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의 굴욕

  • 입력 2009년 4월 9일 20시 58분


일본의 대표 기업인 도요타자동차가 대학생 취업희망 순위에서 96위로 떨어졌다. 지난해 6위에서 무려 90계단이나 추락한 것. 취업정보회사 리크루트가 내년 봄 졸업예정인 대학생 79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결과다.

도요타자동차의 인기 급락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대규모 적자를 낸 이 회사의 장래에 대해 학생들이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도요타는 지난해 70년 만에 4500억 엔의 영업적자를 내는 등 생산과 수출, 판매에서 고전하고 있다.

도요타 외에도 경기악화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아 임금동결과 삭감, 인력감축에 나서고 있는 대형 제조업체의 인기가 전반적으로 뚝 떨어졌다. 파나소닉이 지난해 9위에서 15위로, 소니가 8위에서 29위로 내려가면서 10위권에서 탈락했다. 샤프는 14위에서 55위로, 캐논은 20위에서 77위로 밀려났다.

취업희망 상위권에는 여객운수업체와 금융기관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동해여객철도(JR동해)와 동일본여객철도(JR동일본)가 나란히 1,2위를 차지했고 지난해 1위였던 전일본공수(ANA)는 3위로 체면을 유지했다. 미즈호 파이낸셜그룹이 4위, 미쓰비시UFJ은행이 5위에 오르는 등 금융기관 5곳이 상위 10위권에 들었다. 통신회사 NTT도코모가 8위, 온라인 교육업체 베네세 코퍼레이션이 10위였다.

리크루트 측은 "대학생들이 경기악화와 소비부진으로 제조업체를 외면한 반면 철도 등 실적이 탄탄한 기업으로 눈길을 돌리는 안정지향적 경향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도쿄=윤종구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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