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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0월 24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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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일 핵실험 후회說등 태도변화 있다는데…
Q: 김 위원장 발언에 대해 미 행정부는 “별 게 없다”는 반응인데 이게 진짜 미국의 속내인가?
A: “추가 핵실험을 않겠다”거나 “6자회담에 복귀할 테니 금융제재를 곧바로 풀라”는 등의 말을 김 위원장이 했을 수는 있겠지만, 큰 맥락에서 보면 별 다른 가치가 없는 말로 본다. 라이스 장관이 “별 이야기 없었다”고 말한 게 더 진실에 가깝다. 큰 의미를 부여하는 한국 당국자들의 말은 ‘희망 사항(wishful thinking)’이 덧붙여진 것으로 본다. 잘 봐주면, 2차 핵실험이 당장에 있지는 않겠구나 정도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Q: 어쨌든 ‘선(先) 6자회담 복귀’란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의 발언은 태도의 변화 아닌가. 미국이 이를 일축하는 것은 한창 상승세를 타고 있는 대북 국제공조 전선의 힘이 약화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 아닌가.
A: 워낙 힘든 전제조건이 붙어 있어서 진심이라고 믿기 어렵다고 보는 것이다. 가령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을 조사하고 있는 중인데 계좌 동결 해제를 할 수 있겠는가. 먼저 사실관계가 분명히 밝혀져야 하고, 검증이 필요하다. Q: 김 위원장이 핵실험을 후회했다고 말했다는 소문도 있는데….
A: 전달받은 바 없지만, 김 위원장이 ‘북한이 핵 개발을 하는 책임은 미국에 있다’는 주장을 강조하기 위해, ‘한반도 비핵화는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라고 거론하면서 ‘핵실험까지 오게 된 것은 나도 원치 않는 바였다’는 식으로 말했을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 이중적 해석이 가능한 문장 구성은 북한의 전통적 어법이다.
▼ 대북 제재 조치는 어떻게 추진하나
Q: 앞으로 어떻게 상황이 전개될까.
A: 일단은 제재 국면이다. 압박이 계속될 것이다. 압박이 지속되어야 향후 대북협상에서도 북한이 돌출행동을 못할 것으로 본다. 협상을 시작해도 제재가 풀릴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제재 속 협상’이라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Q: 중국은 라이스 장관의 말처럼 실제로 강경한가.
A: 지난주 라이스 장관의 4개국 방문을 앞두고 중국이 가장 비협조적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했으나 정작 강경 제재에 가장 예민한 건 한국이었다는 결론이다. 반면 중국이 북한을 다루는 방식을 보면 변화를 느낀다. 중국의 목표는 북한의 핵무장을 포기시킨 뒤 한반도를 현상유지(status quo)하는 것이다. 북한이 과거처럼 중국의 말을 안 듣는 것도 변수다. 중국으로선 미국과 함께하는 게 자기들 마음대로 북한을 움직이고, 한반도를 요리하는 데 부합한다고 믿는 것 같다.
Q: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은 미국의 구상처럼 진행될까.
A: PSI가 아니더라도 유엔 회원국들은 안보리 결의에 따라서 자국 영해에 들어온 북한 선박과 북한 물품을 실은 것으로 보이는 제3국 선박을 검색해야 한다. 하지만 국제법상 공해상에선 건드릴 수 없다. 그러나 PSI는 다자가 모여 이런 제약을 건너뛸 장치를 찾고 있다. 그렇지만 무차별 저지는 아니고,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아주 가능성 높은 대상을 골라 검색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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