롯한 세계경제가 바닥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회복이 더디게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본 것은 이 때문이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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