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을게요, 러포트 사령관님”

  • 입력 2005년 9월 15일 03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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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언 러포트 주한미군 사령관이 14일 삼성서울병원에 입원 중인 신형진 씨를 찾아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리언 러포트 주한미군 사령관이 14일 삼성서울병원에 입원 중인 신형진 씨를 찾아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근위축증 한국 대학생은 자신의 병실을 찾은 주한미군 사령관에게 만화영화 주인공 ‘슈렉’을 닮았다고 말하며 웃었다.

14일 오전 리언 러포트 사령관 부부와 국회 국방위원장인 유재건(柳在乾·열린우리당) 의원이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으로 신형진(21) 씨를 찾은 자리였다.

연세대 컴퓨터공학부 3학년 휴학 중인 신 씨는 ‘척추성 근위축증’에 걸려 온몸을 움직이지 못한다.

세 사람의 인연은 지난해 9월 시작됐다. 미국 여행 중이던 신 씨는 갑자기 병세가 악화돼 귀국해야 할 상황이었으나 항공편이 없어 애를 태웠다.

평소 신 씨를 알고 지내던 유 의원이 이 사연을 러포트 사령관에게 전했고, 러포트 사령관은 미 국방부 특별기를 동원해 신 씨가 조기에 귀국할 수 있도록 했다. 러포트 사령관은 지난해 9월 미군 특별기편으로 귀국한 신 씨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까지 마중 나갔다.

이날의 병실 재회는 귀국 1주년을 즈음해 신 씨가 러포트 사령관을 만나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유 국방위원장이 주선한 것.

러포트 사령관은 신 씨에게 “지난해 비행기를 타고 돌아오던 게 기억나느냐”고 물었고 신 씨는 눈을 깜빡여 당시를 기억하고 있다고 대답한 뒤 입술 움직임으로 러포트 사령관에게 슈렉을 닮았다고 농담을 건넸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러포트 사령관 부부는 신 씨에게 “우리가 계속 기도를 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기도하겠다. 빨리 학교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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