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文革 국제세미나 참가 봉쇄

  • 입력 2006년 5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중국 정부가 16일 문화대혁명 40주년을 앞두고 미국에서 열리는 문혁 국제 세미나에 참석하려는 자국 학자들의 출국을 막았다.

홍콩 밍(明)보와 핀궈(빈果)일보는 중국 당국이 12일 뉴욕에서 ‘역사의 진상과 집단 경험’을 주제로 열린 문화대혁명 40주년 국제 세미나에 중국 학자 8명의 참석을 막았다고 14일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이번 세미나가 중국에 비우호적인 재단이 주최하는 것이라며 초청장을 압류하거나 여행사에 압력을 가해 비행기표를 취소시키는 방법으로 이들의 참석을 봉쇄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의 봉쇄를 뚫고 작가 딩둥(丁東), 베이징 청년정치학원의 싱샤오췬(刑曉群) 씨 등 9명이 뉴욕 세미나에 참석했다.

또 11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면담한 작가 위제(余杰) 씨와 왕이(王怡) 청두(成都)대 교수, 리바이광(李柏光) 변호사 등 지하교회 신도들도 세미나에 참석했다.

21세기 중국재단과 뉴욕대가 공동 주관한 이번 세미나에는 중국 대만 홍콩 미국 유럽의 학자 60여 명이 참석해 문혁의 기원과 문혁이 소수민족, 종교에 미친 영향 등에 대해 토론했다.

중국 공산당은 최근 어떤 형태의 문혁 40주년 기념행사도 허용하지 않고 있다.

홍콩 시사주간지 야저우저우칸(亞洲週刊) 최신호도 ‘문혁 봉쇄’를 커버스토리로 보도하면서 “중국 당국이 문혁 재평가가 사회적 동란의 도화선이 될 것을 심각하게 우려하며 언론매체가 문혁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의 학자들은 “문혁에 대해 철저한 반성을 거치지 않음으로써 중국의 젊은 세대들이 문혁의 역사적 진상을 전혀 모르고 있다”며 “문혁과 같은 폭력적 방식의 빈부 격차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