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 눈감은 일본 업계 4위 회계법인 공중분해"

  • 입력 2007년 2월 21일 17시 59분


감사대상 기업의 분식회계를 눈감아 준 일본의 대형 회계법인이 사실상 해체절차에 들어갔다.

21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4위의 회계감사 법인 미스즈는 7월말까지 업무 대부분을 서열 1~3위의 3대(大) 회계법인에 넘기기로 확정했다.

미스즈 감사법인은 신일본제철 NTT 닌텐도 등 608개 기업의 회계감사를 담당하고 있으며 소속 공인회계사 수가 1232명에 이른다.

이 회계법인이 '공중분해'에 가까운 업무 축소를 단행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감사대상 기업의 분식회계 사건이 잇따라 적발돼 회계법인으로서의 신뢰성이 땅바닥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미스즈는 전신인 주오아오야마 회계법인의 소속 회계사가 화장품 업체인 가네보의 분식회계사건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지난해 5월 금융청으로부터 2개월 업무정지명령을 받았다. 이 회계법인은 그 여파로 기존 상장기업 고객 중 30%가 떨어져나가는 큰 타격을 입었다.

미스즈는 지난해 9월 이름을 바꿔 새 출발에 나섰으나, 작년 말 증권회사인 닛코코디얼 그룹의 회계부정사건이 터지면서 다시 위기를 맞았다.

미스즈 측은 개명 당시 주오아오야마 회계법인에서 떨어져 나간 아라타 감사법인과의 재결합을 통해 위기를 타개해 보려고 했지만 상대방의 거절로 무산됐다.

아라타 감사법인은 미국의 대형 회계법인인 '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쿠퍼스(PwC)'의 일본 법인으로 도요타자동차와 소니 등 초우량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미스즈의 해체가 회계법인이 감사대상기업의 회계부정을 적당히 눈감아주는 잘못된 관행에 경종을 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도쿄=천광암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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