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 평양 보낸다고 잃을 게 아무것도 없다"

  • 입력 2006년 9월 15일 1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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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대니얼 스나이더 스탠퍼드대 부설 아시아태평양연구소 부소장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북한문제가 한미동맹의 걸림돌이 됐다고 지적했다.

스나이더 부소장은 14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부시 행정부 들어 북한 문제는 한미동맹에 걸림돌이 된 게 사실"이라며 "부시 행정부가 진정 북한을 포용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클린턴 행정부 시절엔 김대중 정부가 대북 햇볕정책을 실시했지만 당시엔 그런 정책이 본질적으로 올바른 접근이란 기본적 합의가 있었다"며 "그러나 부시 행정부는 이런 인식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한 국민의 대북여론도 본질적으로 바뀌었다며 "한미 양국은 과거 북한이 위협이라는 점에서 공통의 이해를 갖는 경향이 있었지만 지금 남한 내에서는 북한의 위협에 대해 상당히 의견이 엇갈려 있고 이런 점 때문에 동맹관리가 더욱 힘들어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한미관계를 불편하게 만드는 요인의 하나로 한국의 민주화를 꼽으면서 "과거 잠복해 있던 현안들이 지금 터져 나와 공론의 일부가 되고 정치적 토론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 보수, 진보진영이 서로 이런 문제를 악용하고 있다"며 "그 때문에 한미동맹을 유지하기가 더 힘들어지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는 한미관계를 서로 동등한 동반자 관계 측면에서 봐야 한다"며 "두 나라는 북한 핵문제 외에도 광범위한 공통적인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만큼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스나이더 부소장은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제재와 관련해 "효과적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북한은 이미 제재를 당할 만큼 당했기 때문에 제재를 통해 북한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내 양보를 얻어낼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그는 오히려 제재할 경우 북한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므로 미국은 사태 해결을 위해 북한에 직접 회담을 제의해야 한다며 "(미국이) 힐 수석대표를 평양에 보낸다고 해서 잃을 게 아무 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현 시점에서는 북한과 접촉하고 협상할 수 있는 통로를 가질 필요가 있다며 "정말 걱정되는 것은 이러다간 오판으로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인데, 특히 북한은 미국의 행동에 대해 사태를 격화하는 식으로 오판할 위험성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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