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역 반미시위…자파리총리 조각 착수

  • 입력 2005년 4월 10일 18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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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가 함락된 지 2주년이 되는 9일 이라크 전역에서는 수만 명의 시민들이 반미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 규모는 시아파와 수니파 모두 합쳐 4만∼5만 명.

이날 시위는 이라크 총선(1월 30일)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성공적 민주 총선’과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이라크 국민들의 반미 감정이 수그러들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시아파 강경 지도자 무크타다 알 사드르를 추종하는 수만 명은 이날 바그다드 피르두스 광장에서 자체 집회를 갖고 “미군은 이라크를 떠나라”고 외쳤다. 2년 전 크레인으로 사담 후세인의 동상을 끌어내리던 바로 그 광장이다. 그렇다고 후세인에 대한 향수가 되살아난 것은 아니다.

시위대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그리고 후세인의 인형에 붉은 죄수복을 입히고 목에 올가미를 씌운 채 불태우기도 했다.

사드르를 추종하는 반미 시위대 행렬은 남부 시아파 도시인 바스라, 아마라, 나시리야로 이어졌다.

이날 시아파 시위는 미군과 유혈충돌을 벌이다 지난해 8월 휴전에 합의한 뒤 침묵을 지켜 온 사드르가 주도했다.

이에 따라 사드르가 아브라힘 알 자파리 내각 구성을 앞두고 지분 확보를 위해 활동을 재개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수니파들도 라마디에서 5000명이 모이는 등 안바르 주(州)를 중심으로 반미 시위를 벌였다. 수니파 최고기구인 이슬람학자회의 하스 알 다리 사무총장은 이날 알 자지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군 철수 일정의 공개를 요구했다.

한편 이틀 전 공식 취임한 자파리 신임 총리는 이날 “내각 구성 작업에 들어갔으며 8월 15일까지 헌법 초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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