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진보-보수 교회 지도자들 ‘중간지대’ 찾아 나섰다

  • 입력 2005년 6월 17일 03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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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 동성결혼 등과 같은 이슈를 둘러싸고 양보 없는 싸움을 벌여 온 미국의 진보와 보수 성향 교회 지도자들이 ‘중간 지대’를 찾아 나섰다.

대표적인 우파 기독교 지도자인 밥 셴크 목사는 7월 1일 시작되는 복음주의 기독교인 행사를 앞두고 최근 “앞으로 동성애가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다는 연설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성서의 무오류성’을 믿는 복음주의 기독교단을 대표하면서 동성결혼 및 낙태 반대운동을 벌여 왔다.

그는 “동성애를 포용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동성애는 선택한 것이 아니라 타고난 것’이라는 점은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중이 좀 놀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진보 성향의 데이비드 새퍼 유대교 랍비가 최근 설교를 통해 ‘낙태 줄이기 운동’을 제시한 것도 ‘중간지대 찾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의 목표는 앞으로 2년간 낙태시술 건수를 절반으로 줄이는 것.

그는 “미 헌법의 규정대로 원치 않은 출산을 거부할 권리(낙태)는 인정받아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기독교인이라면 낙태 남용은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두 지도자의 발언을 종교가 정치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물론 이들이 공동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난해 대통령 선거를 전후해 미국 사회에서 종교가 사회 통합보다는 갈등의 출발점이 됐다는 점에서 새로운 흐름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미국의 주요 이슈에 대한 진보 보수 기독교그룹의 견해
진보 기독교단체이슈보수 기독교단체
전쟁 반대. “예수가 언제부터 전쟁 찬성자가 됐나?”고 반문.이라크전쟁프랭클린 그레이엄(남 침례교 지도자), “하나님은 … 이라크전쟁을 통해 예수의 이름으로 그들에게 사랑을 베풀 것이다.”
정부의 적극적 재정지원 강조.“가난한 자의 재물을 뺏는 자에게 화(禍)가 있다.”(이사야 10:1,2)저소득층국가지원“국가의 직접 개입은 관료조직의 비대화를 부를 뿐 실효성이 떨어진다. 개인의 뼈를 깎는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개인선택권 중시. “예수가 낙태를 반대한 적이 없다.”낙태생명존중을 이유로 낙태에 반대.
“동성애는 선택한 것이 아니라, 타고난 것이다.”동성애결혼반(反)성경적이다. “남자와 남자가 부끄러운 일을 행하며, 잘못된 행동에 응분의 벌을 받았다.”(로마서 2:27)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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