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쿠니 문제로 중일정상회담 협상 난항

  • 입력 2006년 9월 26일 17시 14분


일본 정부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 출범을 계기로 중국과 단절됐던 정상회담 재개를 추진하고 있으나 야스쿠니(靖國) 신사 문제에 걸려 난항을 겪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6일 보도했다.

23일부터 도쿄(東京)에서 열리고 있는 중국 일본 외무차관의 '종합정책대화'에서 양측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로 악화된 양국관계의 개선을 위해 양국 정상의 회담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아베 신임 총리의 방중 수락과 정상회담 재개의 조건으로 야스쿠니 신사 참배 자제를 명확히 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야스쿠니 문제만으로 모든 대화를 닫아서는 안 된다"는 아베 총리의 입장만을 반복해 설명하고 있다는 것.

양국 간 물밑 조정에서도 일본 측은 아베 총리가 적어도 내년 4월 봄 춘계예대제(육군의 러일전쟁 승전기념일)까지는 참배하지 않을 것이라며 양해를 구하고 있으나 중국 측은 납득하지 않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 측은 11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회의(APEC) 전에 아베 총리의 중국방문도 고려한다는 방침아래 협상에 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중국 측은 '철저한 정치적 장애의 제거'라는 표현을 쓰며 참배 유무를 명확히 해줄 것을 요구했다는 것.

중국 측은 '무라야마 담화'나 A급 전범에 대한 인식을 둘러싼 아베 총리의 발언에 대해서도 경계를 높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국도 같은 이유로 중단됐던 한일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협상이 어떻게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도쿄=서영아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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