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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3월 9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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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동아리회원이 발송
비난 여론에 글쓴이 사과
아시아계 최초로 미국 아이비리그 총장에 선출된 김용(미국명 짐 용 김·49·사진) 다트머스대 총장 내정자에 대해 인종차별적 내용을 담은 e메일을 보낸 이 학교 학생들이 사과의 뜻을 표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제네릭 굿모닝 메시지’라는 학내신문 동아리의 일부 학생이 김 총장이 선출된 다음 날인 3일 재학생과 졸업생 약 1000명에게 집단 e메일을 보내 “중국인인 김 내정자가 학교를 ‘아시아화(化)’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이들은 e메일에서 “(김 총장이 부임하는) 7월 1일이면 미국인 일자리 하나가 최저 임금에 가까운 월급을 받고 일하는 한 이민자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그는 월급의 절반을 아껴 여행자수표로 자신의 고향에 송금할 것”이라고 조롱했다.
이어 “만약 ‘짐 용 김’이라는 이름이 중국어로 ‘나는 자유를 사랑한다’라는 의미가 아니라면 그에게 어떤 것도 바라지 않는다”면서 “다트머스는 미국이지 ‘판다 가든 라이스 빌리지 식당’(중국식당을 은유)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김 총장 내정자는 전교생에게 보낸 e메일에서 “‘부적절한 e메일’이 다양성을 추구하는 학풍을 저해할까 우려한다”며 “표현의 자유는 존중받아야 하지만 상호 존중과 교양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번 사건이 상호 이해를 깊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제네릭 굿모닝 메시지 측은 e메일을 받은 모든 이에게 ‘사과’ e메일을 보내 “글쓴이가 매우 후회하고 있으며 누구를 공격하려는 의도가 아니었고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많은 교훈을 배우려 애쓰고 있다”고 사과했다.
한편 제임스 라이트 현 총장은 “학내 구성원이 공유하는 분위기와 동떨어져 있으며 김 박사와 가족을 환영하는 개방적이고 호의적인 우리 공동체의 계획을 방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