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고 부자 리카싱 회장 성공비결 공개

  • 입력 2008년 6월 28일 02시 58분


“첫째도 겸손, 둘째도 겸손, 셋째도 겸손”

“내가 지나치게 교만한 것은 아닌지 항상 스스로에게 묻는다.”

아시아 최고 부자인 리카싱(李嘉誠·사진) 청쿵그룹 회장이 세계적인 부호 반열에 오를 수 있도록 자신을 이끈 성공 비결을 공개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홍콩 언론들이 27일 보도했다.

리 회장은 26일 중국 광둥(廣東) 성 산터우(汕頭)대 졸업식에 참석해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졸업생들에게 그가 고안한 ‘교만 지수(hubris index)’를 자세히 소개했다. 리 회장은 이 대학의 명예 이사장을 맡고 있다.

교만 지수는 ‘선과 탁월함(arete)’ 그리고 ‘자부심에 가까운 교만함(hubris)’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마음 자세를 수치화한 것으로 리 회장은 “인생이라는 항해에서 나아갈 방향을 알려 주는 나침반과도 같은 존재”라고 설명했다.

“교만 지수는 태도뿐만 아니라 행동까지도 지배한다. 내가 (자부심이 지나쳐) 교만해진 건 아닌지, 내 잘못을 지적하는 사람들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는지, 내 행동과 결정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가를 따져 보려 하지 않았는지, 예상되는 문제, 결과, 해법에 대해 미리 계획을 세우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았는지 등을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

그는 또 “겸손한 마음은 모든 지식의 출발”이라며 자만에 사로잡히지 말라고 당부했다.

재산이 30조 원에 이르는 리 회장은 자신이 설립한 자선재단을 ‘셋째 아들’로 여길 정도로 재산의 사회 환원에도 관심이 많다. “부가 있다고 해도 사회를 위해 공헌하지 않으면 귀하지 않고 천하다”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리 회장은 이날 강연에서 “군주의 지위가 반드시 고귀한 것이 아니고, 가난함이 천하기만 한 게 아니다. 귀하고 천하고의 차이는 행동의 아름다움과 추함에 달려 있다”는 중국 철학자 장자(莊子)의 말을 인용해 “받으려고만 하지 말고 나눠 주기도 해야 한다”고 나눔의 미덕을 설파했다.

1928년 광둥 성 차오저우(潮州)에서 태어난 리 회장은 부모를 따라 홍콩으로 건너갔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중학교를 중퇴하고 찻집 종업원과 시곗줄 행상 등을 거쳐 세계적인 사업가로 성공한 자수성가형 인물이다. 고무 밑창을 댄 싸구려 구두를 신을 정도로 검소함이 몸에 배어 있으며 시간을 아끼기 위해 시계를 20분 빨리 맞추는 것으로 유명하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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