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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24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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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투표율 30% 전망… 선거판 흐름 바꿀듯
‘유권자에게 편리하도록 바꿔라.’
선거일에 앞서 미리 투표권을 행사하는 조기투표가 미국 선거판의 큰 흐름으로 뿌리내리고 있다. 투표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유권자에게 편리한 투표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와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가 맞붙은 올 대통령선거의 조기투표율은 사상 최대치인 30%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선거일(11월 4일)이 되기도 전에 유권자 3분의 1이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에게 표를 던지고 있다. 양당은 매일 매일이 사실상의 선거일이라는 판단에 따라 지지층을 향해 조기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미국 시사잡지 ‘디 아메리칸(The American)’은 최근 인터넷판 기사에서 1980년 5%에 불과하던 조기투표율이 30%를 넘어설 정도로 높아진 것은 선거일 몇 주 전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캘리포니아 주 오렌지카운티는 차에서 내리지 않고 투표할 수 있는 ‘드라이브스루(drive-thru)’ 투표소를 20일 처음 도입했다.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를 주문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차에 탄 채로 전자투표를 하는 방식이다.
텍사스 주 트래비스카운티는 유권자들이 체육관에서 운동을 하면서 투표도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알래스카 주는 주요 공항에 투표소를 설치해 오가는 여객기 이용객들이 투표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우편 접수만 고집하는 보수적인 오리건 주조차도 유권자 편의를 위해 맥도널드 매장을 비롯해 도서관, 구세군 회관 등 시내 곳곳에 투표용지 회수함을 설치하고 있다.
그렇다면 새로운 투표 형태가 투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투표 장소가 투표 행위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준다는 결론을 내렸다. 학교에서 투표할 때는 자연스럽게 교육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지만 공항이나 레크리에이션 센터 등이 투표소라면 관심사가 달라진다는 것.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