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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6월 5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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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은 몸짓이 아닌 마음의 울림이다.’
페루 출신의 한 발레리나가 반 년 동안 두 발을 쓰지 않고 생활한 뒤 장애인의 아픔을 담은 ‘휠체어 발레’를 선보였다고 워싱턴포스트가 4일 보도했다.
무용수가 휠체어에만 의지해 춤을 선보이는 ‘그리고 너, 대체 뭐야?’라는 제목의 이 작품은 멕시코, 쿠바, 페루 무대에서 선을 보였다.
화제의 주인공은 실험적 발레리나로 유명한 로사나 페날로자(45·사진) 씨. 남편을 따라 멕시코에 온 그는 장애인 발레 강습을 하다가 이들이 사회의 편견 속에 살아가는 현실을 예술로 표현하고자 이번 작품을 기획했다.
페날로자 씨는 장애인의 어려움을 체험하기 위해 작품이 무대에 오르기 6개월 전부터 휠체어를 타고 직접 멕시코시티 거리로 나섰다. 그는 비좁은 비탈길에서 옴짝달싹 못하기도 했고 아무런 배려 없이 빠르게 옆을 지나가는 차량 때문에 몸을 움츠린 적도 많았다.
페날로자 씨는 특히 “나를 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가장 견디기 힘들었다”고 밝혔다. 꽃다발과 환호 속에서 살아온 자신이 갑자기 그들의 눈 속에서 ‘괴이한 이방인’이 돼버렸다는 것. “집에 돌아와 매일 울고 분노했다”는 그는 이런 감정을 담아 휠체어 발레를 완성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