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서울아산병원 파키스탄 지진 의료봉사단 파견

  • 입력 2005년 10월 17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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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받아가세요”16일 파키스탄 무자파라바드의 야외 임시 병원에서 지진 피해 이재민들이 의료품을 받고 있다. 구호 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이재민들은 추위와 질병으로 여전히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는 16일 현재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3만9422명이며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무자파라바드=AFP 연합뉴스
“약 받아가세요”
16일 파키스탄 무자파라바드의 야외 임시 병원에서 지진 피해 이재민들이 의료품을 받고 있다. 구호 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이재민들은 추위와 질병으로 여전히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는 16일 현재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3만9422명이며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무자파라바드=AFP 연합뉴스
“파키스탄 강진 피해 주민에게 한국의 사랑을 전파하겠습니다.”

동아일보와 서울아산병원이 공동으로 21일부터 31일까지 11일간 파키스탄 무자파라바드 지역에서 의료봉사활동을 전개한다. 의료봉사단의 현지 활동은 본보 지면을 통해 생생하게 소개된다.

무자파라바드는 이번 파키스탄 강진의 진원지로 전체 인구 6만 명 중 1만1000여 명이 숨지고 많은 사람이 부상하는 등 가장 큰 피해를 본 도시다.

현재 이 지역은 구조활동이 진행되고 있지만 식수난에다 오염까지 심해 각종 수인성 전염병이 창궐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환자에 대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아 전염병이 급속히 확산될 우려도 커지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이미 설사와 폐렴 등 전염병이 퍼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의료봉사단은 전문의 5명, 간호사 6명 등 총 13명으로 구성돼 있다.

단장인 외과전문의 이정선(李姃宣) 씨를 포함해 성형외과 응급의학과 가정의학과 등 환자 처치에 필요한 진료과를 모두 갖췄다. 의료봉사단은 이번 봉사활동에서 부상자 치료와 전염병 예방 등 방역활동에 주력할 계획이다. 또 전염병의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현지인 교육도 병행할 예정이다.

이정선 단장
이 단장은 “현재 여러 지역에서 구조 및 의료봉사활동이 이뤄지고 있지만 무자파라바드 지역은 워낙 피해가 커 손을 쓸 엄두도 못 내고 있는 실정”이라며 “가족과 집을 잃어 상심한 그들에게 한국인의 따뜻한 마음을 전달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한국 119구조대는 언제 오나요”▼

“야, 독일 헬기다!”

지진 발생 이후 죽음의 도시로 바뀐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의 행정수도인 무자파라바드에서는 요즘 독일 헬기와 터키 이동진료소(대형 앰뷸런스)의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16일 오후 흙먼지 속을 뚫고 2시간 달려 무자파라바드의 독일 베이스캠프에 도착했다. 독일 공병대 헬기를 타기 위해 각국의 의료진이 100m 가까이 줄을 선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지진 피해지역의 대부분이 자동차로는 이동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독일 헬기는 구호활동의 핵심 장비였다.

터키의 이동진료소에도 몰려든 현지 이재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현지인 유세프(51) 씨는 “터키 의사선생님의 신속한 현장 조치 덕에 아들의 팔이 멀쩡할 수 있었다”면서 “‘형제의 나라’ 터키에 큰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각국의 민관 단체들은 지진 피해 현장에서 국기를 앞세우고 인명구조용 군견과 구호전문 인력을 투입해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지진 태풍과 같은 대형 재난 현장에서의 구호활동은 각 나라의 위상을 확인하고 홍보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특히 최대 피해지역인 무자파라바드에서는 영국 독일 스페인 터키를 포함한 9개국 20개 팀이 한 학교 운동장에 캠프를 설치했다. 활동 인원만 250명에 이른다.

한국에서도 비정부기구(NGO)인 ‘굿네이버스’가 큰 피해를 본 발라코트 난민촌에서 부상자 치료와 구호활동을 펼쳤다. 또 ‘선한사람들’은 한국 단체로는 처음 무자파라바드에서 인명구조와 의료활동을 벌였다. 문제는 민간단체의 활동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

영국에서 온 유린(42) 씨는 “독일은 헬기, 터키는 이동진료소 덕택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구호 팀들 사이에서도 각 팀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선한사람들의 조우순(曺禹淳) 본부장은 “기다렸던 119구조대가 오지 않아 큰 실망”이라면서 “시민단체들이 의지와 노력만으로 한국을 대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굿네이버스는 국내에서 파키스탄 지진 피해자 돕기 모금활동을 벌이고 있다. 계좌번호 농협 069-01-259-430, 02-338-1124

무자파라바드=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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