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칭화大 “이젠 시장경제” MBA키운다

  • 입력 2005년 5월 12일 1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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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8시부터 시작하는 강의를 듣기 위해 자전거로 등교하는 칭화대 학생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오전 8시부터 시작하는 강의를 듣기 위해 자전거로 등교하는 칭화대 학생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중국 공산당 고급간부의 산실이던 명문 칭화(淸華)대가 자유시장경제의 주역이 될 경영인(MBA) 양성에도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미국 경제지 포천 최신호(16일자)가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칭화대 출신 MBA들은 ‘조국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까’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무슨 일이 나에게 적합할까’라는 판단에 따라 진로를 결정하고 있다.》

▽당에서 시장으로=칭화대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공산당 및 정부의 고급 간부를 다수 배출했다.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9명 중 후진타오(수리공정학) 주석과 우방궈(吳邦國·무선전자학)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등 4명이 칭화대 출신이다.

각 성(省)을 비롯한 지방기구와 국영기업의 고위인사까지 포함하면 칭화대 인맥은 수천 명에 이른다. 이들 대부분은 1950년대 칭화대에서 공학을 전공했고 1960년대 중반 문화대혁명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1970년대 후반 덩샤오핑(鄧小平) 집권 이후 승승장구했다.

덩의 집권은 칭화대의 인재 육성 방향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이와 동시에 칭화대 재학생들로부터도 이전과는 다른 교육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향점은 시장경제였고 경영대학원은 그 중심에 있다고 포천은 전했다.

▽외국기업 선호=칭화대 경영대학원에서는 미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을 지낸 그레고리 맨큐 하버드대 교수의 경제학 교과서 등을 교재로 사용한다. 교수진 120명 중 30% 이상이 미 매사추세츠 공대(MIT)에 정기적으로 교환교수로 나가 새로운 경영 흐름을 익히고 있다.

강의 형식도 미 하버드대나 MIT의 토론식과 다를 바 없다. 미국의 델 컴퓨터나 GE의 각종 사례가 토론 대상이다.

물론 제약이 없지는 않다. 중국 사례는 성공한 기업 위주이며 관리의 부패와 개인 소유권 등에 관한 토론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졸업반 학생들은 골드만삭스나 모건스탠리, 맥킨지 등 외국계 기업이 보내온 취업 안내장을 자랑스럽게 내보인다. 이들은 높은 수입뿐 아니라 기업 활동과 경영에 대해 더 많이 배울 수 있다는 이유로 외국계 기업을 선호한다.

이진 기자 leej@donga.com

▼골드만삭스 CEO등 세계적경영인 자문▼

칭화대 경영대학원은 세계적인 경영인들로 구성된 ‘국제 자문단’의 뒷받침을 받고 있다.

한크 폴슨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와 존 브라운 영국석유(BP) CEO, 요르마 올리라 노키아 CEO, 리 스콧 월마트 회장 겸 CEO, 이데이 노부유키(出井伸之) 전 소니 회장 등이 대표적인 자문위원들이다.

존 손턴 골드만삭스 전 CEO가 자문단을 구성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손턴 전 CEO는 강의까지 하고 있다.

자문위원들이 이끄는 일부 기업은 재정 지원에도 앞장서고 있다. 월마트는 소매판매 교육부문에 100만 달러(약 10억 원)를, BP는 경영대학원 내 경제정책연구소 창설에 300만 달러(약 30억 원)를 각각 지원했다.

이진 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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