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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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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오바마공격 비판 여론
아내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뛰고 있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비판론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26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프라이머리(예비경선)를 앞두고 ‘힐러리의 선거 캠페인에서 남편 클린턴의 역할을 확대하는 것이 현명한가’라는 의문이 확산되고 있다고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가 24일 전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아내의 경쟁자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이라크 전비 법안을 찬성했던 과거를 끄집어내는 등 ‘나쁜 경찰’ 역할을 자처해 힐러리 후보가 ‘좋은 경찰’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문제는 미국 역사상 가장 경쟁력 있는 흑인 후보와의 대결에서 인종 문제를 건드린 것. 민주당 지지자들은 인종과 관계없이 언론을 통해 이 문제가 부각되는 것은 본선에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경고음을 내기 시작했다.
칼 질슨 서던메소디스트대 정치학과 교수는 “사람들은 클린턴이 선거운동에 유용한 자산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그의 역할에 대해서는 점점 유보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기류 변화를 전했다.
외부에서는 그가 아내의 선거운동에 ‘다걸기’함으로써 퇴임 후 쌓아온 ‘클린턴’ 브랜드의 명성을 깎아내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클린턴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며 “그가 자신의 가치를 구현한 다보스 포럼을 외면하고 유권자 앞에서 얼굴을 붉히며 아내의 경쟁자를 공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신문은 “힐러리가 대통령이 되든 안 되든 클린턴이 선거에만 매달린다면 저개발국의 에이즈 치료와 말라리아 퇴치 운동을 강조했던 박애주의자로서의 역할과 명성이 모두 퇴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오바마 거액후원자 비리 연루
기부금 돌려주며 파장 줄이기
깨끗한 이미지로 미국 대선 경선에서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버락 오바마 민주당 상원의원이 각종 비리에 연루된 후원자 때문에 난처한 처지에 몰렸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23일 보도했다.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26일)를 앞두고 21일 열린 토론회에서 오바마 후보의 후원자인 안토인 레즈코 씨를 거론하며 경쟁자를 공격했다.
레즈코 씨는 시카고 지역에서 피자 가게와 중국음식점을 운영하고 부동산업에 뛰어들어 상당한 부를 축적한 사업가. 하지만 부당 이득과 불법 공모 등의 혐의로 기소돼 다음 달 법정에 서야 한다.
오바마 후보가 레즈코 씨의 범행에 연루됐다는 증거는 없다. 오바마 후보는 레즈코 씨와 관련된 정치 기부금 8만5000달러(약 8000만 원)를 최근 되돌려 주는 등 파장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레즈코 씨와 가족들은 오바마 후보가 무명 시절이던 1995년부터 20만 달러 이상을 기부해 그가 정치적 입지를 다지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밝혀졌다. 오바마 후보 부부가 2005년 시카고 남쪽에 집을 샀을 때 레즈코 씨의 아내가 근처의 땅을 구입했다가 오바마 후보에게 싼값에 팔아넘긴 사실도 드러났다.
오바마 후보는 레즈코 씨에게 아무런 도움을 준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오바마 후보가 일리노이 주 상원의원이던 시절인 1998년 주 공무원에게 레즈코 씨의 회사를 도와주라는 취지로 편지를 보낸 사실이 밝혀졌다.
시카고 지역 시민단체인 ‘더 나은 정부를 위한 연합’의 제이 스튜어트 씨는 “시카고 사람이라면 누구나 레즈코 씨가 문제를 일으킬 인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오바마 후보의 처신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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