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선발 국내 MBA교육 외국인 학생들

  • 입력 2005년 8월 26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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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모국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기 위해 국내에서 ‘맞춤교육’을 받고 있는 외국인 학생들. 왼쪽부터 도미니카 도르, 딩지, 리밍, 페테르 코모리크 씨. 이종승 기자
한국과 모국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기 위해 국내에서 ‘맞춤교육’을 받고 있는 외국인 학생들. 왼쪽부터 도미니카 도르, 딩지, 리밍, 페테르 코모리크 씨. 이종승 기자
‘한국형 인재’로 자라기 위해 국내에서 ‘맞춤교육’을 받는 외국인 학생들이 있다.

삼성전자가 외국 현지에서 직접 선발해 성균관대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밟고 있거나 곧 수업을 시작하는 학생 4명을 23일 서울 종로구 명륜동 캠퍼스에서 만났다.

폴란드에서 온 도미니카 도르(28·여) 씨와 중국 출신 리밍(27) 씨는 1년간 한국생활을 했고, 슬로바키아를 떠나온 지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았다는 페테르 코모리크(22) 씨와 중국인 딩지(23·여) 씨는 한국 유학생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 대학의 MBA 과정에 등록한 외국인 학생은 2학년 35명, 9월 신학기 신입생이 43명으로 전체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한다.

모두 삼성전자가 급성장하는 시장에 투입할 인재 개발을 위해 동유럽과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뽑아온 엘리트들이다. 졸업 후 이들은 본사와 현지법인의 가교(架橋) 역할을 하게 된다.

도르 씨는 모국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고 프록터 앤드 갬블(P&G)에서 1년간 일한 뒤 한국에 왔다. 그는 “사회 초년병이 기업 지원을 받는 경우가 드문데 운이 좋았다”며 “한국의 교육 수준이 높고 그룹 활동이 많은 데 놀랐다”고 말했다.

리 씨는 중국 칭화대에서 전자공학 석사까지 마쳤다. 그는 전체 120명 중 최우등으로 학부를 졸업했다. 그는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을 목표로 유학 준비를 하다 한국으로 방향을 바꿨다. 취업이 보장되기 때문이었다.

삼성과 성균관대로부터 전액 장학금 및 생활비를 받는 이들은 졸업 후 국내에서 2년, 모국에서 2년씩 근무한다.

1년 전만 해도 리 씨가 알던 한국은 영화 ‘엽기적인 그녀’가 전부였다.

딩 씨는 베이징대에서 한국어와 경제학을 복수 전공했다. 한국이 낯설지 않다는 그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한국 사람들이 장롱 속 금붙이를 선뜻 내놓는 모습에서 한국의 저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경영학을 전공한 코모리크 씨는 “한국에 와서 장기불황을 겪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믿어지지 않았다”며 “세계 경제상황에 비춰봤을 때 한국이 특별히 나쁜 상황에 처해 있는 것 같지 않다”고 강조했다.

도르 씨는 “폴란드인들에게는 북한보다 남한이 더 낯선 국가”라며 “양국의 문화를 모두 접했기 때문에 한국과 폴란드 간 문화 차로 인해 생기는 문제를 잘 해결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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