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500년전 흑인 노예매매 진심으로 용서구합니다”

  • 입력 2005년 4월 15일 18시 17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실바(사진) 브라질 대통령이 과거 브라질의 아프리카 흑인노예 매매역사에 대해 진솔하게 사과했다.

14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아프리카 5개국을 순방 중인 룰라 대통령은 이날 마지막 방문지인 세네갈의 한 해안도시에서 “그 옛날 이곳에서 아프리카 흑인들이 배에 실려 미주대륙으로 팔려갔다”며 “내가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과거에 우리가 한 일에 대해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브라질을 식민통치한 포르투갈은 16세기부터 19세기까지 약 300년 동안 적어도 350만 명 이상의 아프리카 흑인들을 브라질로 데려가 노예로 팔았다. 1822년 브라질이 독립한 뒤에도 브라질 농장주들은 1888년 노예제도가 공식 폐지될 때까지 국가의 적극적인 협력 아래 흑인노예를 자유롭게 매매했다.

현재 브라질 인구 1억8000만 명 가운데 절반가량이 아프리카 노예의 후손으로 추정된다. 룰라 대통령은 “브라질이 오늘과 같은 발전을 이루고 있는 것도 어두운 역사에 빚을 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을 이었다.

질베르토 질 브라질 문화부 장관은 대통령의 사과 직후 노예매매의 애환을 담은 자작곡을 부르기도 했다.

압둘라예 와데 세네갈 대통령은 질 장관이 노래를 마치자 그를 한참 동안 포옹했으며 룰라 대통령에게도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헌진 기자 mungchi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