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희 비디오, 여러 영화들 모방

  • 입력 2007년 4월 20일 11시 04분


코멘트
미국 버지니아공대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 조승희 씨가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뿐만 아니라 여러 영화의 장면들을 모방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조씨가 사건 당일 뉴욕 NBC 뉴스에 보낸 비디오의 장면들이 '올드보이', '페이스오프(Face/Off)', '매트릭스 2-리로디드(The Matrix: Reloaded)' 같은 영화의 장면들을 연상시킨다고 더 타임스, 데일리 메일 등 영국 언론들이 19일 보도했다.

영국 언론들은 조씨가 망치를 들고 있는 사진과 영화 '올드보이'에서 주인공 오대수가 망치를 들고 있는 장면을 비교하며 두 사진의 유사성을 지적했다. 조씨는 또'올드보이' 속 다른 장면을 모방해서 자기 머리를 향해 총을 겨누는 모습으로 비디오에 나온다.

'올드보이' 연관설은 버지니아공대의 폴 해릴 교수가 유사성을 발견하고 수사당국에 신고하면서 순식간에 알려졌다.

수사진은 조씨가 비디오 촬영의 준비작업으로 '올드보이'를 되풀이해서 보았다고 믿고 있다고 더 타임스는 말했다.

조씨의 비디오에서 '올드보이' 외에 다른 폭력영화의 흔적을 볼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조씨의 비디오 중 양손에 총을 들고 있는 장면은 홍콩 액션영화 감독 우위썬(미국명 존 우)의 '페이스 오프'의 한 장면과 비슷하다고 데일리 메일은 지적했다.

이 장면이 워쇼스키 형제의 2003년 작 영화 '매트릭스 2-리로디드'를 홍보하는데 사용된 배우 로렌스 피쉬번의 광고용 사진과 비슷하다는 의견도 있다.

1999년 컬럼바인 고등학교 총기 난사사건 때도 이와 비슷하게 범인들이 영화 `매트릭스(The Matrix)', '배스킷볼 다이어리(The Basketball Diaries)', '헤더스(Heathers)'를 모방해 범죄를 저질렀다는 논란이 일었던 적이 있다.

조씨가 이 비디오를 6일 동안 제작했던 것으로 미뤄볼 때 며칠 동안 소름 끼치는 상상을 거듭하며 이를 어떻게 실행할지 궁리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일부에서는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허핑턴 포스트 웹사이트에 글을 올린 영화제작자 밥 세스카는 올드보이와 조씨의 범죄 사이 연관설에 대해 "지금까지 나온 가장 어리석은 가설"이라며 영화를 모방한 범죄라는 주장을 일축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