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리언 러포트 사령관 부부와 국회 국방위원장인 유재건(柳在乾·열린우리당) 의원이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으로 신형진(21) 씨를 찾은 자리였다.
연세대 컴퓨터공학부 3학년 휴학 중인 신 씨는 ‘척추성 근위축증’에 걸려 온몸을 움직이지 못한다.
세 사람의 인연은 지난해 9월 시작됐다. 미국 여행 중이던 신 씨는 갑자기 병세가 악화돼 귀국해야 할 상황이었으나 항공편이 없어 애를 태웠다.
평소 신 씨를 알고 지내던 유 의원이 이 사연을 러포트 사령관에게 전했고, 러포트 사령관은 미 국방부 특별기를 동원해 신 씨가 조기에 귀국할 수 있도록 했다. 러포트 사령관은 지난해 9월 미군 특별기편으로 귀국한 신 씨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까지 마중 나갔다.
이날의 병실 재회는 귀국 1주년을 즈음해 신 씨가 러포트 사령관을 만나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유 국방위원장이 주선한 것.
러포트 사령관은 신 씨에게 “지난해 비행기를 타고 돌아오던 게 기억나느냐”고 물었고 신 씨는 눈을 깜빡여 당시를 기억하고 있다고 대답한 뒤 입술 움직임으로 러포트 사령관에게 슈렉을 닮았다고 농담을 건넸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러포트 사령관 부부는 신 씨에게 “우리가 계속 기도를 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기도하겠다. 빨리 학교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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