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 씨티은행 출현하나’ 긴장

  • 입력 2009년 2월 26일 03시 00분


경쟁사들 “영업제한해야” 요청

미국 정부가 씨티그룹의 국유화 여부를 검토하면서 국유화가 씨티그룹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 정부는 현재 우선주 형태로 보유하고 있는 씨티그룹 지분을 보통주로 전환하는 방안을 씨티와 협의 중이다.

우선주는 배당에 우선권을 갖는 대신 의결권이 없다. 보통주는 의결권이 있기 때문에 씨티그룹의 경영에 결정권을 갖게 된다. 현재 정부가 보통주 지분을 최대 40%까지 확보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 정부가 씨티그룹에 두 차례 공적자금을 투입하면서 경영상의 각종 제약을 가한 상태이기 때문에 일상적인 경영에는 당장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정부와 씨티는 이미 일부 사업부문 매각에 합의했으며 이사회를 개편했고 배당금 지급을 축소했다. 경영진의 보수도 제한을 받고 있다.

다만 미 정부는 씨티그룹에 대해 정부 정책 방향에 따라 주택 압류를 줄이기 위한 모기지 조건 변경과 소비자 대출 확대를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미 정부는 모기지 대출기관인 인디맥을 국유화한 뒤 모기지 조건 변경을 지시한 바 있다.

씨티그룹의 영업력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객들이 예금보호 한도가 25만 달러인 다른 은행보다 정부가 대주주로 있는 안전한 은행에 돈을 맡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경쟁관계에 있는 금융회사들은 벌써부터 씨티그룹에 대해 파생상품 거래 등 투자은행 업무와 해외 영업을 일부 제한해야 한다고 미국 정부에 요청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월가의 한 임원은 “국유화된 씨티그룹이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씨티보다 더 건전한 금융회사들의 영업에 차질을 빚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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