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뉴욕시, 매장설립 옥신각신

  • 입력 2005년 4월 7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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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는 미국을 위한 선물이다.”(리 스콧 월마트 사장)

“저임금의 월마트가 갈 곳은 중국뿐이다.”(한 뉴욕 주민)

세계 최대 다국적 할인매장 유통업체인 월마트가 뉴욕 공략에 애를 먹고 있다. 아직 뉴욕 시에 발을 들여놓지 못한 월마트는 최근 퀸스 지역에 대형 매장을 설립하려 했으나 주민과 시의회의 강력한 반발로 사업추진을 일단 보류했다. 사태 진전을 보아가며 뉴욕 시내의 다른 지역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뉴욕 시의 반대 이유는 월마트가 노조 설립 불가, 근로자 착취, 환경 파괴 등 윤리적으로 문제가 많은 기업이라는 것. 뉴욕 시 이외에 미국의 다른 주요 도시들도 월마트 진출을 막기 위한 각종 조치를 마련 중이어서 월마트의 성장엔진에 적신호가 켜졌다고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최근호(6일자)에서 보도했다.

▽거세지는 ‘안티-월마트’ 바람=주로 교외지역을 영업거점으로 삼아 온 월마트는 최근 대도시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교외지역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

이달 초 뉴욕 시는 7900m²(약 2394평) 이상의 부지를 확보한 대형 유통업체의 종업원 복지 현황,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조사해 일정 기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설립 허가를 보류하는 법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월마트는 “이 법안은 우리를 겨냥한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지만 51명의 시의원 중 39명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어 법안 통과가 확실시된다.

▽기업의 윤리와 이윤추구 논리의 충돌=월마트와 관련해 가장 논란이 큰 부분은 저임금 정책. 월마트는 종업원들에게 시간당 9.68달러의 임금을 지불하고 있는데 이는 뉴욕 노조가입 근로자의 시간당 평균임금 수준 12∼18달러에 훨씬 못 미친다. 이와 함께 월마트 근로자의 절반 정도만 의료보험 혜택을 받고 있다.

월마트는 지난달 미국 100개 신문에 “월마트는 모두를 위해 일한다”는 전면 광고를 게재한 데 이어 이달 5일 스콧 사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높은 노조가입률과 임금 수준을 유지하는 미국 자동차업체들의 낮은 경쟁력을 보라”면서 “월마트가 미국경제 전체를 책임질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월마트 뉴욕 진출 논란은 기업의 이윤추구 논리와 엔론 사태 이후 높아진 기업의 윤리성에 대한 사회적 기대치가 극명하게 충돌하는 사례”라며 “다른 대도시들도 월마트 대 뉴욕 시의 갈등이 어떻게 해결될지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마트의 이모저모
본사 위치미국 아칸소
주요 경영진회장: 로브 월턴, 사장: 리 스콧
매출2852억2200만 달러
순익102억6700만 달러
종업원 수170만 명
전 세계 매장 수5200개(75%는 미국)
최근 논란이되고 있는이슈-종업원 복지: 노조 설립 불가, 낮은 임금, 의료보험 혜택 부실
-법정 제소: 성차별, 불법이민자 고용
-기타: 지역상권 위축, 환경 파괴 하청업체와 계약
매출, 순익 규모는 세계 각지 사업장을 포함한 2005년 말 예상치.(자료:이코노미스트)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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