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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6월 17일 03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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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들에게 일당 5달러를 지급하기로 한 것. 일당 2달러를 주던 다른 회사들로부터 거센 항의가 뒤따랐지만 그는 굽히지 않았다. 높은 임금으로 양질의 노동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만 자동차 대량생산 시대를 열 수 있다는 것을 예견했기 때문이다.
60여 년 후 포드는 또 다른 중대 결정을 했다. 1972년 소형 자동차 모델 ‘핀토’의 결함을 알고도 리콜하지 않기로 한 것. 리콜 비용이 결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고보상 비용보다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포드는 리콜 거부로 막대한 이미지 손상을 입었으며 이후 소비자단체들로부터 끊임없는 감시를 받게 됐다. 이번 결정은 실패였다.
경영인들에게 결정은 언제나 힘든 과정이다. 오죽하면 나폴레옹도 “결정만큼 어렵고 중요한 일은 없다”고 말했을까.
미국의 격주간 경영전문지 포천은 최근호(20일자)에서 미국 역사를 바꾼 기업들의 중요 결정 20개를 선정 발표했다.
이 밖에도 포천지는 은행 점포 안으로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 주력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현금자동지급기를 처음 설치한 씨티은행, 교외 인구 팽창을 예견하고 유통점 체인화를 처음 시도한 시어스백화점, 1950년대 스톡옵션 제도를 최초로 도입한 페어차일드 반도체 등을 성공적인 결정을 내린 기업으로 꼽았다.
1929년 뉴욕증시 활황으로 모든 사람들이 주식을 사들이는 데 열을 올릴 때 주가 대폭락을 예견하고 발 빠르게 대량 매도한 메릴린치의 결정도 성공사례로 꼽혔다.
반면 인터넷 열풍 냉각을 예견하지 못한 타임워너-아메리카온라인(AOL) 합병과 지역전화 사업을 포기하고 경쟁이 치열한 장거리전화 사업에 매달린 AT&T의 결정은 실패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저서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로 유명한 경영컨설턴트 짐 콜린스 씨는 “유능한 경영인은 결정이 아무리 힘들고 어렵더라도 결코 미루지 않는다”면서 “실패한 결정 10개 중 8개는 판단을 잘못해서가 아니라 ‘제때’ 결정을 못 내렸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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