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리자 이사했다…넓고 쾌적한 단독 전시실 마련

  • 입력 2005년 4월 7일 1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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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브르 박물관이 소장한 걸작 ‘모나리자’(사진)가 넓고 안락한 공간으로 거처를 옮겼다.

루브르 박물관은 16세기 이탈리아 회화를 전시하는 드농관의 한 전시실에 ‘모나리자’만을 위해 새롭게 단장한 벽으로 작품을 옮겨 6일 일반에 공개했다. 새 전시실은 자연광이 창문을 통해 들어오고 인공조명까지 곁들여져 작품의 세세한 부분까지 감상할 수 있다고 박물관 측은 설명했다.

‘모나리자’는 베이지색 대리석 벽에 방탄유리로 둘러싸인 채 고정됐다. 유리상자 안에는 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장치가 설치됐다. 관람객들이 작품 앞으로 바싹 다가서지 못하도록 나무 난간도 설치됐다.

관람객들로서도 좀 더 넓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모나리자’의 미소를 구경할 수 있게 됐다. 기존의 전시실은 연간 600만 명에 이르는 관람객을 수용하기엔 공간이 협소해 작품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관람객들이 종종 몸싸움을 벌이곤 했다.

박물관 관계자들은 이번 주 초 ‘모나리자’를 옮길 때 각별한 주의를 기울였다. 직원들은 작품을 벽에서 떼어내 부드러운 천으로 감쌀 때까지 작품에 영향을 줄까봐 제대로 숨도 내쉬지 못했으며, 수레에 싣고 긴 회랑을 돌고 돌아 새 자리에 작품을 건 뒤에야 비로소 긴장을 풀었다고 한다.

이날 새 거처로 이사한 ‘모나리자’가 공개되자 전시실에는 수많은 사진기자들이 모여들어 인기 스타의 공연장을 방불케 했다. 박물관의 한 관계자는 “좋은 각도를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모습이 마치 살아 있는 여인을 촬영하는 파파라치들 같았다”고 말했다.

새 전시 공간을 마련하는 데 든 비용은 600만 달러(약 60억 원)로 일본의 방송국 NTV가 전액을 기부했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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