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은 못듣는 휴대전화 벨소리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사립고교 ‘트리니티 스쿨’의 기술교사 도나 루이스 씨는 최근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1학년 학생들이 모두 듣는 휴대전화 벨소리를 자신은 도무지 들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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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어른들이 들을 수 없는 벨소리가 있다는 얘기를 처음엔 믿지 않았지만 실제로 실험해 본 결과 사실로 나타났다”며 “학생들은 모두 들었지만 나와 동료 교사는 전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휴대전화 벨소리를 성인이 듣지 못하는 것은 높은 주파수대의 소리를 사용하기 때문.

최근 뉴욕의 학생들 사이에는 교사 등 어른들에게는 들리지 않는 휴대전화 벨소리가 인기라고 뉴욕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뉴욕 시의 학교들은 수업시간 중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고 있지만 고음의 벨소리를 인터넷에서 다운받아 선생님 몰래 휴대전화를 쓰는 학생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영국 웨일스의 한 보안업체가 지난해 개발한 ‘머스키토’라는 제품은 대부분의 성인이 나이를 먹을수록 청력이 점차 떨어진다는 점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당초 귀청이 찢어질 것 같은 17kHz의 고음을 내보내 가게 앞에서 기웃거리는 젊은이들을 쫓아내기 위해 고안된 기술이 학생들에 의해 휴대전화 벨소리로 재탄생한 것.

일반적으로 성인은 40, 50대가 되면 노인성 난청(難聽) 증상이 시작된다. 일상적인 대화는 200∼8000Hz의 주파수대에서 이뤄지는데 대부분의 성인은 중년이 되면 청력이 떨어져 이보다 높은 고음대 소리는 들을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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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갑 기자 gd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