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HJC 홍회장을 배워라” 일침

  • 입력 2005년 11월 21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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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 헬멧을 만드는 홍진HJC의 홍완기 회장. 워싱턴포스트는 홍 회장의 근검절약과 이 회사 헬멧의 수입상인 미국 ‘헬멧 하우스’ 사장의 소비 성향을 비교해 크게 보도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오토바이 헬멧을 만드는 홍진HJC의 홍완기 회장. 워싱턴포스트는 홍 회장의 근검절약과 이 회사 헬멧의 수입상인 미국 ‘헬멧 하우스’ 사장의 소비 성향을 비교해 크게 보도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미국은 수입하고 쓰고 빌리는 반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은 수출하고 저축하며 빌려 준다.’

워싱턴포스트는 19일 오토바이 헬멧 부문 세계 1위 기업인 홍진HJC의 홍완기(65) 회장, 홍수기(60) 부회장 형제의 근검한 생활과 이 회사 헬멧을 수입해 큰돈을 번 미국 ‘헬멧 하우스’ 밥 밀러(60) 사장의 사치, 소비 성향을 대비해 보여 줬다.

밀러 사장은 홍 부회장을 캘리포니아의 저택으로 초청해 뒷마당의 수영장과 거품목욕 시설, 테니스장을 보여 줬다. 침실에서는 버튼을 누르자 천장에서 비디오 스크린이 내려왔다. 홍 부회장은 경탄했다.

라스베이거스 여행을 즐기는 밀러 사장의 취미는 고급 승용차 수집. 오후 5시면 퇴근하고 집에서 업무를 보거나 주말에 일하는 법이 없다.

반면 지난해 홍 회장의 아파트를 방문했던 밀러 사장은 “내가 자란 뉴욕 브루클린(빈민가)의 아파트보다 못했다”고 말했다. 신문은 홍 회장이 몇 개월 전 고급 고층아파트로 이사했지만, 전형적인 미국 백만장자들이 즐기는 풍요와는 거리가 멀다고 전했다.

HJC는 수입의 10%를 연구 개발에 쓰고 있다. 홍 회장은 출장길에 가끔 여행을 하지만 장기 휴가를 가본 적이 없다. 그는 “내가 휴가 같은 개인적인 일에 돈을 썼다면 HJC는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헬멧 하우스 직원 125명 중에는 저축한다는 사람이 일부 있기는 했지만 10%도 되지 않았고, 상당수는 퇴직연금조차 가입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HJC 직원들은 수입의 10%를 저축하는 것이 가장 적게 모으는 경우였고, 대부분은 수입의 60%를 저축하고 있었다.

신문은 미국과 한국의 대조적인 사례를 통해 미국이 겪고 있는 무역·재정적자의 근원 및 세계 경제의 거대한 불균형을 지적했다. 또 앞으론 미국이 돈을 빌려 주기에 안전한 나라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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