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투자 위험감지 유전자 있는 후계자 원해"

  • 입력 2007년 3월 2일 16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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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귀재'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올해 주주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젊은 후계자'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버핏 회장은 매년 경영실적 발표와 때를 맞춰 주주들에게 공개적으로 편지를 보내 올해도 어떤 내용이 담길 지 관심이 되어 왔다.

그는 1일 공개편지에서 "지금까지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위험(리스크)을 포함해 모든 심각한 위험을 미리 파악하고 피할 수 있는 유전자가 내재돼 있는 젊은 사람을 후계자로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도 편지에서 미 경제계가 당면한 문제와 회사경영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풀어 설명했다.

"요즘 최고경영자(CEO)를 만나면 '우리는 여자, 혹은 히스패닉 계를 이사후보로 찾고 있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마치 노아의 방주에 태운 동물을 찾는 것처럼 들린다. 또 이사들의 봉급이 너무 많아지면서 진정으로 독립된 이사들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

그는 지난해 버크셔 해서웨이 순익이 110억 달러(약 10조4500억원)였으며, 연방정부에 44억 달러의 세금을 납부할 것이라고 공개했다. 그는 "이 세금은 연방정부가 하루 평균 지출하는 돈(70억 달러)의 절반"이라며 "미국에 버크셔 해서웨이 같은 회사가 600개만 있다면 모든 미국인들이 연방정부에 내는 세금을 한 푼도 안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버핏 회장은 지난해에는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같은 큰 자연재해가 없어 보험회사 투자에서 많은 수익을 올렸다는 점을 공개하면서 "지난해에는 자연(Nature)이 휴가를 떠났다. 우리로선 정말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경영실적 호조로 현금 유입이 너무 많아 이제는 인수기업을 찾을 때 쥐보다는 코끼리를 찾기로 했다"며 "좋은 물건이 있으면 밤낮을 가리지 말고 꼭 전화해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버핏 회장은 버크셔 해서웨이사가 투자한 미국의 자동차보험회사 가이코의 CEO인 토니 나이슬리의 경영실적을 거론하며 "지난해에는 아이를 새로 낳으면 이름을 '토니'라고 붙일 것을 제안했는데, 이제는 생각이 바뀌었다. 현재 다른 이름을 가진 아이라도 이름을 '토니'라고 바꾸는 게 늦지 않을 것 같다"고 실적 호조에 대해 만족을 나타냈다.

그는 이어 "올해 5월에 열리는 주주모임 때 가이코에 가입하면 주주들에게는 8% 추가 보험료 할인 혜택이 있는 만큼 꼭 가입하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가이코 신용카드를 개설하는 것도 좋은 생각이다. 나도 비록 잘 쓰지는 않지만 가이코 카드가 있다"며 가이코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시했다.

뉴욕=공종식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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