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여가수 ‘진추하’ 28년 만에 내한

  • 입력 2005년 10월 12일 03시 23분


“연예계를 떠난 지 24년이나 됐는데 한국에서 아직도 ‘원 서머 나이트’를 불러 주시는 팬들이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아요.”

1976년 영화 ‘사랑의 스잔나’의 주제가 ‘원 서머 나이트’를 히트시킨 홍콩 출신 영화배우 겸 가수 천추샤(陳秋霞·48·사진)가 내한했다. 남편인 말레이시아의 라이온그룹 회장 중옌썬(鐘延森) 씨가 10일 서울에서 개막된 제8차 세계화상(華商)대회에 참석하는 데 동행한 것. 여전히 한자 이름 ‘진추하’로 더 친숙한 천추샤는 11일 “안녕하세요”라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어제는 60여 명의 한국 팬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만나 ‘원 서머 나이트’를 함께 불렀어요. 또 1977년 한국 방문 때 만난 가수 진미령 씨도 다시 만났죠. 24년 전 결혼과 동시에 연예계를 떠났는데… 다들 기억해 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원 서머 나이트’ 등 천추샤의 곡들은 지금의 40, 50대에게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으며 2004년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에도 삽입됐다. 1981년 결혼과 동시에 연예활동을 중단한 그녀. 어떻게 살아 왔을까?

“3명의 자녀를 키우며 피아노도 가르쳐 주고 노래도 불러줬죠. 음악을 늘 옆에 끼고 살았답니다.”

그녀는 지난해 백내장 환자를 돕는 봉사활동을 하다 영화배우 청룽(成龍), 류더화(劉德華), 알란 탐 등과 친해져 올해 초 자선음반을 함께 제작했다. 최근엔 28년 만에 독집 음반을 녹음하고 있다.

“내 노래를 듣고 싶어 하는 팬이 많다는 소식을 듣고 노래를 다시 부르기로 결심했어요. 한국 가수와도 함께 노래를 부르고 싶어요. 둘째 딸이 한국 가수 비를 너무 좋아해 그의 콘서트를 보는 것이 소원이래요.”

천추샤는 15일 방송되는 KBS 1TV ‘콘서트 7080’에서 자신의 히트곡과 신곡 ‘기적’을 부를 예정이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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