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호한 진실… 고어 제작 환경다큐 ‘불편한 진실’ 과장 논란

  • 입력 2007년 3월 15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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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면 상승-기온 추정치 주류학계와 큰 차이

‘불편한 진실(An Inconvenient Truth)’에 과학자들이 불편해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를 경고해 아카데미상을 받은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의 장편 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이 과장이 심하다는 비판을 받는다고 뉴욕타임스가 13일 보도했다.

먼저 해수면 상승. 고어 전 부통령은 시기를 특정하지 않고 해수면이 20피트(약 6m) 상승해 뉴욕과 플로리다의 일부가 물에 잠길 것이라고 경고했으나 지난달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보고서는 21세기 말까지 해수면이 최대 23인치(약 58cm)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을 뿐이다.

다음은 온도 상승. 고어 전 부통령은 최근 기온이 과거 1000년 중 가장 높은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미국 과학아카데미의 지난해 6월 보고서에는 현재 기온이 중세 온난기가 끝날 무렵인 1600년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돼 있다.

기후학자인 로이 스펜서 앨라배마대 교수는 “우리가 실제로 아는 것은 지금이 과거 400년 가운데 가장 덥다는 것뿐이다”고 말했다.

지질학자인 돈 이스터브룩 웨스턴워싱턴대 석좌교수는 “1만5000년 동안 중세 온난기를 포함해 10차례의 온난기가 있었는데 이들 온난기는 지난 세기보다 20배나 더 더웠다”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이들이 모두 과학계에서 명망이 높거나 중도 노선을 취해 왔던 학자라는 것. 이스터브룩 교수는 “고어 전 부통령은 나무 대신 숲을 보는 데는 탁월했지만 이젠 실제 데이터를 갖고 과장을 걷어내야 할 때”라고 충고했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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