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테러 범인들 자폭테러인 줄 몰랐나

  • 입력 2005년 7월 18일 03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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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런던 테러는 무슬림 용의자 4명이 자살 테러를 감행한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이들이 배후조종자에게 속아 자기들이 죽는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면?

영국의 선데이텔레그래프는 17일 “영국 경찰이 그런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한 경찰 관계자가 “용의자들이 살아남을 경우 자신들의 정체가 탄로 날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배후조종자가 이들에게 ‘폭탄이 터지기 전까지 빠져나올 시간이 충분하다’고 속였을 수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몇 가지 정황 증거가 있다. 우선 용의자들은 선불식 주차티켓과 왕복 열차표를 샀다. 또 일반적인 자살테러범들과 달리 폭탄을 몸에 두르지 않고 배낭에 넣은 데다 “알라는 위대하다”고 외치지도 않았다.

무엇보다 용의자들은 모두 운전면허와 은행카드, 신분증을 가지고 있었다. 당초 경찰은 이들이 ‘순교자’임을 인정받기 위해 각종 증명을 지니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자살테러범들은 일반적으로 아무런 증명도 소지하지 않는다. 물론 용의자 4명이 모두 현장에서 사망했고 폭탄 타이머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직은 자살 테러가 분명하다는 의견이 더 우세하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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