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이라크, 테러 얼룩진 ‘피의 주말’

  • 입력 2005년 7월 25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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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적인 폭탄 테러가 22, 23일 이집트 홍해 연안의 세계적 휴양도시인 샤름알셰이흐와 레바논 베이루트 등 곳곳을 피로 물들였다. 이집트 테러로 적어도 90명의 내외국인 관광객이 숨지고 200∼400명이 부상했다. 120명이 숨진 1981년 이슬람 무장세력 폭동 이후 이집트에서 일어난 최대 참사다. 런던테러에 이어 알 카에다 배후설이 제기되고 있다.

▽주말 새벽의 테러=23일 오전 1시 15분경 샤름알셰이흐의 뫼벤피크호텔 주차장과 200∼300m 옆의 가잘라가든호텔 입구 및 10km 떨어진 올드마켓에서 연이어 폭탄이 터졌다. 3곳의 폭발은 5분 이내로 거의 동시에 일어났다.

뫼벤피크호텔 주차장에서는 폭탄가방이 터졌고 가잘라가든호텔과 올드마켓에서는 자살 폭탄차량이 사용됐다고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해 외신들이 전했다. 특히 가잘라가든호텔은 소형 트럭이 돌진하면서 폭발해 피해가 가장 컸다.

희생자 중에는 스페인과 영국 이탈리아인 등 7명의 외국인이 포함됐다. 한국인 피해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러 시점은 여름휴가철 절정기인 데다 1952년 이집트혁명 기념 주간이었다.

▽또 알 카에다?=‘압둘라 아잠 여단’과 ‘이집트의 성전 전사들’ 두 단체가 이집트 테러를 저질렀다고 인터넷 성명을 통해 주장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 주장의 신빙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집트의 성전 전사들’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단체인 반면 ‘압둘라 아잠 여단’은 시리아와 이집트의 알 카에다 조직으로 2004년 11월 이집트-이스라엘 국경지대의 타바힐튼호텔 폭탄 테러도 저질렀다고 주장해 왔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24일 이집트와 런던테러는 알 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 또는 2인자 아이만 알 자와히리의 지시를 받아 자행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빈 라덴 등이 테러 지시를 내리면 각 지역 조직들이 구체적인 방법을 골라 수행한다는 분석이다.

이라크의 알 카에다 조직은 알리 벨라루시 이라크 주재 알제리 대리대사를 납치했다고 23일 웹사이트를 통해 주장했다. 이 조직은 7월 초 이하브 알 샤리프 이라크 주재 이집트 대사를 납치 살해했다.

▽이라크도 자살 폭탄 테러=24일 바그다드의 동쪽 라시드 경찰서에 폭탄을 가득 실은 트럭이 돌진해 들어가 폭발하면서 최소 22명이 숨지고 25명이 부상했다고 이라크 정부가 발표했다. 피해자 대부분이 경찰이었고, 사망자 수는 계속 늘고 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 진 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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